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곳곳을 탐색하며 아지트를 사수하라!
(지나) "뿅아? 어디 갔어?"
집에서 뿅이를 찾는 중이다.
거실에도 없고,
침실에도 없고,
마당에도 없고...
어디 갔지?
꾸꾸한테 물어봤다.
(지나) "꾸꾸야, 뿅이 어디 갔어?"
(꾸꾸) "냐옹~ 모른다냥~"
꾸꾸는 오늘도 거실 구석,,
온수보일러가 지나가는
제일 따뜻한 아랫목에서 뒹굴뒹굴 중이다.
(지나 머릿속) '그래.... 우리 꾸꾸는 움직이지 않지.'
'아!!!! 맞아...
뿅이의 비밀 아지트.. 거기 엄청 따뜻하겠는데??'
(지나) “아마도…? 거긴가?“
집 안 구석구석 찾다가...
지하 보일러실이 생각났다.
뿅이는 가끔 지하실로 내려가서
햇볕이 잘 드는 구석공간에서 자곤 했다.
내려가 봤더니 역시나…
뿅이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또 다른 곳??
(지나)"너 거기서 뭐해...?"
부모님이 운영중인 펜션 지하실에는
건물 전체를 데우는 거대한 온수보일러가 있다.
물탱크 내의 물을 따뜻하게 데워서 건물전체로
난방을 돌리는 시스템이다.
그 온수통 위에
완전 찜질방 자세로
누워있는 뿅이
(지나) "뿅아... 여기가 좋아?"
"어쩌다 거기 가서 자고 있는거야? ㅋㅋ"
(뿅이) "최고지~
지나도 뜨끈한 바닥에 지지면 못 벗어날거야"
그럴 수밖에 없다.
여기 온수보일러가 78도거든...
보일러 위는 완전 찜질 바닥...............
(지나) "뿅이는 오리지널 K-냥이네!! 하하하"
"너처럼 78도 뜨거운 온수보일러위에 자는 고양이도 없을거야 ㅋㅋ"
뜨끈한 물탱크 위에서 자고 있는 뿅이를 뒤로 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배고플 즈음 ~ 집에 돌아올것을 아니까.
다음 날.
또 뿅이가 안 보인다.
(지나) "또 보일러실이겠지?"
내려가 봤는데... 이번엔 없다?!
어디 갔지???
거실로 돌아왔다.
꾸꾸는 쇼파에 있었다.
(지나) "꾸꾸는 맨날 여기 있네?"
(꾸꾸) "냥~ 여기가 최고냥~"
(지나) "오늘 뿅이는 어디갔어?"
꾸꾸가 대답해줄리가 없지~
혹시나 해서
부모님 방으로 이동했다.
방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그리고 발견했다.
아빠의 전용 돌쇼파 위.
아빠가 일하러 나가고 난 뒤,,
온기가 남은 돌쇼파 위..
아늑하고 따뜻한 돌쇼파에서 뿅이가 뻗어 있었다.
보통 방문은 닫아두는 데......
아빠가 깜빡 했나 보다.
(지나) "하하하"
(지나) "세상에.. 뭐야 ㅋㅋ 아빠가 온돌을 안껐구나!“
돌바닥을 만져보니
온기가 그대로 ... 뿅이가 좋아할만한 온도였다.
(지나) “여기도 찜질방이네ㅋㅋㅋ"
뿅이는 그루밍을 하다가 잠든건지…
완전 편안한 자세로 꿈나라 여행 중...
참고로…..
아빠의 돌쇼파는 옥장판이 박혀있는…
진짜 리얼 돌 바닥 침대다....
저녁때 아빠가 텔레비전을 시청할때는
뿅이는 자연스럽게 아빠 무릎위에 올라가서 편안하게 있는다.
뿅이의 두번째 아지트
지하실이 아닌 아빠의 돌쇼파가 된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호화롭게
찜질을 즐기는 고양이라니….
고급스럽게 생긴게
옥돌장판 위에 널부러져 있으니
시골냥이가 다 됐다.
(지나) "아이고 이뻐라 ^^ "
그런데...
슬금슬금..?
응???
누군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꾸꾸다.
(꾸꾸) "뿅이... 여깄냥?"
거실 아랫목에서 자다가 잠에서 깬 건지
뿅이를 따라 들어 온 꾸꾸.
평소에 들어오지 않던
아빠 방까지 왔다.
(꾸꾸) "어? 여기!"
돌침대 위에 만세 자세로 자고 있는 뿅이를 발견.
(꾸꾸) "뭐야... 자고 있냥 ?"
꾸꾸가 슬금슬금
돌침대 위로 올라간다.
뿅이 옆으로...
살금살금...
꾸꾸가 뿅이 옆으로 다가왔다.
가장 따끈따끈한 뿅이 곁에 자기 엉덩이를 붙였다.
(꾸꾸) "흐음~ 여기 좋냥~"
뿅이는 자는 중이라
꾸꾸가 다가온지도 모른다.
아니면...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 두는 걸지도.
(지나) "꾸꾸야, 너 아랫목 좋다며?"
(꾸꾸) "냥 Zzz..."
(지나) "결국 뿅이 따라왔네?"
거실 아랫목도 따뜻하지만,
아빠의 옥돌 침대는
그보다 더 따뜻했나 보다.
꾸꾸는 뿅이 곁에 같이 기대서 잠이 들었다.
(지나) "여기가 너희들한테는 최고구나?"
꾸꾸는 집밖을 나가기 싫어하고
실내를 좋아하고..
뿅이는 따뜻한 공간, 혼자 있는 걸 좋아하니....
부모님이 일하고 계신 낮.
따뜻한 돌쇼파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아늑한 공간이었다.
불을 끄고 얘들이 쉴 수 있도록
방문을 살짝 열린 그대로 놔두고 나왔다.
문득 생각났다.
이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제주로 이사 왔을 때...
‘가방 밖은 위험해!’하면서 밖으로 안 나오던 뿅이.
새집을 두려워 했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거부감.
새로운 세상이 무서워서
발만 살짝 내밀던 뿅이.
집사의 엄마와 친해지기 까지…
오래 걸렸던 뿅이가
이제는... 자기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돌침대도 올라가고,
자기 집인 듯 편안하게 잠든다.
내 욕심으로 돌아온 고향이었다.
뿅이에게는...
이동장에 갇혀 낯선 곳으로 끌려온 것뿐이었을 텐데.
너무나 두렵고 무섭고,
적응하기 힘든 곳이었을 것이다.
(지나 마음속) '그래도... 행복해 보이니까 다행이야.'
그렇게 제주살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새로운 곳에 적응했고,
제주에서 함께..
처음 맞이하는 겨울이다.
나에게
겨울은 삭막하고 외로울만큼 추웠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은 따뜻하다.
보일러실도,
거실 아랫목도,
아빠의 돌침대도...
아이들에게는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 되었다.
마당냥이가 되어 세상을 돌아다니고,
메뚜기도 잡고,
벌레쫓기를 하고,
자기만의 즐거운 찜질생활을 즐기며,
제주살이를 즐기고 있다는 걸
지나는 뿅이와 꾸꾸를 생각하며 웃었다.
우리의 겨울..
그래.. 나쁘지 않아.
집은 따뜻하고,
고양이들은 행복하고,
우리는 함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뿅이는 찜질방 같은 아지트를 찾았고,
꾸꾸는 뿅이 곁을 찾았고,
나는... 이 모든 순간을 찾았다.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