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Main Story 2) 중,
○ 백두대간 18 [미시령 - 상봉(1,244m) - 신선봉 - 알프스스키장 – 진부령]
9/28일 22시 30분. 백두대간의 대미를 맞이하기 위해 대원들이 하나둘씩 구청 광장으로 모인다. 특히 이번이 1차 종주 마지막 구간이라 그동안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이 맛난 먹거리와 함께 참여하는 산행이라 더욱 반갑다. 마지막 구간이라 출발부터 들뜬 기분에 차 안에서 복분자 댓 병 2개가... 복분자의 아련한 기운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9/29일 01시 30분. 미시령에 도착하니 새벽어둠에 바람이 유난히 차다. 멀리 속초시의 야경이 멋있게 펼쳐지고, 모두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우리는 산에 오른다.
01시 45분. 미시령이 통제구간이라 초입부터 철조망이 앞길을 막는다. 먼저 간 사람이 위로 철조망을 잡아주면, 뒤따르는 사람이 조심스레 철조망을 넘고, 마지막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이 작업이 되풀이된다. 철조망 통과 후 오르막엔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땅이 질퍽하니 물길이 흐르는 곳이 꽤나 있다. 오르막에 한아름 땀을 쏟으니 멀리 보름달이 비춰주는 산이 꽤나 운치가 있다.
04시 05분. 상봉으로 가는 길에 작은 샘이 대간꾼을 반긴다. 어디서 솟아 나오는지 모를 상쾌한 샘물에 졸린 잠도 깨우고, 야간 산행의 피로도 잠시 잊어본다. 상봉으로 가는 길에 너덜지대가 많은데 대장님의 몸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된다. 평소보다 많이 쉬면서...
08시에 이르니, 상봉(1,244m) 직전에 편평하니 쉬기 좋은 군사용 진지가 있다. 산행길 군데군데 군사용 진지가 꽤나 있는 걸 보니, 북측이랑 꽤나 가까움이 새삼 느껴진다. 이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니 대장님의 몸이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선두와의 차이가 있어 발걸음을 서둘러본다.
08시 35분. 상봉에 이르니 자욱한 안갯속의 큰 돌탑이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로 인해 급경사의 바위에 발이 쉬 미끄러져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안갯속에 묻혀 있는 낭떠러지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이어지지만, 순간적으로 살짝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동해와 주변 산세, 멀리 마을과 논밭의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다.
09시 35분. 화암재를 지나니 멀리 울산바위와 우리가 지나온 설악 전경이 눈에 밟힌다. 대간의 마지막 길이라, 떠나보내려는 우리가 아쉬워서인지 쉬 발걸음을 놓아주지 않아서 그런지 유난히 오늘의 산행이 평소보다 길게 느껴진다.
10시 35분. 신성봉(1,204m) 갈림길을 지나니 산행길이 점점 험해진다. 야간 산행의 피로가 누적되어 험한 산길이 유난히 부담이 된다. 힘들면 쉬었다가, 행여 너무 많이 쉬면 다시 못 일어날까 봐~ 휴식 시간을 조절해 가며 한 시간여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야생화와 소나무, 작은 소로가 예쁘게 이어지는데 대장님의 부상이 오랜 산행 시간과 더불어 점점 심각해진다. 아픈 몸으로 완주를 하시려는 대장님의 굳은 의지에 묻혀 힘들다는 생각이 쏙 들어간다. 항상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대장님이라 대원들의 걱정이 유난히도 앞선다. 몸에 큰 무리가 없어야 할 텐데... 정말인지 걱정이다.
13시 20분. 돌사이 나무 표식기가 이곳이 대관령임을 말해준다. 작은 공터에 돌들이 옹기종기 예쁘게도 모여있다. 새벽부터 먹은 게 별로 없어 허기도 지고, 술과 담배도 모두 떨어지니 산행에 애로(?) 사항이 하나 둘 늘어간다. 돌산 봉우리를 넘어 너덜지대를 지나는데 다행히 맘씨 좋은 아저씨를 만나 김밥과 담배 반갑을 얻었다. 다음에 산에서 보게 되면 갚으라는 넉살 좋은 웃음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16시 20분. 알프스스키장에 이르니 이제야 다 왔다는 안심이 된다. 우거진 억새밭을 지나 포근한 나무숲길을 지나니 먼저 도착한 선두의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 하산 후의 한잔의 맥주는 언제나 그렇듯 그렇게 시원할 수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생각보다 길어진 대간의 마지막 산행이라 서로 고생했다고 두드려주는 손길이 그렇게 힘이 될 수가 없다. 백두대간 종주기념비에서 모두 모여 사진도 찍고,
17시.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끝인 진부령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니 새삼 지나온 백두대간 길들이 눈에 선하다. 함께 웃는 모습에서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1차 대간 종주의 기념으로 거나한 하산주에 얼큰히 취한다. 그리고 서울로!
○ 백두대간 19 [성삼재 - 만복대(1,438m) - 고리봉(1,305m) - 노치마을 - 수정봉(804.7m) - 여원재]
10/27일 집결 시간인 03시까지 가려니 아무래도 쉬~ 눈이 떠지지 않는다. 절기상 가을이지만 새벽바람이 꽤 쌀쌀하게 느껴진다. 반가운 사람들과 합류 후 지리산으로! 유난히 둥근달과, 한 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안개가 인상적이다.
청국장으로 이른 아침을 먹은 후, 07시 45분. 성삼재(1,090m)에 이르니 자욱한 안개와 까마귀들, 이른 아침의 차가운 산공기가 우리를 반긴다.
07시 50분. 출발. 역시 지리산은 인자한 어머니의 산이라 시작부터 완만하게 능선이 이어진다. 작은 소로의 사람키만 한 산죽도, 군데군데 단풍도,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산내음에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멀리 반야봉과, 산사이 흐르는 섬진강을 짙게 가려버린 구름바다, 그 운해와 조화를 이루는 주변 산세가 호쾌하기 그지없다. 억새밭 사이 돌길을 지나,
09시 30분. 만복대(1,438m)에 오르니 누군가가 돌들을 참 정성스럽게도 쌓아 올린 돌탑도 보이고, 높은 해발고도답게 탁 트인 주변 경치에 마음이 다 시원해진다. 한잔 소주 생각이 간절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쉬기 좋은 곳으로 서둘러 내려간다. 얼마를 내려갔을까... 능선길 작은 공간에 조그만 쉼터를 꾸민다. 일행의 양배추 쌈은 언제 먹어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산이라 쉬~ 떨어지는 해와,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아 서둘러 일어나는 자리엔 아쉬움이 남는다^^;;;
10시 30분. 정령치 휴게소에서 나머지 구간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강으로 인해 이어지지 못하는 길을 대신해 다른 길로 가기로 결정, 그윽한 소나무 향이 실린 상쾌한 바람에 발걸음에 절로 힘이 실린다.
10시 50분. 고리봉(1,305m)에 오르니 지난 온 길이 모두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울긋불긋 단풍이 가을산임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 솔잎이 가득 깔린 소나무 숲길은 푹신푹신해 마치 양탄자를 걷는듯하다. 날씨도 산행하기에 더없이 화창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뿜어내는 소나무 향에 피로가 싹 가신다.
11시 55분. 고리 삼거리에 도착 후 12시 05분. 노치샘이 있는 마을에서 허기를 달래기로 한다. 바위 사이에서 솟아나는 맑은 샘물이 대장님의 시래깃국 맛을 더욱 돋운다. 마을 구판장에서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어느새 풍성하게 차려지는 찌개와 밑반찬, 한잔 술에 마음이 금세 푸근해진다.
13시. 오후 구간을 위해 다시 출발! 마을에서 능선으로 접어드는 길에 살짝 감서리(1개)와 산수유서리(조금)도 맛보고, 노치마을의 몇백 년은 됨직한 커다란 적송 5그루를 지나 3개의 봉우리를 넘으니,
14시 20분. 드디어 수정봉(804.7m)에 이르니, 여원재 4.2km, 100분이라고 씌어 있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시원한 소나무 그늘과 완만하게 잘 나있는 능선길은 백두대간 구간 중 아마도 가장 편안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간의 구간 중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을 산길은 없지만, 유난히도 그윽하게 풍기는 소나무 향과 푹신한 산길, 아늑하게 이어지는 소로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16시 05분. 여원재에서 이번 구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친다. 마침 근처가 부대장님의 고향이라, 일부러 서울에서 찾아온다고 하는 오산 신포집에서 그 맛이 기가 막히는 구탕을 대원들 모두 잘 얻어먹고 서울로...! 대간의 시작을 너무나 아늑한 산길과 좋은 경치,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벌써부터 다음 구간이 기다려진다.
- To be conuti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