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아이니, 짜이찌엔

by 누군가의 첫사랑

12.

진우와는 조금씩 멀어졌다. 몇 개월동안 만나지 못했다.


진우에게도 연락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았다.

연락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이제 추운 겨울이다.

난 졸업을 하고 취업준비로 나날을 보냈고,


그 무렵, 동생은 군대에 갔다.


그리고 ..

엄마와 아빠는 헤어지기로 하셨다.


맨 처음 얘기를 꺼내셨을 때에는 이제 다 커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친척들이 우리를 걱정했다.


"괜찮아요. 엄마 아빠도 엄마아빠의 삶이 있는 거죠. 저희 엄마 아빠가 아니라 한 남자, 여자로서 살아가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잘 컸다고 장하다고 위로했다.

지금 생각하니 24살 때가 가장 어른스러웠을 지도.

아니면 어른스러운 척을 하고 싶었거나.


그렇게 자녀들의 동의를 얻어 내 졸업식과 함께, 부모님도 부모의 역할에서 졸업을 하셨다.


아빠가 짐을 싸기 시작하셨다. 엄마는 어디 가고 없었다. 동생도 훈련소에 있다.


어른인척 했는데, 모두가 원망스러워졌다.


왜 눈물이 나는 거지. 이 모든 이별을 왜 내가 혼자 감당해야 하지.

가족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가.


이렇게 종이 한 장으로 헤어지자고 하면, 이제 끝인 사이가 되는 건가.


이십 년 넘게 함께였던 가족이, 한 집에서 살 비비며 살다가, 종이 한 장으로 헤어지고 있다.


아빠의 짐은 소박했다.


그 소박한 짐에 아빠가 쓰시던 숟가락을 넣어드렸다.





마음이 아파서 발이 부르트도록 힐을 신고 계속 걸었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덜 아픈 것 같았다.


발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걷기도 힘들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이제 모두와의 이별을 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조금 단단해진 것 같다.


드디어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다시 받아줄 마음도, 흔들릴 마음도 남아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