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학생, 그때의 우리

by 진은정

입학식 며칠전에 교복을 입어 보니

“이제 정말 중학생이구나..” 실감이 났고

교복을 입으니 제법 중학생 태가 난다며 엄마가 흐뭇해하셨다.

중학교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두근두근 설레기도 하고,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지

어떤 친구들과 함께할지 기대감이 커져갔다.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드디어 중학교 입학!

복도에서 반을 찾고 있는데 누군가 뛰어오며

“야, 정우동!”이라 부르며 우리 앞을 두 친구가 지나갔다.

반을 찾고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데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오며

연세가 지긋한 여자 담임 선생님께서 안내 사항을 전달해 주신 후

“우리 반에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는데 도와줄 사람?” 물으시며

“다른 사람 위해서 봉사하면 다 나중에 복받아 복”

이렇게 말씀하셨다.


잠시 조용해진 교실 뒤쪽에서 두 명의 친구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께서 친구들의 이름을 적고

그 날 하굣길에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갸름한 얼굴에 쌍꺼풀진 눈의 우진이와 큰 키에 날씬한 은진이.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고맙다고 말하며 어떻게 도와줄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진이는 초등학교 때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도왔던

일화를 말해 주었고 우진이와 은진이는 초등학교 친구였다.

교실을 찾을 때 우리 앞을 웃으며 뛰어갔던 친구들이

우진이와 은진이었고 은진이도 짧은 머리의 우리를 보며

‘어? 똑같이 생겼네? 근데 여자야, 남자야?’생각 했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폭소를 터뜨렸다.


새 학교, 새 친구, 새로운 교과목 모든 게 낯선 중학교 생활이지만

서로를 알아가며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 나는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은진이 우진이에게 아침에 편지를 건네주면

빠르면 2교시 3교시에 답장을 전해주고

점차 시간이 흐르자 편지와 봉투까지 그리고 만들어 주고받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몇몇 친구들은 친하게 지내고 싶다며

먼저 편지를 써서 건네는 친구들도 생겼다.

어느 날은 10분의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우리 셋은

경사로를 재빨리 내려가 뒷문으로 나가면

바로 보이는 작고 허름한 가게 하나.

그곳에서 우동과 떡볶이를 먹고 교실로 부랴부랴 뛰었는데

국어 수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배가 든든한 상태로 국어 수업을 듣고 무심코 거울을 보니

입술 옆에 빨간 떡볶이 국물이 얼룩져 있었다.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무렵부터

감기에 자주 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소처럼 가끔 찾아오는 감기인 줄 알았지만

점점 횟수가 늘어나고 쉽게 낫지도 않았다.

휠체어를 사용하니 이동의 편의를 위해 항상 교실 앞자리

첫 번째가 내 자리였는데 교실문이 자주 열리고 닫히다 보니

찬 바람이 들어와 추위가 느껴졌다.

우리 학교가 언덕 위에 있어 겨울에는 더 춥고

여름에는 무더위를 피해 갈 수 없었다.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14화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