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기억 [The memory of space]

#8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일상의 발견"! - 여덟 번째 에피소드

by 김기병

공간(空間)...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하거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 영역, 혹은 틀...!


요즘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일상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내가 많은 시간을 지내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인... "공간"에 대한 생각 해보게 되었다.


그동안 가족, 여행, 취미, 건강 등 일상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많이 발견했다고 자부(空間) 해 왔는데, 정작 무언가 중요한 부분을 빠뜨린 기분이다.


지금까지 생활의 중심이 되었고, 앞으로의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공간에 대한 기억이... 요즘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 나의 첫 번째, 공간의 기억 [The memory of space 1]... 부모님의 아파트!


가장 먼저 기억나는 나의 첫 번째 공간은 "A아파트"이다. 녀석의 올해 나이는 33살이다.


"A아파트"는 우리 부모님이 오랜 기간의 고생 끝에, 처음으로 마련하신 '가족의 공간'이다.


부모님 세대가 대부분 그랬듯이, 우리 부모님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셨고, 많은 노력 끝에 이 소중한 공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부모님의 말씀을 잠깐 빌리자면~ 우리 집은 이 공간을 얻으면서부터, 이 공간을 담보로...

또 다른 공간을 얻게 되고, 이 녀석은 우리 집을 일으키는 대들보 역할을, 아주 톡톡히 했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는~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공간인 만큼, 이곳에서의 기억은 특별하다.


이 공간에서 나는 중, 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교를 졸업했다.


이곳 근처에 위치한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결혼을 했을 때는 잠시나마 나의 신혼집이 되어 주었으며, 우리의 첫 번째 천사를~ 세상에서 처음 맞이한 장소이기도 하다.


내가 지낸 시간만 무려 24년에 이르니, 내 인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셈이다.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그것도~ 서울 한 복판의 A아파트 구입은... 난이도 극악의 주택 장만 프로젝트임에 틀림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의 "내 집 마련 꿈"을 처음으로 이루어준 "A아파트"...


신축 당시 새 아파트 일 때는~ 부모님의 흔적이 처음으로 남았고,

이후엔 나와 새로운 가족이~ 새로운 흔적을 조금 더 보태고,

지금은 잠시동안~ 주인을 바꾸어 지내오고 있지만...


언제나 다시 우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A아파트에 대한 공간의 기억은 "부모님의 노력"과, "나의 청춘"이다!


A아파트는 부모님이 힘들게 장만한, 우리 가족의 첫 번째 보금자리였고...

나와 동생이 예전과는 다르게 더 이상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는, 듬직한 버팀목이었으며...

부모님에 이어~ 내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된, 소중한 장소가 되어 주었다.




▶ 나의 두 번째, 공간의 기억 [The memory of space 2]... 우리의 아파트!


다음으로 기억나는 나의 두 번째 공간은 "B아파트"이다. 녀석의 올해 나이는 10살이다.


"B아파트"는 부모님의 내 집 마련의 꿈에 이어, 나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이루어진 소중한 공간이다.


우리가 마련한 첫 번째 아파트에... 굳이~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고자, 입주일을 딸아이의 생일에 맞추었다.


그래서 새 아파트의 입주일은 2016년 3월 7일! 이 날짜는 아마 앞으로도 영영~ 잊어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나의 첫 번째 아파트인 이곳에서의 기억은 조금 더 특별하다.


주택이나 내 집 마련에 무관심한 아들을 위해, 어느 날 우리 어머니는 나를 신축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데리고 간다.


얼마나 말을 잘 듣지 않았으면 직접 보여줄 생각을 하셨을까?


그리고 당시 어머니의 혜안(慧眼)엔 지금도 감사하다.


이날 귀찮아하는 내 몸을 억지로라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도 나는... 아마도... 높은 확률로! 무주택자(無住宅者)였을 가능성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본 생에 첫 모델하우스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헉~ 새 아파트가 이렇게나 멋진 곳이었다니...


예쁘게 꾸며진 모델하우스를 직접 보고, 난 바로 마음을 굳힌다. 여기서 살고 싶다... 앞으로 여기가 나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 이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난 직장에 가까운 이곳이 원래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주변의 모든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가격 역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다른 아파트를 추천한다.


그곳은 더블 역세권이며... 조만간 초등학교가 들어오고, 공공건물이 주변에 많아, 앞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의견이었다.


하... 난 귀가 무지하게 얇다... 동공의 흔들리는 정도가, 심장 떨림이 점점 심해지는 게 느껴진다.


결국 마음을 바꿔~ 다들 좋다는 곳을 계약하려고 하는데,

계약 당일... 갑자기 그곳의 주인은 천만 원을 올려달란다.


아마 실수요자는 한 가구인데~ 내가 전화하고, 동생이 전화하고, 어머니가 전화로 문의를 하니~ 불현듯 욕심이 동했나 보다.


우~씨... 기분 나쁘다... 여기 안~하련다!!!


마침 그때 B아파트에서 연락이 온다.


나는 사실 이 아파트가 좋은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더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니, 그 사람들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500만 원만 깎아주면 바로 계약하겠다고, 살짝(?) 억지를 부려 본 지... 3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그날... 불가능해 보였던 500만 원을 깎아준다는 제안에, 나는 약속대로~ 두말없이 바로 계약을 했다. 드디어 내 집이 생긴다!

그날... 잠깐 들리는 후문은~

"세상에... 프리미엄을 줘도 모자랄 판에~ 조합원 아파트의 가격을 깎은 사람이 있었대... 그것도 오백만 원이나..."였다^^;;


사실 매도자는 소위 말하는 3개의 딱지를 가지고 있었고, 한 번에 들어가는 분담금이 부담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판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B아파트가 나의 두 번째 소중한 공간이 된 것은 소위 말하는 "인연"이 아닐까?

여기서는 두 번째 천사가 태어난다. 이곳에서는 소중한 천사들이, 지금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B아파트에 대한 공간의 기억은 "내 집 마련"과 "천사들의 성장"이다!

이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이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한 미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아빠로서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 공간은 앞으로 우리 천사들이 독립하는 그날까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곳은 앞으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우리 가족의 든든한 보루(堡壘)가 되어 줄 것이다!




▶ 나의 세 번째, 공간의 기억 [The memory of space 3]... 나의 아지트!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나의 세 번째 공간은 "C아지트"이다. 녀석의 정확한 나이는... 음... 잘 모르겠고, 나를 만나게 된 지는 8년째이다.


새로 들어간 위의 두 아파트와는 달리, 이 아지트는 누군가의 공간을 나의 공간으로 바꾼 장소이다.


참고로 이 녀석은 아파트가 아니고, "아지트"이다^^;

"C아지트"는 내가, 주거 이외에 처음으로... 마련한 소중한 공간이다.


평소 집 근처에 작은 상가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꽤나 오랫동안 해왔지만, 상가 매물은 유독 잘 나오지 않았다.


임대료가 따박따박 나오는 상가이니, 쉬 팔려고 하는 사람이 없나 보다는 생각이 들 즈음...


집에서 걸어서 15분도 걸리지 않은 곳에, 아파트 상가 매물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평수는 5평 정도로 작았지만, 아파트에 딸린 상가라 내가 정년퇴직할 즈음에는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상가 재건축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딱이다!"


기존 상가 주인은 급전이 필요해서, 당시 정한 수준의 매도가를 제시했고...

나는 지난번 아파트 구입에서처럼 나만의 "500만 원 법칙(?)"을 또 한 번 써먹어 본다.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이 제시가에서 딱 500만 원이 부족한데, 500만 원만 깎아준다면 바로 계약을 하겠다고...


그로부터 며칠 뒤~ 손해 보고 판다는 그분의 근심 어린 목소리...

진실 여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드디어 나는 그토록 원하던 상가의 열쇠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귀하디 귀한 상가 매물이 이토록 어렵게 나에게 왔으니, C아지트 역시 나에겐 인연이 아닐지...


드디어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 수 있다!


일단 공간을 확보했으니, 아늑한 장소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계획을 실행해 본다.

벽지, 블라인드, 출입문 시트지, 레일등, 거울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오로지 내 손때를 묻힌다!


이때 동생과 나의 첫 번째 천사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두 번째 천사는 감독을 잘해 주었다^^;;;

아파트는 거주가 주기능이지만, 상가는 활용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부동산으로서의 투자 가치를 넘어, 미래에 우리 가족이 하고 싶은 일에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글 쓰는 게 좋으면~ 조용한 집필실로 써도 되고,

행정사 자격증을 활용하여~ 개인 사무실로도 쓸 수 있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쓰려고 하면~ 방문요양센터의 시설장이 되어 볼 수도 있겠고,

후에 우리 아이가 원하면 이 공간을 넓혀~ 재가노인복지센터로 확장할 수도 있으며,

바리스타 자격증을 사용하고 싶으면,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으로~

내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잠시 마음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사랑방으로도 가능하다.


즉, 미래의 어느 날... 내가 하고 싶은 그 무엇이 생기더라도,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나의 반쪽이여! 이제 그만 이 아지트를 팔아치우라는 말은... "제발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 TT


C아지트에 대한 공간의 기억은 현재는 "나만의 장소"이고, 앞으로는 "무한한 가능성"이다.


C아지트는...

현재, 내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며,

앞으로~ 미래의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2025년 현재 나의 아지트는 이렇게 변했다.

연 앞으로 이곳에선, 어떤 신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음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이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는 오롯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이 장소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먼 훗날 나의 짝이,

지금도 습관처럼 되뇌고 있는...

"얼른 팔아치우라"는 그 말을 취소할 수 있게, 앞으로 더욱 분발해 보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소중한 공간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A아파트와 B아파트, C아지트가 그러하다.


공간의 기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곳은... 분명 더 멋진 곳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행복이 가득한 그곳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보다 풍요로워질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내가 바라는 "공간의 기억"로 오랫동안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이 "공간의 기억"을 떠올리니, 나는 오늘도 참 행복하다!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행복을 찾아, 일상으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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