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그해 설악의 마지막...!!
▶ 에필로그(Epilogue)
그해 여름... 유난히도 비가 많았고, 그해 겨울... 유별나게 많은 눈을 볼 수 있었던 설악에서 14일간의 여름과 11일간의 겨울 이야기를 이제 마치려 한다. 아직도 처음 대학 산악부에 들어갔을 때의 그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행 동아리로 잘못 알고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 나는 매주 산에 다니고 있었다. 암벽등반을 한다는 것도 신기해 보였는데, 얼어있는 폭포를 올라가야 한단다. 음... 가히 충격적이었다. 거기를 왜 올라가지? 보는 것만 해도 아찔해 보이는 위험한 곳을?
그렇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암벽과 빙벽을 어느 순간 내가 오르고 있었고, 지금 그 경험을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있다. 어느덧 꿈많던 대학 생활이 끝나고, 나는 산과 조금씩 멀어지며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가족이 생겼고, 보듬어야 할 예쁜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지금 누가 그해 여름과 겨울의 설악산 암벽과 빙벽을 다시 오를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쉽게 대답을 하지 못 할거 같다. 세월이 꽤나 흘렀고 무언가 핑곗거리를 찾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해 설악의 여름과 겨울 이야기를 지금 다시 쓰다 보니, 잠시 사그라져 있었던 내 가슴속에 작은 불길이 일어나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나, 다시 오를 수 있을 거 같아. 지금도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설악의 바위와 얼음을!”
아직까지 마음이 완전히 식지 않았기에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 새롭게 도전할 곳을 찾고 있다. 그래서 들려주고 싶다. 지금보다 시간이 더 흐른 먼 훗날에는 “그해 설악”의 이야기보다 더 감동적인 “지금 여행”의 이야기들을......!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