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 2006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Main Story 1)
○ 백두대간 1 [버리미기재 - 장성봉 - 귀추봉 - 구왕봉 - 지름티재]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태백산을 거쳐 남으로 지리산에 이르는 국토의 큰 줄기를 이루는 산맥인 백두대간! 예전부터 꿈꿨던 백두대간을 드디어 시작한다. 예전 대학 산악부에서 형들의 백두대간을 지원하고, 작년 지리산에서 마음의 불을 지폈던 백두대간! 오늘은 그 대간의 대야산 구간 12Km 산행이 목표다.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인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백두대간의 첫발이 새삼 설렘으로 다간 온다.
새벽 5시! 미리 준비된 차로 이번 구간을 향해 출발! 이미 절반이상의 구간을 마치고 다시 이어가는 사람들과 별개로 막 백두대간의 첫발을 디디는 나... 인생에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던 백두대간이라 보통 산행이상으로 기대도, 설렘과 함께 끝까지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등...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조금 복잡하다.
07시 30분. 버리미기재를 시작으로 이번 구간의 산행이 시작된다. 출입금지 구간인 관계로 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초입부터 서둘렀다. 행여 걸리게 되면 우리 산행에 지장이 생기는 관계로...^^; 초입부터 이어지는 경사에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중간중간 불어주는 아침 공기가 참 상쾌하다. 1시간여... 어느새 일 년의 생을 마치고 땅바닥에 수북이 깔린 낙엽들과... 오늘도 변함없이 곧고 푸름을 내뿜는 소나무들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무렵...
08시 25분. 장성봉 도착! 표고 915m의 장성봉은 이번 구간에서의 가장 높은 봉우리다. 긴 성이라는 뜻으로 멀리서 보면 암봉처럼 보인다는 장성봉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음 봉우리로...
2006년 백두대간의 첫 산행이고, 또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다들 발걸음이 빠르다. 간만의 백두대간의 산행에서 감회를... 또 처음 백두대간의 산행에의 기대에... 빠른 발걸음에도 우리도 모르는 힘이 충전되는 느낌이다. 백두대간의 정기~ 내 오늘 말로만 듣던 그 정기를 담뿍 받아가리라...^^ 여러 봉우리를 지나 귀추봉으로 올라가는 그 경사는 장난이 아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경사에 많이들 지친다.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다고 생각할 때쯤 봉우리 정상이다^^;
11시 30분. 귀추봉 정상 도착! 체력도 보충할 겸 준비해 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각자 꺼내는 도시락이 한상에서 합쳐지는 진수성찬이다. ㅋㅋ 산속에서는 밥한 톨도 맛있는지라, 모여진 주먹밥, 각종 반찬들, 김밥 등은 아마 진수성찬에 버금가지 않았을까? 간단하게 소주 한잔 하며... 구왕봉으로!
오후 비소식에 신경이 많이 쓰여, 조금 서둘러 출발...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 힘은 부족함이 없는데... 너무 많이 먹어 쉬~ 숨이 찬다. 대간의 일부라 그런지 주위가 모두 산이어서 아늑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탁 트인 산의 경치... 땀으로 젖은 몸을 한껏 시원하게 해주는 산의 공기는 언제나 피로를 잊게 만들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암릉... 소나무 사이의 오솔길... 발에 밟히는 낙엽과 멀리서 보이는 봉우리들. 백두대간을 이루는 일부에 내가 있다는 게, 아니 우리가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다.
12시 50분. 구왕봉 도착. 구왕봉임을 알리는 표지가 쓰러져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오늘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라 애착이 간다. 끊임없는 오르막, 내리막 속에 많은 봉우리를 지나 오늘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 앞에 바라보이는(다음에 오를) 희양산의 모습은 장관이다^^ 그 오르는 길에 땀을 좀 흘릴 거라는 말마따나 흰색의 바위가 아주 멋지다.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도착했고, 첫 목표를 이루었다는 뿌듯함에 피곤이 다 가신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백두대간과 친해져야지.
13시 20분. 경사가 급한 지름티재로 하산하여 성왕당에 도착! 30분 정도가 지나 은티마을에서 하산주^^ 자리 잡고 앉으니 그제야 비가 내린다. 봄비... 오늘 우리가 흘린 땀만큼 하늘이 되돌려주나 보다~ 오늘 참 고생했다고^^;;;
대간 종주라 평소보다 조금 많이 걷고, 조금 더 힘들지만... 그렇게 때문에 오히려 보람되고, 나중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의 추억으로 믿어 의심치 않을 백두대간... 첫출발이 참 깔끔하다. 내 비록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백두대간의 끝에... 꼭 그 자리에 서있을 우리들의 모습을 기약하며...!!!
○ 백두대간 2 [지름티재 - 희양산 999m - 배너미평전 - 이만봉 990m - 백화산 1,063m - 황학산 862m – 이화령]
갈길이 멀다. 새벽같이 짐 꾸려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졸음이 채 떠나지 않지만, 오늘도 백두대간의 일부를 함께한다는 생각에 모두들의 얼굴 표정에는 생기가 넘친다.
04시 30분에 출발한 차량에 04시 50분에 합류해 희양산으로! 은티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먹은 걸쭉한 다슬기 해장국으로 긴 산행에 대비한다.
07시 10분. 은티마을에서 산행시작! 지난번 하산한 길이 어서 오라며 반가운 손짓을 한다.
07시 40분. 지름티재에서 본격적인 백두대간 구간으로 접어든다. 희양산까지 가파른 경사에 아직 채 몸이 풀리지 않아 쉬~ 숨이 찬다. 지난번 구왕봉에서 바라본 암벽으로 둘러싸인 희양산은 그 절경에 못지않게 올라가는 길이 험하다.
08시 40분. 999m의 희양산에 오르니 지난번에 우리가 통과한 구왕봉이 보인다. 오늘 산행할 능선을 눈으로 익히며 빙~ 둘러 이화령까지 가는 길은 참 멀게만 느껴진다.
09시 30분. 암릉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난다. 백두대간 난코스 중 하나라는 이 구간은 거의 수직의 절벽으로 바위틈과 나무들.. 그리고 로프에 의지해 올라가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자칫 실수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까마득한 아래 광경에 다리가 다 후들거린다. 협동심을 발휘해 먼저 올라간 사람이 배낭을 받아주고, 한걸음, 한걸음... 막상 어려운 구간을 통과하니 그 길이 그렇게 재밌을 수 없다. ㅋㅋ 앞으로 많은 길을 지나겠지만 이 길만큼 기억에 남는 길이 또 있을까?
10시 15분. 이만봉(990m) 도착. 환상적인 경관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오늘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대간 줄기가 눈앞에 펼쳐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주능선을 따라 암릉을 지나며 좌우로 보이는 경치에 또한 마음이 한없이 넓어짐을 느낀다.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푸른 녹색의 산과 청명한 하늘이 있으니 그 누구의 마음이 넓어지지 않겠는가?^^ 탁 트인 시야와 우리가 돌아온 길, 또한 앞으로 가야 할 이 길이 백두대간의 일부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12시 30분. 이번 구간에서 가장 높은 백화산(1063m) 도착. 여기까지 오르면 나머지는 거의 내려가는 구간이라 이곳을 우리의 점심 장소로 삼았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면 넓은 헬기장이 있고, 이곳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피로를 푼다. 5시간을 넘은 산행시간에 다들 피로할 법도 한대,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펼쳐진 음식들로 다시 체력 보충~! 기념사진을 찍고 오후 산행 시작^^
14시 15분. 황학산에 도착하는 문경시내가 멀리 보인다. 하산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막걸리를 생각하니 입에 침이 절로 고인다...ㅋㅋㅋ 황학산을 내려서면 유순하게 이어지는 오솔길에 한결 피로가 덜하다. 하늘을 향해 높이 자라 있는 소나무와 낙엽송들. 발아래 여기저기 노란빛을 뽐내며 활짝 웃는 애기똥풀~ 어디에선가 들리는 새소리. 상쾌한 산내음... 기타 이름 모를 야생화... 봄경치를 완연히 느끼며... 산행 9시간째.
16시.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이화령이다. 이화령을 내려가는 계단길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인 이화령 휴게소에서 하산주 한잔! 긴 산행 끝에 마시는 하산주는 그렇게 달콤할 수 없고... 오늘 하루 지나온 길들을 생각하니 또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백두대간을 마치는 그날까지,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을 기원하며...!!!
○ 백두대간 3 [마패봉(927m) - 동문(735m) - 부봉(947m) - 탄항산(856m) - 하늘재]
일교차가 커서 그런지 새벽 공기가 꽤 쌀쌀하다. 05시 40분. 출발한 선발대에 합류해서 백두대간을 다시 찾는다.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지만, 대간을 향한 우리의 뜻을 꺾지는 못하리... 식당에서 올갱이국과 청국장으로 아침을 마치고
08시 20분. 지난번에 왔다가 폭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 그곳이 바로 오늘의 출발점이다. 매표소 아래로 약간 내려가면 마패봉(마역봉)으로 올라가는 초입이 나온다. 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놓고 쉬었다는 유래에서 나온 마패봉(마역봉)이 오늘 구간 중 가장 높은 봉우리(927m)이다. 비가 올 거라는 걱정과 달리 너무나 청명한 하늘과, 상쾌한 아침의 공기에 새벽같이 출발한 피로가 싹 날아간다. 낙엽과 떨어진 솔잎으로 곱게 차려입은 오솔길은 참 운치가 있다. 주위의 짙푸른 녹색의 경치와 함께^^
10시 05분. 735m의 해발고도를 지닌 동문도착~! 이 시간에 나무들이 뿜어내는 공기엔 가장 많은 산소가 함유되어 있다는데... 등산과 아울러 산림욕을 즐기는 기분이 일품이다. 항상 산에서 느끼는 산내음은 그윽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오늘 느끼는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원하게 상쾌한 산행을 이끈다.
10시 30분. 부봉(917m) 도착. 산행시간에 여유가 있어 부봉에 오른다. 멀리 주흘산을 비롯해 한껏 푸르름을 뽐내는 능선의 경치와 누군가 마련해 주신 가시오가피주 한잔이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룬다^^; 눈아래 경치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일광욕~! 따뜻이 내리쬐는 태양과 시원한 바람이 대간의 운치를 더해주고...
11시 30분경. 어찌 보면 산행에서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점심을 먹는다. 돼지불고기에 족발에... 초밥, 짜장 등 각자가 준비해 온 음식을 합치니 금세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식탁에 술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간팀이 산행 중 술을 자제해서 일부러 조금 가져온 술인데^^;;;
하산길에 우리를 기다릴 막걸리를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탄항산으로!
12시 45분. 탄항산(856m) 도착. 이곳에 오르니 어느덧 오늘 구간이 끝이 보인다. 아기자기한 오솔길 양옆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철쭉이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마 철쭉이 만개하면 참 아름다우리라... 내려가는 길에 물맛이 기가 막히게 좋다는 약수도 받고, 다음에 우리가 출발할 하늘재에 도착하니 어느새 14시가 다 되어 간다.
떠나려는 발걸음이 못내 아쉬워 미륵사지 절터에 들러 석귀부와 미륵리 5층석탑등 문화재도 구경하고... 빼먹을 수 없는 하산주^^~! 막걸리와 산에서 남겨온 돼지불고기... 그리고 참 무수히 많은 재료가 들어간 잡탕찌개... 산행을 잘 마치고 마시는 술이라 더 맛이 난다. 은은히 취하고 서울로~! 이렇게 이번 백두대간 산행이 마무리된다.
- To be conuti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