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인가 우리 학교에서 흥미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바로 옆 반인 6학년 학생들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드라마는 여자의 시간이라는 드라마로
특수학교 교사가 주인공인 이야기였다.
이 드라마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필요했는데
제작진은 우리 반과 6학년 반 사이에서 고민 끝에
6학년 반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6학년 반에 소통이 가능한 친구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들었을 때 못내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같은 학교에서 매일 마주치는 친구들이 TV 속에 나온다니...!
매주 드라마를 챙겨 보았는데 얼마 후,
우리에게 신입생 역할로 출연할 수 있겠냐는 제안이 와서
촬영 당일, 똑같은 초록색 빨간색의 체크무늬 원피스에
양 갈래머리를 묶고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도착했다.
촬영 현장은 활기 넘치는 분위기로 제작진과 김미숙 배우님께서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우리는 곧 신입생으로 몇 마디 대사를 외웠다.
선생님께 각자 소개를 하고 세 문제 정도 질의응답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으며 촬영을 마친 후 감독님께서
"쌍둥이 열심히 하는데 더 찍으면 어머님께서 싫어하시겠지? 라고
말씀하시길래 우리는 "더 찍어도 괜찮아요” 마음속으로 답을 했다.
비록 작은 역할이었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