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해 설악의 겨울, 능선종주 이야기!
▶ 그해, 설악의 겨울 이야기 (Main Story 2) 능선종주
- 설악산 동계 (`03년 2월 5일 ∼ 2월 15일, 10박 11일) 중,
○ 2월 5일 (남교리 - 십이선녀탕 초입)
아침부터 오늘 출발하는 동계 설악산 장기산행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차시간에 맞추랴... 부랴부랴~ 이번이 3번째 동계...ㅋㅋ 잘하고 오리라^^ 덕규랑 경묵형, 경화랑 꼬맹이 둘을 데리고 출발!!! 설악산으로~ 앞으로의 고생(?)이 눈에 보이지만, 일단 짐을 싣고 차창밖으로의 풍경들이 지나가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지금도 설레고 즐겁다.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도 먹고 십이선녀탕에 도착하니, 입산통제라고? 덕규랑 돌아가는 길 찾느라 봉우리 하나를 올랐다. 푹푹 빠지는 눈. 매표소 살짝 돌아 십이선녀탕으로...
○ 2월 6일 (십이선녀탕 ~ 대승령 ~ 귀때기청 가는 길)
아침에 추위로 눈을 뜨고, 설악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 경묵형이 뒤에서 막내를 챙겨주시고, 살포시 눈을 밟으며, 상쾌하게 출발! 다행히 대승령 까지는 길이 나있어 그나마 수월한 능선이 진행되는데...
항상 그렇지만 귀때기청 가는 길은 유난히도 찬 바람이 많이 분다. 살을 에는 듯한... 벌써 몇 년이 지났건만 그 바람의 위용은 한풀도 꺾이지 않고 여전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당당히 맞서면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눈 덮인 산들... 눈은 어느새 무릎 이상이다. 서서히 막내들이 힘들어하고... 대승령 좀 지나 점심을 먹는데 추워서 죽는 줄 알았다...^^;
배는 고프지만 가만히 있음 춥기에 서둘러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여기서부터는 길이 안 나있다. 덕규랑 교대로 쌓인 눈들을 헤치기 위해 러셀을 하고... 해가 빨리 떨어진다. 텐트 사이트를 찾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거의 대부분 바람을 맞는 곳이라... 평평한 곳도 없고) 설동을 팠다. 코펠로... 바람이 덜한 반대편 능선 아래를 다지고, 눈 퍼내고... 겨우 텐트 2동을 칠 정도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피곤한 몸을 쉬어본다. 쌩~ 바람 속에서 설동 속 텐트 안은 오히려 아늑함이 느껴지는 겨울 설악에서의 2번째 밤이다.
○ 2월 7일 (귀청 가는 길 ~ 대승령 ~ 백담사)
날이 밝고 여전한 바람을 헤치며 다시 귀청으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을 찾는 일도, 그 길로 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바위를 넘어야 하는 곳은 모두 눈으로 덮여있고 미끄러워, 꼬맹이들이 무거운 어택과 추위로 많이 힘이 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 올려주며 손도 잡아주며... 하나씩 어려운 길을 뚫는데, 이런... 릿지로 바위벽을 넘어야 하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고 올라서면 클라이밍 다운을 해야 하는 곳인데... 음... 살 떨린다. 자일을 써서 우리 인원이 모두 내려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렇게 넘어야 하는 봉우리가 너무도 많다.
상황을 덕규랑 형에게 이야기하고, 상의를 한 끝에 백담사로 탈출하기로 한다. 다시 왔던 길로~ 우리가 찍은 길로 다시 우리가 되돌아가는 아이러니가^^; 백담사 갈림길에서 잠깐 쉬고, 거기서부터 쭉~ 글리세딩이다. 제대로 걸어서 내려가면 허리까지 빠지는 길로... 오히려 더 힘이 든다. 덕규가 앞에서... 길을 만들면 나는 그 길을 다지고...ㅋㅋ 방향을 바꿔야 하는 곳은 엉금엉금 기어서^^: 너무 신나게 글리세딩을 하다 보니... 이런 계곡으로 떨어지고~ 큰일이다.
조금만 쉬면 추워지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으로 올라가는 길은 너무도 힘들다. 덕규가 자일을 봉우리 2/3 지점 나무에 걸고 자일을 잡고 가는 것도 힘들다. 조난의 위기? 뒤에서 막내들을 데리고 가니, 경묵형이 계신다. 덕규는 길 찾으러 먼저 갔다고... 간단히 행동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덕규를 쫓아서... 한참을 따라가도 안 보인다. 곳곳에 덕규의 발자국만~ 거리가 벌어지는 것도 모른 체 1시간 이상 내려가니~ 표식기다... 어쩜 그리 반가울 수가... 표식기를 따라 좀 더 내려가니 덕규다... 어쩜 어쩜 그리 더 반가울 수가^^ 길로 접어서니 이제야 좀 긴장이 풀린다.
내내 굳어있던 얼굴에도 살며시 미소가... 일행들 기다려서 길 따라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에 잘 다져진 텐트 사이트가 있다. 내일이면 지겹게(?) 눈을 밟아야 하는 능선도 끝이 나겠지? 유난히 술맛이 나는 하루다^^
○ 2월 8일 (백담사 ~ 용대리 ~ C지구 야영장)
백개의 담이 있다는 백담사를 지나 용대리로 내려오니 날씨가 많이 풀린 모양이다.
눈이 내려 땅에 닿는 즉시 녹아버릴 정도로... 경묵형은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를 드디어 마실 수 있다며 좋아하고, ㅋㅋ 나는 오랫동안 참았던 제대로 된(?), 아니 적어도 차가운 바람과 눈은 막아주는 화장실을 만나서 마냥 좋아하고... 헤헤 그동안 "카타르시스"를 위해... 참 단순해진(?) 우리들 모습, 사소한 것에 기쁨을 맛보는 것을 보니, 능선이 끝나긴 끝났나 보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 좀 걱정이 되지만, 하여간 아무도 다친 사람 없이 모두 건강하게 능선을 끝내 참 다행이다. 힘들었던 만큼 기억이 나겠지. 야영장으로~ 설악산에서 야영장만큼 반가운 곳이 또 있을까... 푸하하하 살았다^^;
○ 2월 9일 (예비일)
얼음 들어갈 식량 구입과 함께... 오늘은 아마 최고의 예비일이 아니었을까?
어제 들어오신 준기형, 경이형, 진우형, 정혁이형과 함께... 차 2대에 사우나에, 진우형의 큰 차가 떠나 경묵이 형의 승용차에 비록 8명이 탔지만, 등대도 보고, 바다도... 유명한 오징어순대에 해장국에!! 현준이의 말로 무지 싸게 산 많은 식량들... 고등어에 영덕게에...
산에서 먹는 바다 음식들이 일품이리라... 내일 토막골 형제폭 등반을 위해 B.C를 비선대 산장으로 옮기기로 하고... 비선대로!!! 많은 음식을 산건 좋지만 모두 메고 가려니 배낭이 많이 무거워졌다. 거기다 특명!!! 경묵형이 준 3개의 번개탄~ 깨뜨리면 죽음이란다... 고이고이~ 숯불에서 구워 먹을 고기들을 위하여^^:
▶ 그해, 설악의 겨울 이야기 (Main Story 2) 능선종주
- 설악산 동계 (`02년 1월 28일 ∼ 2월 7일, 10박 11일) 중,
○ 1월 28일 (용대리 - 백담사 - 수렴동 계곡) 15Km
수민형, 진우형, 경화와 6시부터 시작한 술이 2차로 이어지면서 한잠도 못 자고 부실에서 바로 출발! 그래도 출발할 때, 형들과 경화의 마중까지 받았으니, 잠 못 잔 것보다 더 나은(?) 출발일 수도...-.-
속초로 가는 첫차를 탔는데 어느새 눈을 뜨니 용대리란다. 정말 엎어가도 누가 모를 정도로 모두 단잠(?)을 자고 드디어 설악산 동계 시작! 1학년에 이어 2번째 동계지만 역시 설악에 오니 친근한 느낌이 든다. 걸으면서... 졸면서... 이야기하면서... 길이 아주 잘 나있어 속도가 난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계곡을 건너 우리들의 사이트가 있다. 눈과 함께... 눈을 밟아 다지고 텐트를 치고... 배부르게 먹으니 진짜 졸음이 밀려온다. 오늘은 푹 자야지 Zzz
○ 1월 29일 (수렴동 계곡 - 봉정암 - 소청 - 중청산장) 10.5Km
아침에 추위로 눈을 뜨니 이런... 늦잠을... 후딱 떡국으로 배를 채우고 텐트를 걷는데, 뽈대가 다 얼어붙어서 빼내는데 한참 걸린다 TT 어쨌든 출발!
계곡이 얼고 그 위에 눈이 덮인 경치, 눈 덮인 산... 용아장성의 위용 등 모든 게 너무나 멋있다. 진짜 설악산에 왔구나... 봉정암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절답게 아래로 보이는 산들의 경치가 장관이다.
소청까지 가니 동해를 비롯해 울산암, 공룡능선, 범봉이 모두 보인다. 바람이 많이 강해져 몸으로 추위가 느껴지지만 가슴이 확 트인다. 얼어붙은 귤을 먹으며, 바람을 피해 화장실에 짱 박혀 담배를 피우는데(글을 퇴고하고 있는 지금은 끊었다. 다시 돌이켜 봐도 담배는 피우지 않는 게 좋겠다. 금연합시다^^!)
1학년때 생각이 난다. 그땐 귀때기청에서 중청을 거쳐 소청으로 왔는데 이제는 막내를 데리고 중청으로 간다. 무거운 짐에도 잘 따라오는 일철이도 믿음직하고, 현준, 덕규 동기들과 함께여서 힘든 줄도 모르겠다. 중청까지 오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마땅한 사이트가 없어 산장에 갔는데 1인당 5000원. 정말 비싸다. 아무리 사정해도 절대로 안된다는 아저씨! 그래... 오늘 젖은 거 모두 말리고 내일 산뜻하게 대청으로 가면 되지 뭐. 역시 밥 잔뜩 먹고 Good Night! 산장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가 쌩∼쌩∼ "우리 텐트 쳤으면 고생 좀 했겠다. *^^*" "그렇지?"
○ 1월 30일 (중청산장 - 대청봉 - 죽음의 계곡 - 희운각 - 양폭 - C지구 야영장) 9Km
덕규→현준에게... "몇 시야?" 현준 잠결에 정신없는 내 시계를 보며 6시. "기상!" 일철이 아침 준비 끝내고 밥을 먹으려는데 느낌이 좀 이상하다. "왜 우리들 밖에 없지?" 다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30분이다. "헉!" "그럼 우리 몇 시에 일어난 거지?" 안 들어가는 밥을 먹으며 다시 침낭 안으로...
해가 뜬 후 대청으로! 바람에 몸이 날려 갈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 내린 눈과 그 눈을 다 씻어내기라도 할 듯한 바람. 그래서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나 보다. 출입금지 등산로라서 그런지 눈에 발자국 하나 없다. 발이 푹푹... 체력 좋은 덕규가 길을 내지만 허리 바로 아래까지 쌓인 눈에 몸이 젖는다.
미끄러지고, 글리세딩 비슷하게, 온몸으로 몸을 눈에 맡긴다. 얼마 전에 눈사태로 1명이 죽었다는데 의외로 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덕규랑 현준이가 워낙 길을 잘 내줘서 그런가? ^^; 어쨌든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넘어 희운각으로 내려오니 아저씨가 난리다.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그럴게요..."
희운각에서 양폭으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옛날 1학년때 글리세딩하던 때와 그대로다. 그땐 스패츠도 찢어먹고 난리가 났는데, 이번엔 보다 즐겁게? 슝-- 죽음의 계곡에서 설상 훈련과 글리세딩의 짜릿함, 주위 설악의 풍경들... 모두가 너무나 좋다. 이번 동계의 절반정도인 능선도 C지구 야영장 도착으로 끝이다. 이젠 정회원이 거의 다 되었다고 좋아하는 일철이를 보니 참 마음이 뿌듯하다. 그래... 얼음(빙벽)도 잘 끝내고 우리 모두 좋은 추억 만들자고! 그리고 우리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국토종단이 아직 안 끝났잖아?^^;;;
○ 1월 31일 (예비일 - 금강굴)
하루 일찍 끝난 능선으로 운행에 참 여유가 있다. 느지막이 일어나 오늘은 금강굴로... 장군봉 중간(?)쯤 있는 굴속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옛날부터 참 궁금해서 이번엔 그 굼금증을 한번 풀어볼 수 있겠지...
소공원까지 허가서를 받으며 걸어가는데 발에 안 맞는 비브람으로 복숭아뼈가 많이 아프다. 속도가 많이 떨어져 가볍게 산책이나 하려고 애들을 보내려는데 덕규가 자기 릿지화를 신으란다. 고마운 친구! 릿지화를 신으니 아픈 부위가 닫지 않아 우리 모두 금강굴로... 바위를 넘고 눈에 미끌리며 금강굴로 들어선 우리...
"헉!" "굴이라고 보기엔 이거 너무 작지 않아? 아니 이거 진짜 굴 맞아? -.-;" 어쨌든 굴 아래로 보이는 경치만 일품이다. 금강굴로 올라가 사는 계단옆에 바위에 붙어 좀 떨어보기도 하고, 올라갈 때 아래 가게 아저씨가 공짜로 준 릿지화 아이젠으로 빙판길도 콱콱 찍어보고... 그래고 옛날부터 가져오던 굼금증을 풀었잖아? 그럼 되지 뭐... 헤헤헤...*^^*
○ 2월 1일 (예비일 - 속초시)
얼음(빙벽) 들어갈 식량 구입과 함께, 속초 시내 나오면 빠질 수 없는 속초해수욕장... 그 겨울 바다의 설렘! 해변가에 않아 너무나 푸른빛의 바다를 보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야영장에서 준비를 끝낼 때쯤 경묵이 형과 호성이 형이 왔다. 무려 소주 1박스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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