연필과 지우개
(문구류를 오랫동안 좋아한 티가 나네요.)
筆 붓 필
FILL [동사] (가득) 채우다 [메우다], 채워지다 [메워지다]
'Fill'이라는 뜻이 꼭 연필로 공책을 채우는 것 같아서,
제가 지어놓고 만족하는 이름이에요. 제 인생을 깊이 채워줬던 건 늘 필기구였거든요.
제게 아주 소중한 도구입니다. 그만큼 애착이 큰 캐릭터가 되었어요.
이름은 많이 설명했으니, 이제 성격을 빼놓을 수 없겠죠?
[필의 성격과 특징]
활발하고 의욕적이에요.
꼼꼼하고 세심하나 어딘가 살짝 덜렁거려요.
기록을 아주 좋아해서 다양한 방식의 기록을 합니다.
SNS를 좋아하고 사진 찍기도 좋아하죠.
발바닥에 흑연이 있어서 발모양이 찍혀요.
그래서 빨간 장화를 신고 다닙니다.
文 글월 문
MOON [명사] 천문 지구의 위성. 햇빛을 반사하여 밤에 밝은 빛을 낸다.
'문' 은 지우개 소재 중 '고무'와 동물 '곰'의 글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필처럼 간단하게 한 글자로 어떻게 부를까 고민하다가 '곰'을 거꾸로 해서 '문'으로 정했습니다.
'롬곡'이 '눈물'을 뒤집은 글자인 것처럼요. 저는 이런 재치 있는 글자들이 좋더군요.
달처럼 둥근 문이라, MOON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문의 성격과 특징도 설명드릴게요.
[문의 성격과 특징]
느긋하고 상냥하고 굉장히 포용적이에요.
상냥하고 포용적이지만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고 선을 잘 지킵니다.
지우개라 금방 꼬질 해져서 정기적으로 때를 지우고, 향기로운 향수와 꽃을 좋아합니다.
지우개가루 아트를 하는 예술 가고, 옷도 자주 갈아입는 패셔니스타예요.
두 캐릭터는 연필과 지우개만큼이나 성격도 특징도 다른 면이 있는 만큼,
둘의 관계를 재밌게 그려가고 싶어요.
여러분은 활발한 기록러 필이 좋으세요? 아니면 느긋한 예술가 문이 좋으세요?
제 주변은 문을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필아 내가 힘낼게!)
여러분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필은 첫 이미지가 확고해서, 거의 변한 게 없어요.
손의 흑연만 제외했어요. 귀와 꼬리, 발바닥 부분을 연필처럼 검은색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컬러감은 연필 하면 흔하게 떠오르는 옐로우 육각 연필에서 참고했고요.
이름은 연필이라는 단어를 살리고 싶었고, 기록의 의미도 담고 싶었죠.
문은 디자인이 꽤나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는 새 지우개라는 설정이라서 키가 더 크고 네모난 모양이었죠.
그러다 오래 묵혀둔 지우개인데, '많이 쓴 지우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그렇게 지금의 모서리가 다듬어져서 동그랗고 살짝 베이지톤의 문이 탄생했습니다.
'펜'까지 추가해서 세 마리로 진행을 하려다 필과 문 두 마리로 줄였습니다.
나중에는 한 번 쓰면 지워지지 않는 '펜'의 성격을 담은 캐릭터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아마 초반에는 강직한 강아지정도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재등장할 수 있을지, 고민을 더 해봐야겠네요.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