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은 내게 도전의 의미를 알려준 시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대회를 마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께서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초등학생 글짓기 대회 포스터를 보여 주셨다.
선생님은 평소처럼 글을 쓰면 된다며 참가를 권하셨다.
이렇게 큰 대회에 나가는 것도 처음이고
잘 쓰는 학생들만 올 것 같아 걱정되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어 참가하기로 했다.
대회 당일은 학교 대신 대회 장소인 대학교로 향했다.
엄마와 함께 출석 확인을 하고 대학교를 둘러보며
그저 지나가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많은 참가자들이 모인 도서관을 보았는데
생각 보다 훨씬 많은 참가자가 모였으며 장애인은 나밖에 없었다.
여자 선생님께서 주제와 원고지를 나눠 주셨고
주제는 ‘나라사랑’과 ’통일’이 주제였다.
잠시 생각한 나는 주제를 통일로 정하고
제출해야 할 분량을 채우지 못할까 봐
빨간 네모 칸 원고지에 내 생각을 연필로 꾹꾹 눌러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속담을 활용해 글을 쓴 것, 중간중간에 연필 잡은 손을 털어가며
세 시간을 쓰고 제출을 했다.
며칠이 지난 후, 담임 선생님께서 교실로 들어오시며
흰 종이를 들고 환하게 웃으셨다.
“은정이, 축하해! 좀 전에 연락 왔는데 은상이야, 해냈네 해냈어!”
말씀에 기쁨이 가득했다.
내 생각을 담은 글을 정성 들여 써서 상을 받을 때면 기뻤지만
이번에 받는 상은 다른 어떤 상보다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시상식에서도 박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당시에는 격려의 의미로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들의 박수에는 축하와 격려뿐 아니라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