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 - 2000년의 추억, 나의 대학 시절을 함께한 체스
이천 년!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밀레니엄(Millennium) 시대가 도래한다.
새로운 천년을 여는 시기의 한가운데 내가 있다.
그냥 생뚱맞게 '의미'를 한번 부여해 본다^^;
대학 시절...
나는 산악부 동아리에 들어가~
주말이면 이 산, 저 산으로
암벽 및 빙벽등반을 한다며 돌아다니기 바빴다.
평일에는 학업은 등한시하며,
친구들과 '재미난 거'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래, 공부는 고등학교 때 질리도록 했으니...
이젠 무언가 '즐거운 걸' 찾으러 다니자!
그러던 어느 날,
체스(CHESS)라는 걸 발견한다.
서양장기라고 하는 체스는...
인도에서 기원한 고대 게임으로,
약 1,500년 전 차투랑가(chaturanga)가 원형이란다.
8×8 칸 체스판에서 백이 먼저 시작하며,
킹 1, 퀸 1, 룩 2, 비숍 2, 나이트 2, 폰 8개로 총 16개 기물을 쓴다.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하면 승리한다!
당시 체스는 너무 재미있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질러버린다.
학생이라 물론~ 돈은 별로 없었지만...
당시 원목으로 만들어진,
고가의 '우든 체스'를 말이다!
이천이십오 년!
우연히 책상을 정리하는데,
낯익은 체스판이 보인다.
앗!
이 녀석은 대학시절 내가 즐겨했던 체스다.
이십 년이 훌쩍 지나,
박스는 여기저기 테이프로 기워져 있지만...
원목으로 만들어진 체스판과 내용물은 예전 그대로다!
아련히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른다.
이런... 적이 쳐들어왔다.
'와~~'
그때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나는 병사들을 정렬시켜, 서둘러 진용을 갖춘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크게 숨을 한번 들이쉬고, 전장을 호령한다!
우선 '폰'이 천천히 전진하며,
적군의 동태를 살핀다.
'나이트'를 종횡무진 움직여,
적을 견제하고, 상대방의 실력을 파악한다.
우리 군 전략의 핵심은 '퀸'이다.
'비숍'과 '룩'으로 '퀸'을 보좌하며,
조금씩 전장을 유리하게 넓혀간다.
"체크메이트!"
상대방의 '킹'이 드디어 쓰러진다.
이번 전쟁 역시...
우리 군은 변함없이 '승리' 하였다!
'우든 체스'는 긴 세월의 흐름이 무색하게,
여전히 그대로이다.
헐~ 나만 나이를 먹었나?TT
살짝 서글퍼지려는 찰나,
작은 속삭임이 들린다.
"오호~ 제법인데?"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아직 전략, 전술이 녹슬지 않았어.
뭐 하나도 안 늙었어! 좋네, 좋아!!
가끔은 예전처럼 한 번씩, 신나게 전장을 누벼보자고!
나는 언제나 준비가 되었다는 거 알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하나도 안 늙었단다!"
빈 말이라도 고마워,
쌓인 먼지를 천천히 닦아주며...
'우든 체스'에게 소소한 약속을 한다.
좋아!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겠어!!!
그동안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단다.^^
큰 아이는 열두 살, 작은 아이는 여덟 살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전장을 누비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테니^^!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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