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Main Story 2) 중,
○ 백두대간 20 [여원재 - 고남산(846.4m) - 매요마을 - 복성이재 - 1박 - 봉화산(919.9m) - 광대치 – 중재]
11/2일. 23시... 구청 앞에서 대간팀들이 다시 모였다. 새로운 산행을 위하여~ 이어지는 대간을 위해서!! 덜컹거리는 차 안이 유난히 편안하다. 도로 위를 끊임없이 지나는 다른 차들의 목적지는 과연 어디일까... 오늘은 이상하게도 생각이 많은 밤이다.
11/3일. 03시. 여원재를 눈앞에 두고 이른 아침을 먹는다.
먹는 만큼 걷는다고... 긴 산행을 앞두고 있어 한 숟갈 한 숟갈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의 힘이 되리라... 일행이 준비한 김찌찌개 맛은 언제 먹어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 하늘 위의 무수한 별들을 친구 삼아,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룬다. 입은 뜨거운데 왜 이리 콧물은 나는지... 콧물을 훔치며 먹는 김치찌개라 특히 감질난다.
03시 50분. 여원재(480m)! 간단하게 몸을 녹인 후 04시. 출발!! 지난 구간에 이어 완만한 능선 후 소나무 길이 이어진다. 벌써부터 겨울 준비를 하는 낙엽과 유난히도 많은 묘들이 인상적이다.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초승달과 별들... 나무계단을 올라 오르막에서 땀을 빼니...
05시 55분. 고남산(846.4m)! 작은 공터 근처 송전탑과 눈아래 마을의 야경이 아름답다. 정상에 오르면 빠질 수 없는 정상주지만, 쌀쌀한 날씨 탓에 갈길을 재촉해 본다. 10분여를 더 가니... 이런... 큰 돌비석에 여기도 고남산이다. 다소 넓은 헬기장과 통신시설, 큰 비석이 있는 걸 보니, 여기가 진정 고남산인가 보다. 나무 계단을 내려가 도로를 지나,
06시 30분. 서서히 새날이 밝아온다. 표식기가 없어 길도 많이 헷갈리나 했더니 Back!!! 40여분 의도치 않은 알바를 했다^^; 날이 채 밝지 않고, 큰 길이 너무나 확연하여 쉬~ 대간꾼들을 헷갈리게 했을 법한 길이다. 큰 고목 사이로 원길을 찾아 다시 출발! 아늑한 소나무 길을 지나,
07시 10분. 유티재를 지나니 소나무 사이로 황금빛 태양이 너무나 눈부시다. 능선 아래 좌측으로 88도로도 보이고 새소리가 유난히도 정겹다. 어느새 서리가 하얗게 앉은 무밭을 지나니, 새삼 안빈낙도하는 곳이 이곳이 아닌가 한다.
07시 50분. 기대해 마지않던... 할머니가 직접 담가 대간꾼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막걸리가 있다는 매요마을. 이곳에 오기 위해... 그 기가 막히다는 막걸리 맛을 보기 위해 우리의 꼬뿌 삼인방도 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장장 4시간 동안 꼬뿌를 안 하면서 도착한 이곳이 바로 매요 마을이다.
옛날과 다르게 직접 빚어만든 막걸리는 아니었지만, 역시 대간꾼들의 작은 휴식처답게 할머니의 인심이 후하다. 쉬었던 만큼 힘을 얻어 오르막을 오르면 눈아래 논밭과 신묘한 안개가 자뭇 신비스러움을 더한다.
09시 15분. 차들이 쌩쌩 달리는 88 고속도로가 눈앞에 보인다. 그제야 대장님이 지난 길에 꼬뿌를 자제하게끔 한 이유가 이해가 된다. 그 좋은 백두대간을 하다가 골로 갈 수는 없기에~ 88 도로를 지나 따스한 햇빛이 비치는 낙엽 쌓인 곳에서 휴식 겸 이른 점심을 먹는다. 먼저 간 일행에게 전화를 하는데 최근에 전화번호게 바뀌어 연락이 닿지 않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 간단한 식사와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한 후,
10시 15분. 출발! 식사 후 오르막이라 힘이 많이 든다. 15분여 더 올라가니 헬기장. 전망이 좋다. 지리산 휴게소를 포함해 지나온 산길이 한눈에 보인다. 사람 키를 넘는 억새밭길을 지나,
11시 10분. 산중턱에 웬 지프차?? 신기한 것은 그 어디를 통해도 올라올 길이 없는 산중턱에 지프차가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 낙엽길 사이로 왜 그리 밤송이가 떨어져 있는지...
13시. 봄이었으면 자지러지게 피었을 철쭉이 가는 길을 더디게 한다. 아름다웠을 봄에 찾아오지, 왜 이제야 찾아왔냐고. 그 아우성이 느껴져 내년 봄에 이곳을 다시 찾아와야지 하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본다. 10분여를 더 걸으니 능선 좌측 돌탑과 노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낙엽길을 지나 나무계단으로 하산하니 작은 소로에 표지판이 보인다.
13시 20분. 복성이 뒷재. 오늘 목표한 구간의 거의 끝이다. 마지막 힘을 추슬러 작은 고개 2개를 넘어 13시 30분. 드디어 복성이재에 이른다. 금일 산행 9시간 20여 분에 목적지에 도착이다. 일행의 처가택이 마침 이곳에서 멀지 않아 장을 봐서 일행의 처가댁 입성. 그 옛날 아련한 아궁이에서 오랜 시간 삶은 멍멍이와 할머니의 정성이 함뿍 베인 맛난 음식과 한잔 술에 피로가 싹 풀린다.
가마솥 장작불에 고구마도 구워 먹고, 뜨끈뜨끈한 방 안에서 내일 있을 산행에 대비한다. 너무 잘 먹고, 너무 따뜻하니 왜 설악 구간에서 비닐 덮고 잤던 때의 그 추위가 생각이 나던지... 이런저런 생각에 금세 잠이 든다.
11/4일. 02시 30분. 기상! 멍멍이 국물로 이른 아침을 먹고 다시 차에 오른다.
04시 25분. 복성이재(550m)에서 다시금 지난 길을 이어간다. 오르막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우리들을 반긴다. 우거진 관목 사이의 소로엔 어제의 그 못다 핀 철쭉이 다시금 우리들을 반긴다.
06시. 봉화산(919.8m)에 오르니 멀리 천왕봉이 아련히 그 위용을 드러낸다. 통신탑을 지나니 또 다른 태양이 얼굴을 드러내며 어스름이 밝아온다. 길게 이어지는 억새 군락지의 억새는 웬만한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우거져 있다. 지난 구간에 이어 소나무 숲길을 지나다가 어느새 붉게 타는 듯한 울긋불긋 산길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위에서부터 내려온 단풍이 어느새 절정을 이룬 주변 경치가 사뭇 아름답다.
08시 25분. 광대치에 이르니 이슬을 머금은 작은 공터가 아늑하다. 일출 사진을 찍느라, 중간 꼬뿌를 하느라 선두와 1시간여 거리가 생겼다. 앞으로 남은 길이 편한 하산길이라 이대로 광대치를 지나칠 수 없다. 안주가 없어 과자와 한잔 하더라도 빠질 수 없는 꼬뿌라... 한잔만 하고 힘을 내어 선두팀에 합류하기로 한다. 날씨도 좋고, 산길도 좋아 주변 경치에 다시금 감탄하며 길을 재촉한다.
09시 30여분.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중치 도착! 먼저 도착한 선두팀의 웃는 얼굴이 후미를 반긴다. 근 8km의 산길을 한 번도 쉬지 않고 걸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긴 산행이었던 만큼 보람도 남다르다. 따뜻한 햇살아래 예정보다 일찍 끝낸 산행의 뒤풀이라 밥맛도, 술맛도 평소보다 감질난다. 단풍철이라 막히는 서울행 길을 감안하여 기념촬영을 끝으로 서둘러 출발! 그러나...
대간팀 11명의 무게에 비탈길이 버거웠나 보다. 쿵~ 하는 소리에 불길한 느낌이... 우리의 애마가 검은 피를 토한다. 내려오는 길에 돌에 부딪혔는지, 서울로 달리기 힘들듯하다. 일행이 급히 렉카차를 부르고, 우리는 마을 산길 버스 시간에 맞춰 지친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버스 시간에 거의 맞추어 시골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니, 어느새 우리의 애마를 태운 렉카차가 우리들 곁으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시간이 간단간단해 머리 털나고 첨으로 레커차를 타본다. 우리를 태운 애마를 다시 태운 렉카차라... 흔들거리는 렉카차가 위태위태하다. 간신히 서울 직통 고속버스를 타니 그제야 한숨을 돌린다. 산행 중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산행이 있었던가... 그만큼 잊히지 않을 이번 산행도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된다. 다음 대간엔 더 신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으리...
○ 백두대간 21 [육십령 - 깃대봉(1014.8m) - 영취산(1,075.6m) - 백운산(1,278.6m) - 중재]
11/16일. 23시... 언제나처럼 구청 앞 주차타워에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쌀쌀한 날씨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산에서 열나게 걸으면 추위쯤이야... 출발부터 차 안이 가득 찬다. 이번 구간을 끝으로 완주하시는 분들이 몇 명 있어 사뭇 기대가 크다. 독립문을 지나니 일행의 전화 후 합류! 가득한 차가 더 무거워진다.
11/17일. 02시 30분. 구간 사정상 역주행이므로, 육십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바람이 차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니 체감온도가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굶고는 갈 수 없는 법! 추운 날씨지만 언제나처럼 일행의 푸짐한 김치찌개 맛은 잊을 수가 없다.
03시 30분. 쏟아지는 별을 벗 삼아 출발하니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낙엽길이 하염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랜턴에 반짝이는 은빛 광채란... 겨울 산행에 준하게 옷도 잘 챙겨 왔지만, 찬바람에 얼굴이 금세 언다.
04시 15분. 깃대봉 샘터에서 차가운 약수 한잔에 야간 산행의 피로를 덜어본다. 추운 날씨라 쉬기도 수월치 않아, 오히려 산행 속도는 빠른 편이다. 우거진 억새밭과 서리로 인한 은비늘이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04시 25분. 깃대봉(1,014.8m)에 오르니 3개의 깃대 중 하나의 깃대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바로 이곳이 깃대봉임을 알려준다. 정상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곳이 그리 흔치는 않을진대, 찬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깃대봉 억새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더니, 끝이 없는 억새길이 계속 이어진다.
억새가 우거진 산길은 너무나 아름다운데 비해, 높은 해발고도의 차가운 산바람에 언귀와 얼굴을 자주 문질러본다. 사람이 묻힐 정도의 우거진 산죽길이 종종 길을 막고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산죽 사이에 시야가 가려 발걸음 디디기가 수월치 않다. 자그마한 산죽은 많이 봤지만, 사람 키보다 큰 산죽들이 우거진 군락지라 여름에 다시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신기하게도 추운 날씨임에도, 졸음이 온다는 건 산행을 계속하는 지금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06시 40분. 서서히 주위가 밝아진다. 능선상에서 서서히 솟아오르는 태양이 장관이다. 태양 빛을 받은 나무 가지들은 붉은 조명을 받은 듯하다. 약간의 꼬뿌로 몸을 녹이고, 주변 산세를 돌아보며 발걸음에 힘을 실어 다시금 출발!
07시 40분. 영취산(1,075.6m)에 오르니 커다란 돌탑과 이곳이 백두대간 상임을 표시해 주는 돌비석도 보인다. 안내판은 영취산이 백두대간의 길목일 뿐만 아니라, 2개의 정맥이 갈라지는 곳임을 표시해 준다. 겨울을 실감할 정도의 추운 날씨로 오래 쉬지 못하고 백운산을 향해 서둘러 출발. 능선상 상고대가 이어진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08시 10분. 강한 바람과 추위에 마땅히 밥을 먹을 곳이 없지만, 바위 아래 작은 터를 잡았다. 대장님의 된장찌개를 휘발유 버너에 올리고, 불이 약한 가스버너도 추가 지원이 된다. 물이 얼 정도니,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는 되는 듯하다. 뜨끈한 된장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한 후 09시. 다시 출발!!! 식사 후라 몸은 좀 무거워졌지만, 그만큼 힘이 난다.
09시 50분. 드디어 오늘 구간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운산(1,278.6m)에 오른다. 조그만 돌비석이 못내 아쉬워 백두대간임을 표시해 주는 큰 돌비석이 백운산임을 다시 한번 표시해 준다. 우리나라에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30여 개가 넘는다니, 과연 이름에 걸맞게 주위 산세가 웅장하다.
멀리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봉우리 위로 두둥실 흰구름이 흘러가는 게 어딘가에 신선이 있을 법(?)도 한데... 헬기장을 내려와 무덤 2개를 지나면 낙엽 수북한 하산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낙엽 사이사이에 작은 너덜이 많아 유난히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하산길에 웬 개들이 우리들을 반기고, 찬희 길안내까지 나선다. 녀석들... 산에서 사람들을 만나니 꽤나 반가운가 보다.
11시 30분. 중재를 끝으로 일행 중 일부의 백두대간이 드디어 완주가 되었다. 길었던 구간의 완주이니만큼 보람과 추억을 많이 만드셨으리라... 많이 부럽습니다^^! 정말 완주하신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남은 구간 더 열심히 다녀야지...”하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보며, 산행 내내 기대했던 옻닭 먹으러 백운산장으로! 완주하신 분들의 간단한 소감과 축하주를 곁들이며 이번 산행도 잘 마무리된다. 완주하신 분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추운 날씨에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 To be conuti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