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일상의 발견"! - 일곱 번째 에피소드
# 프롤로그(Prologue)
나의 예전 기억엔… 우리 부모님은 “물건에 대한 견해(見解)”가 사뭇 다르셨던 거 같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값싼 물건을 자주자주 바꿔서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셨고, 어머니는… 비싼 물건이 튼튼하니, 가장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셨다.
자식은 부모를 닮아간다고 했던가?
나는 처음에는 아버지 의견에 동조하다가, 지금은 어머니 생각에 공감하는 편이다.
자고로 물건이란, 가장 좋은 녀석을 들여와서, 가능한 오래 사용해서 손때를 묻힌 녀석들이 좋다!
오랜 기간 사용한 물건은 말 그대로 "애장품(愛藏品)"이 되고, 그 애장품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당시의 추억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유난히도 잘 잃어버리지 않고~ 애착이 가는 물건에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가호(加護)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비용은 그렇게 아끼지 않는 편이다. 좋은 물건을 사서, 더 오래 사용하면~ 평범했던 물건은 애장품이 되고, 그 애장품들이 가만히 나에게 말하는 수줍은 속삭임이 들릴 때가 있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가끔 애장품들이 말을 걸어온다.
잊어버리지 않았냐고... 긴~ 시간의 흐름 속에... 아직 우리를 기억하고 있냐고...
여전히 아름다운 추억의 한켠에, 우리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남아있냐고...?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물론이지! 내가 어찌 소중한 추억이 깃든 너희들을 잊어버릴 수 있겠어?"
그렇게, 어느샌가 나의 소중한~ 애장품이 되어버린, 녀석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아스라이 피어오른다.
1. 군입대(1999년)의 기억!
친한 친구 녀석의 권유로 편하다는 의무병 입대를 위해 서로 노력한 결과, 우리의 군대 보직은 "땡보직"이라는 의무병이 되었다. 일반병이 뺑이칠 때~ 의무병은 시원한 엠블런스 안에서 편할 거라는 친구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는 국국대전병원으로 자대 배치를 받는다.
의무병이 대부분인 부대에서... 의무병은 그냥 보병이다. 보병!!! 그나마 다행인 건... 나는 신체검사를 수행하는 "신검과"에, 그러나 친구는 국군대전병원에서도 가장 빡세다는 ICU(Intensive Care Unit)... 소위 말하는 "중환자실"로 배치가 되었다.
그리고 길게만 느껴졌던~ 26개월의 군생활 동안, 친구의 고생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럴 거였으면, 그냥 보병 갈걸... TT
그러나 힘든 와중에도 친구 녀석은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는 약품인 포르말린을 이용해서, 작은 꽃잎이 든 예쁜 병을 선물해 준다. 이 꽃잎이 시들지 않는 한 우리의 우정도 변하지 않을 거라며... 힘든 시기에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하~ 다시 생각해 봐도, 새삼 감동이 밀려온다. 정말로~ 좋은 친구다. 너는!!!
"2000. 형주"... 당시 작은 유리병 뚜껑에는 그 친구의 이름과, 선물해 준 연도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정말 다행이다. 2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꽃잎은 시들지 않았고, 처음 모습~ 그대로다! 형주야~ 이 꽃잎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우정 역시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야!
포르말린 속~ 하얀 꽃잎을 품은 작은 유리병은, 귀를 자세히 기울여야 들릴듯한 소리로 수줍게 나에게 속삭인다.
"힘든 군 생활... 친구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네. 앞으로도~ 그때를 떠올리며, 너희들의 우정이 오래되길 바랄게...!"
2. 2000년대의 기억!!
다음은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밀레니엄(Millennium)이 시작되는 2000년대의 기억이다. 이 시대에 나는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신분이 변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해외여행에 눈을 떠서 새로운 나라를 찾아가는 재미에 아주... 푹~ 빠져 지내게 된다.
첫 해외여행은 친구들과 태국 푸켓(Phuket)으로 떠난 휴양 여행이었다.
당시 20대인 우리들 답게, 젊음의 절정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 그리도 많은 소주잔을 비웠나 보다. 그래서 이때의 애장품은 놀랍게도~ 소주잔이다. 물론 주석으로 만들었지만... 난 이 잔에 소주 외에~ 다른 액체는 따라본 적이 없다. 첫 해외여행에서, 딱 하나 사온 기념품은 다름 아닌... 주석잔(소주잔)...이었다^^;
주석잔은 가끔 투덜 되며 속삭인다...
"이제 술은 좀 줄이는 게 어때?~ 그동안 충분히 먹지 않았어?? 헐~ 약관(弱冠)의 나이는 어느새 불혹(不惑)이 지나, 지천명(知天命)으로 가고 있잖아..."
그러게... 이 세상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법칙이 있는데, 그게 바로 "주량(酒量) 총량의 법칙"이다. 주석잔의 속삭임이 평소와는 다르게, 사뭇 가볍지 않게 들린다...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만나~ 국토종단 800km를 함께하고... 이후로도 주야장천(晝夜長川) 붙어 다닌 그 시절의 친구 녀석은,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어느새 친척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주석잔이 비워낸 수많은 소주의 양만큼~ 내 사촌 동생과, 그녀의 남편이 된 친구... 아~ 이젠 친척이지?~ 두 사람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 하기를 기원한다!
두 번째 해외는~ 친구와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와트(Angkor Wat)로 유적 여행을 다녀왔다.
태국 여행 당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의 훼손이 심해져, 점점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에 혹 한다. 난 참 귀도 얇다...
12세기 초에 뛰어난 건축술과 정교한 부조로 대략 28년간 축조되었다는 문화유산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마치 다음에 가면 영영~ 못 볼 것처럼 유난히도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지금도 불가사의라 불리는 신비로운 건축물을, 눈에 마음껏 담을 수 있는 호사(豪奢)를 누렸으니... 하지만 내 친구는 꼭 그렇게만은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많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더 고마운 마음은 아직도 여전하다.
캄보디아의 애장품의 목소리엔 사뭇 걱정이 어려있다. 유난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목소리는 작게 속삭인다.
"그때, 휴양을 좋아하는 친구를 억지로(?) 설득했잖아... 그 더운 나라, 엄청나게 걸었던 거... 고생시켰던 거 기억나지?~ 그때, 친구랑 했던 약속,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잊어버리면 안 돼...!"
그랬다. 편한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를 반강제로(?) 끌고 다니면서, "다음 우리의 여행은 무조건 휴양여행이고, 친구가 정한 나라에 나는 무조건 따라간다"는 약속을 했었다. 친구야~ 그 약속은 아직 유효하다. 이번엔 내 차례다. 어디든 쫓아갈 테니, 장소만 정해서 불러다오!
그즈음... 직장 동료들과 일본에 있는 북알프스의 3,000m급 산악 트래킹을 다녀온 때도 이 시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일본 북알프스의 3,000m급 봉우리인 야리가다케(3,180m)와 오꾸호다까다케(3,190m) 정상을 넘으면서, 마지막 날에 나고야 성을 찾았다. 황금색 나고야 성이 빛나는 애장품은 "이제 3,000m를 넘었으니, 다음엔 4,000m, 5,000m로... 더 높은 곳을 향해 계속 도전해 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그리고 새삼 기억이 난다. 그땐 내가 북알프스 팀의 막내였지...
북알프스 팀 구성 초기에~
처음 나에게 모두가 한 말은, 막내니까 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 우리들만 잘 따라와"였는데...
북알프스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니~
나는 막내로서 "의료 담당, 회계 담당, 보고서 작성" 등 어느새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막내로서 일은 더 많아졌지만, 덕분에 그만큼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돌아올 수 있었다.
이때 쌓인 소중한 경험은~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3. 2010년대의 기억!!!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이제 나는 2010년대의 문을 열어본다.
이 시기에 나는 평생의 "짝"을 찾아 결혼을 하고, 드디어 부모가 되었다. 천사 같은 두 딸의 아빠로의 새 인생이 시작된다. 그동안 친구들 중심에서, 새로운 가족들 중심으로~ 생활이 빠르게 재편되었다.
작은 천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은 너무나 즐겁지만, 바쁜 육아는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아마 전 세계의 아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체력의 한계"라는 걸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짜잔~ 아직 천사들이 태어나기 전인 2010년... 내 평생에 처음이자, 결코 다음이 있을 수 없는 역작이 만들어진다!
이름하여 "십자수(十字繡)"와 "천조각 메탈 퍼즐"!!!
십자수에 곱게~ 바느질되어 있는 2010/10/30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 정말 어느 TV 드라마의 대사처럼... 한 땀 한 땀... 수작업(手作業)으로... 장인정신(?)을... 흉내... 내보며...!
오로지 바늘과 실로만 십자수를 시작해서, 저 작품을 만드는데만 꼬박 3개월이 넘게 걸렸다. 천조각 메탈퍼즐 역시 그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일생에 이토록 오랜 시간... 결코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았던... 그 십자수를 배워서~
손가락 마디마디가 모두 그만두라고 아우성을 쳤건만... 결코 굴하지 않고~
인고의 시간 끝에... 결국 완성품을 보게 만든 건~ 오로지 "사랑의 힘"이었으리라!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결혼"이라는 열매는 달콤했다. 그 사랑의 힘은 결국 천조각이나 되는 메탈 퍼즐을,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까지 만들어 내는 기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하는 말은 종종 가슴에 박힌다.
"너 앞으로도 처음 이 마음 변치 말고,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 우리들이 변함없이 지켜보고 있다!"
보이는가?...
저 해맑게 웃고 있는 신랑 신부의 표정과, 천진난만한 닭들의 표정이...
찾을 수 있겠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인 "생명의 나무" 좌측에서, 포옹하는 남녀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2010년대에 해외여행의 주인공은 주로 "가족(家族)"이었다.
가족은 언제나 소중하다. 항상 곁에 있는... 공기나 물처럼~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그 누군가의 말처럼...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있을 때 잘하자!"
시간은 유한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영원히 내 곁을 지켜주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말로 "있을 때 잘하자!" 명언(名言) 임에 틀림없다.
먼저 결혼 전 아버지와 함께 찾은 곳은 "베트남 하롱베이(Ha Long Bay)"였다. 당시 어머니는 바쁜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한 게, 마음 한켠에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당시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온 자식을 찾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유독 아버지를 모시고 온 효자 아들이라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잔뜩 받았던 기억이 난다.
베트남의 애장품은 "앞으로도 부모님께 잘해드려"라고 따뜻하게 격려를 해준다. 뿌듯하다!
다음은 짝과 함께한 "미국 하와이(Hawaii)"와 "말레이시아 세부(Cebu)"다. 하와이는 신혼여행지였고, 세부는 결혼 후 짝의 첫 번째 생일기념 여행이었다. 하여간 당시에는 깨가 쏟아지는 시기라, 무슨 말이든 끌여다 붙여~ 어디든 놀러 갈 생각만 가득했던 거 같다.
이때, 속삭임의 메시지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뭐~ 길게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그 메시지는 누가 뭐래도... 한 단어다. "사랑(Love)"이다!!!
그리고 2015년의 크리스마스...! 해마다 돌아오는 성탄절을 우리나라가 아닌 홍콩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냈다.
드디어 베트남에서의 아쉬움을 여기서 풀었다. 당시에 함께하지 못했던 어머니와 하나뿐인 남동생이 함께한 뜻깊은 여행이었다.
홍콩의 애장품은, 베트남의 애장품 때처럼 더욱 다정하게 격려를 해준다.
"잘했어... 앞으로도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 더~ 많이 챙겨드려...!"
함께한 인원이 많아진 만큼 뿌듯함도 덩달아 커진다. 누구에게든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참 기분이 좋은 일이다. 앞으로 칭찬받을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사진 속 가족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인다. 다른 사람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해진다!
2017년... 이 해는 나의 첫 번째 천사인, 우리 딸~ 연서가 6살이 되는 해였다. 가족 여행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동생이 생기는 바람에, 여섯 살 난 딸아이는 그렇게... 엄마 없이~ 아빠와 단둘이 해외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엄마 없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울지도 않고, 씩씩하게 따라와 준 연서가 정말 대견하다. 다음엔 엄마와 앞으로 태어날 동생도 함께 해외여행을 하자는 약속은, 아직 지키지 못했다. 아빠가 미안해... 조금 늦어졌지만, 우리 다 함께 해외로 꼭, 여행~가자^^
그리고 이건 공공연히 "안 비밀"인데...
2025년 현재, 8살이 된~ 나의 두 번째 천사인 윤서는... 아직도 엄마 없이는 혼자 잠을 못 잔다. 고로 엄마 없인 국내 여행도 불가능하다~ 언니처럼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을 거 같다~ 윤서야, 미안해...^^;;;
육아로 바쁜 이 시기에, 회사에서는 벤치마킹할 새로운 것들을 배워 오라며... 국외로 출장을 자꾸 내보냈다. 그래서 2010년대에는 유독 국외출장이 그렇게도 많았다. 2011년에 독일, 핀란드를... 2016년에 동유럽 5개국(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을... 2019년엔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왔다.
공무로 떠난 부득이한 출장이었지만 이 시기에 우리 "짝"에게는 정말 무지하게 질책(?)을 당했다. 당시 짝의 말에 의하면 두 아이를 키운 건 8할이 엄마였다고 한다... "여보... 미안해~ 내가 그때 못한 거만큼 앞으로 더 잘할게... 내가 8할이 되도록 노력할게... TT"
그래서 이때 애장품이 나에게 해준 속삭임은 공공연히 비밀에 부친다. 하여간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온 공무국외 출장이었다!
4. 2020년대의 기억!!!
10년 전쯤 생일에 당시 가격으로 10만 원이 훌쩍 넘는 슬리퍼를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당시 짝은 무슨 슬리퍼를 그 돈을 주고 사냐고 어이가 없어했지만, 생일인데 그 정도도 못해주냐고 우기며 티격태격했던 상황이 떠오른다.
2025년 현재, 사무실에서 나의 회사 생활의 큰 축을 담당하던, 그때 그 슬리퍼에 이상이 생겼다! 강산이 변하는 세월의 힘을 못 이기고, 밑창 부분이 삭았나 보다 TT
오래된 기간만큼이나 정이든 녀석을 살려보고자 온 동네 신발 수선집을 돌아다닌 결과, 드디어 어렵게 부활(復活)!
밑창 교체에 지금 웬만한 새 슬리퍼 가격인 38,000원이 들긴 했지만,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녀석과 함께 할 수 있다^^ 당시 이 녀석을 살 때 짝에게 장담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 할 때까지, 평생을 신을 거야”라는 그 약속을, 다행히... 지킬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실버바!
2024년... 배당주로 모아가고 있던 고려아연이 갑작스레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40만원대에 샀던 주식이 200만원을 넘어가는 시기가 있었다.
배당주는 왠만하면 오래 가지고 있고 팔지 않는 스타일인데, 느낌이 강하게 온다.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면 다시 원래 가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그래서 팔았다. 갑작스레 황제주가 되어버린 고려아연을!
그리고 예기치 않게 들어온 현금을 실버바 구매에 지출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당시의 판단은 너무나 옳은 것이었다! 올해 어지러운 국제 정세 탓인지 은값은 온스당 50달러를 넘어가며 유사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아무튼 좋은 물건을 모으고~ 오랫동안 내 손때를 묻히고 싶다는 취향(趣向)이 어느 순간 “문구류”에 꽂혔다!
집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류를 고급화해서, 이 녀석들 또한...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애장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일명 “시그니처 애장 문구류” 수집 프로젝트!
먼저 언젠가 인사동에서 구입한 전통 필통을 다시 꺼내서, 하나~ 둘씩 모은 애장품(문구류)의 수가 꽤나 늘었다.
이 녀석들은 현재 회사~ 사무실에서, 나의 주요 업무 추진에 막중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그런데 녀석들은 나이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좀처럼 말을 걸어오지는 않는다. 애장품에도 연륜(年輪)이라는 게 있나 보다. 아마도 최소 5년은 지나야 말문이 제대로 트이려나...^^;
다음은 집에서 사용하는 문구류 들이다. 이 중에는 내가 입사한 2005년도에 선물로 받은 녀석도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올해 구입한 녀석이니 두 녀석의 나이 차이는 무려 20년이다.
20년 된 애장품이 다소 상기(想起)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동안 조금 심심했는데, 친구를 많이 만들어 줘서 고마워. 앞으로 우리들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남겨줘^^"
▶ 에필로그(Epilogue)
오래간만에 애장품(愛藏品)들의 작은 속삭임들을 들어보니, 그동안 참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가장 오래된 애장품은 무려 25년이나 되어서, 이 녀석은 이제는 거의~ 골동품(骨董品)의 경지에 다다를 지경이다.
1999년 군대 시절에 친구 녀석이 만들어 준, "포르말린 속 유리병의 하얀 꽃잎"은 아직까지 그 형태나 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수 있는~ 그 시간의 흐름이 무색(無色)하게도, 예전 모습 그대로다!
이 세상엔 그 하얀 꽃잎처럼 변하지 않아야 할,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
나는 애장품들이 들려준 작은 속삭임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가족, 친구, 사랑, 우정, 건강, 취미... 그리고 작은 천사들...!"
앞으로도 기존의 애장품들이 지금처럼, 그네들의 작은 목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줬으면 좋겠다.
그네들의 작은 속삭임은... 나의 삶이 자칫 무료하다고 느껴질 때나~ 권태가 찾아와 지쳤을 때, 다시 힘을 내서 마음을 다잡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오래도록 잘 잃어버리지도 않고... 유독 애착이 가는 물건에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가호(加護)"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삶은, 물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힘든 일이 더 많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 어떤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왠지 나의 애장품과~ 그 애장품에 깃든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과 함께라면, 나는 무슨 일이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행복을 찾아, 일상으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