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km, 춘천 라이딩!

#9.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일상의 발견"! - 아홉 번째 에피소드

by 김기병

토요일, 새벽 5시... 어제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잠이 덜 깬 몸을 겨우 일으켜서, 자전거 장비를 주섬주섬 챙겨본다.


오늘은 우리 자전거 동호회에서, 춘천 라이딩을 하기로 한 날이다!


꼼꼼한 회장님의 공지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음... 뭐~ 빠진 게 없나?

춘천 관련 내용을 보니, 출발 전부터 마음이 설렌다^^

10월 말... 새벽의 홍제천은 아직 어둑어둑하고, 공기는 유난히 차다.


나름대로 일찍 도착했다고 사진도 찍어보며,

여유롭게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린다.

이런... 여기가 아니란다TT

왜 안 오냐는 일행의 말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그러게... 난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허겁지겁 용문방향으로 다시 내려가서, 일행들을 만난다. 다행히 전철 시간에 늦진 않았다.

전철에서 자전거를 둘 수 있는 시간은 주말과 공휴일이며, 위치는 앞과 뒤~ 가장 끝쪽 두 칸이다.

전철에 자전거를 실어, 경의선 열차를 경춘선 열차로 환승해서~ 춘천으로 달려간다!




오전 9시. 춘천역 도착!

가을 아침이라 춘천의 날씨는 아직 쌀쌀하다.

간단한 자전거 점검을 마치고, 갈길이 멀기에 서둘러 출발해 본다.

이번 춘천 라이딩 코스는, 마침 북한강종주 자전거길과 겹친다.

라이딩 중간중간 인증센터에서 스탬프 찍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우리가 지나는 자전거길이 참 예쁘다.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보니, 가을의 한가운데...

우리가 달리고 있음이~ 실감이 난다.

오전 10시 30분!

새벽부터 이른 출발로, 허기가 진다.

그래도 춘천에 왔으니, 춘천 닭갈비 맛은 한번 봐야지?^^

강촌의 한 닭갈비 집 주인 아주머니는 인심도 후하고,

맛도~ 당연히 훌륭하다!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다시 라이딩 시작이다.

춘천에서 시작한 라이딩이 어느새 가평을 지난다.


라이딩 길이 낯이 익다 했더니, 예전 가평 자라섬 하프 마라톤 때 뛰어본 길이다.

역시 두 다리로 달리는 것보다, 두 바퀴로 달리니 조금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가평을 지나, 청평으로 가는 길의 가을 경치가 아름답다.


일단 주변 경치에...

넓은 강이 잔잔히 흘러주면~ 기본적으로 한 수 접고 들어가 주는데,

강 뒤로 산이 있고~ 맑은 하늘과 흰구름이 있으면 더욱 좋다.

거기에 단풍과 가을 억새의 풍경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錦上添花)다.

잔잔히 흐르는 북한강물과 시원한 바람이, 라이딩의 피로를 쉬~ 잊게 만든다.

깊어가는 가을을 제대로 만끽하니, 역시 춘천 라이딩을 하길 잘했다!

거리가 70km를 넘어가며~ 같은 자세가 오래 지속되니,

목도 뻐근하고... 다리도 아프고, 손목도 저리고...

특히 엉덩이는~ 그만 좀 앉아 있으라고 난리를 친다.

마침~ 물의 정원이라는 곳에서 코스모스 축제 관계로, 자전거는 잠시 내려서 끌고 가란다.

ㅋㅋ~ 드디어 엉덩이 소원을 들어주게 생겼다^^


예쁘게 핀 코스모스를 감상하며~ 조금 걸으니, 경직된 몸이 서서히 풀린다.

이곳이 북한강자전거길임을 알리는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우리와 함께한 자전거들도,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해서~

사진 속,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

가을의 강원도 날씨는, 정말 청명(淸明)하다.

뒤로 보이는 북한강과 그 너머 산이 보이는 풍경이 고즈넉하다. 뭉게뭉게 흰 구름은 정말 푹신해 보인다.

경치도 멋지고, 바람도 상쾌하니~ 라이딩하기엔 최적의 날씨다!

거리가 늘어감에 따라, 중간중간 쉼터에서 휴식시간도 가져보며...

서서히 오늘의 목표 거리를 채워나간다.

북한강자전거길 인증센터가 보여 인증을 하려는데 무언가 느낌이 이상하다.


"어? 왜... 한 곳이 빠져있지?"

"우리... 혹시 오다가 놓친 곳이 있냐??"

"......"

아무도 말이... 없다TT

이런... 오다가 정말로 한 곳을 빼먹었나 보다...

헐~ 스탬프 빠진 곳을 채우려면, 다시 한번 이곳에 와야한다...TT

빠뜨린 스탬프의 충격과, 라이딩 거리가 100km를 넘어가니...

몸도 많이 지치고~ 멘탈도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한다.




더 이상 못 가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무렵...

팔당에서 유명한 초계국숫집이 보인다.


ㅋㅋ 이곳은 팔당을 지나는 라이더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지친 몸도 쉬게 할 겸, 에너지 보충도 할 겸~

시원한 초계 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상큼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역시나 기가 막힌다.

처음 팔당라이딩할 때 감동을 느낀~ 바로 그 맛이다^^

에너지를 보충하고, 남은 거리를 가늠하니 50여 km정도를 더 가야 한다.

많이 온 거 같은데도, 아직도 많이 남았다^^;


가을은 해가 빨리 지니, 발걸음을 재촉한다.

배도 든든하고,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출발이다!

자전거 주로(走路) 왼편에 보이는 한강은 언제 봐도 아름다운데,

노을이 지는 풍경까지 더해지니~ 그 모습은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일몰을 지켜보려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여유로워 보인다.

중랑천 자전거 쉼터를 지나면, 이제 남은 거리는 20km 정도이다.

신기한 건,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몸에 다시 힘이 생기는 느낌이 든다.

다행이다... 어쨌든 집에는 갈 수 있다^^;




긴~ 라이딩의 끝자락인 한강 합수부에서, 일행들은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오늘 춘천 라이딩 너무 즐거웠어요^^!"


헤어질 때쯤엔 어느덧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했지만,

무언가 큰 일을 이루어낸 듯~ 일행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음... 홍제폭포가 보이는 걸 보니, 나도 집에 거의 다 왔나 보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는데, 시계를 보니 저녁 6시 30분이다.


아... 난 오늘도 집에 들어가면 또 한소리 듣겠구나...

어두운 새벽에 나와서, 다시 어두운 저녁에 들어가니~ 한소리를 들어도 나는 할말이 없다TT

무조건 집에 가면 잘해야겠다^^;


그리고, 춘천부터 긴~ 거리를 함께한, 나의 로드바이크여... 고생 참 많았다^^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깨끗이 닦아주고...

체인에는 기름을 잔뜩 먹여주마!




오늘 이 녀석이 춘천부터 달린 거리는 총 138.65km이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참... 많이도 달렸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나는~ 지난번 "팔당+남산 업힐" 100km 이후, 최대 거리를 경신(更新)했다!


지나온 지도와 총 라이딩 거리를 다시 보니,

참으로 뿌듯하다!


자전거와 함께한 춘천라이딩 138km!

동료들과 더불어, 긴 거리를 달리며 볼 수 있었던...

가을의 예쁜 경치들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유난히 짧아지는 가을의 한 부분을,

동료들과 자전거와 함께 할 수 있었으니...


나는 오늘도 일상에서,

무언가 소중한 것을 하나~ 발견한 기분이다.

참으로 소소한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부록] 완주기록증 138.62Km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행복을 찾아, 일상으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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