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돈이 떨어졌다...

당장은 알바부터! 이제 그만 놀아야지...

by Gina



우리 집 아가씨,

지나가 또 아침부터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엊그제까지는 집에서 같이 놀아주고,

계속 함께 있더니.... 왜?


(뿅이) "지나가 또 뭔가를 하려나 본데?"


(꾸꾸) "응? 바다 가는 거 아니냥?"


(뿅이) "아니... 저번이랑 다른 옷 입었어."

지나가 거울 앞에서

뭔가 단정한 옷을 입고 있다.


서핑 갈 때 입던 이상한 쫄쫄이도 아니고,

(엄청 화려한 레깅스를 입거나, 색감 쨍한 탱크탑을 입을 때 얼마나 놀랬던지,,,,,)


서울에서 입던 예쁜 원피스도 아니고...


뭐지... 저 올블랙 의상은?

검은색 블라우스에,,,, 슬랙스


(뿅이 머릿속) '제사집 가나??'


(지나) "자, 이 정도면 괜찮겠지?"


머리도 단정하게 묶고,

가벼운 화장도 했다.


(뿅이) "어디 가는 거야?"

(꾸꾸) "냥~~~~~"


뿅이랑 꾸꾸는

서핑할 때와 또 다르게

뭔가 분주해진 지나를 보면서 현관문까지 따라갔다.

(지나) "얘들아, 언니 알바 다녀올게!"


(꾸꾸) "알바?"


(뿅이) "그게 뭔데?"


문이 닫혔다.


(뿅이) "... 또 뭘 하려는 거야."


문이 열리는 소리


(꾸꾸) "왔다냥!"



지나가 들어왔다.


왠지 피곤해 보이는 얼굴.

축 처진 어깨.


(지나)"휴.. 피곤하다~~ 쉽지 않네 ㅠㅠ"

소파에 쓰러졌다.

(뿅이) "괜찮아? 무슨 일이야?"


(지나) "언니 어떡하지.. 너무 힘들어 “

“뿅아아 ㅠㅠ 피크타임엔 진짜 정신없었어"

"으.. 얘들아, 돈 벌기 진짜 싫다..."


지나는 계속 냥이들한테 하소연을 했다







[일주일 전]

노트북을 열고

제주 알바 구인 사이트를 뒤적였다.


제주도는 알바천국 같은 사이트보다..

제주대학교 커뮤니티에 아르바이트 구하는 구인글이 생각보다 많았다.

역시 알바는... 대학생들.. 어린 친구들을 뽑으니까



(지나 머릿속) '카페,, 나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는 해본 적 없는데... 역시 이건 아니지?'


'식당... 음.. 그래도 잘하는 게 서빙이니까...'


'우리 동네는 그래도 공항 근처니까, 해안도로 쪽 식당 알바는 좀 있네..?'


사업준비가 한창이었지만

퇴직금 조금 가지고는

몇 달을 수익 없이 버티기 어려웠다.


통장 잔고:

x,342,000원





(지나) "사업 준비한다고 돈을 너무 많이 썼나?

천만 원도 안 남았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는

꽤 나쁘지 않았다.


명품브랜드 회사 소속으로 복지도 괜찮았고,

명함도 있었고,

회사에 출근하면 브랜드정장을 입고 일하면서

하루하루 직장인으로 소속감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30살에 아르바이트부터 다시 해야 하는 처지..


자존심?


그런 거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지나) "일단 뭐라도 해야지!! 아자아자!!"



이력서라고 하기 부끄러운

20대 시절 아르바이트 경력과, 회사 경력을 적고,

필요도 없는 대학교 졸업, 대학원 석사..


정말 학력... 적는 게 곤란했는데

기본적으로 이력서에는 개인정보부터 학력까지

작성해야 해서,

간략하게 끄적이고 몇 군데에 접수를 했다.









가장 먼저 연락 온 식당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사장님) "힘든 일인데 괜찮아요?"


(지나) "네^^ 괜찮습니다! 저 서빙 잘해요!!"


(사장님) "제주 사람이에요? 사투리 안 하네?"


(지나) "네!!

제주에서 태어나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어요~

서울 살다가 부모님이랑 살려고 다시 내려왔거든요!!!

제주에서 이전 회사랑 비슷한 곳은 없어서, 경력이 사실 도움 안 되겠지만, 그래도 명품 셀러였던 만큼 손님 응대만큼은 자신 있어요!"


(사장님) "웃는 상이 보기 좋네!

그래요! 제주사투리도 잘할 거고, 일단 우리도 당장 일손이 급하니까! 같이 해봅시다! “


(지나) " 감사합니다!!! ^-----^"


역시 싹싹하게 굴면,

다들 일단 인상에서 합격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루 종일 테이블 정리하고,

손님들 나가실 때 계산해 드리고, 인사 열심히 하고,

빠릿빠릿하게 정리하면서, 가게일을 계속 배웠다.

사장님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하셔서 그런지,

해안도로에 뷰가 좋아서인지,


식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 근처에서는 알아주는 점심, 저녁 맛집이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니,

금세 힘들어지고 녹초가 되었던 것이었다.




다시 집에 돌아온 그 시점.


(지나) "역시,, 어릴 때랑은 다르게 아르바이트하는 건 힘드네 ㅠㅠ"


"발도 아프고, 하루 종일 웃고 인사하느라, ㅠㅠㅠ 감정노동 하기 싫은데 ㅠㅠ 진짜 힘들다"


"얘들아 ㅠㅠㅠㅠㅠ 언니 어떡하지?ㅠㅠ"


꾸꾸랑 뿅이를 보면서,

한참 하소연을 했다...



현실... 을 깨달았다.


돈 버는 어려움이 체감되었다


옷을 벗을 힘도 없어서

침대부터 찾았다..


풀썩..

(지나) “휴.... 지쳤다...”

꾸꾸가 다가와서 가만히 쳐다본다



침대로 점프하더니

바로 옆으로 다가와

배를 까고 벌러덩 누웠다.


(꾸꾸) "냥~ 냥~ 그릉~ 그릉~"


뿅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나를 쳐다보았다.


(뿅이 마음속) '뭘 하다 와서 피곤해 보이지?'


지나는 애들을 보면서 기운을 냈다.

애들 사료 사려면!! 열심히 돈을 벌어야하니까


‘아자아자!!!!’

(지나) “얼른 자고 일어나서 내일도 출근하자”

“몇일 적응하면 괜찮을거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나의 하루는


낮: 알바

밤: 사업준비


시간을 쪼개서 일하는 일상이 되었다.

퇴근하고 와서 노트북을 켠다.


하루가 24시간이지만,

사업준비를 하려면 잠자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다행인거는 저녁손님이 빠지면

바로 퇴근할 수 있다는 것.


노을이 지는 시간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일을 한다.

Nanadress 스마트스토어 관리.

웨딩드레스 렌탈 상품들 사진을 업로드하고,

각 상품별로 이름을 달아주고,

고객 문의에 일일이 답변을 한다.


아르바이트 하면서

온라인 매장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비수기.


겨울이 다가오는 중이라서

확실히 셀프웨딩 촬영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봄이 오기 전까지는 아르바이트로 버텨야만 했다.


(지나) "계속 홍보해야 해, 사람들한테 알려지면 그때부터 시작이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은 몇 달 전부터 촬영하려고 정보를 찾아다닐 테니까, 분명 내글을 보게 될거야!‘

늦은 밤

아니 야심한 새벽..

커피를 마시면서,

직접 드레스를 입고 야외촬영본들을 후기로 올렸다.


'제주에 셀프웨딩드레스 렌탈이 없다는 건... 내가 처음이라는 거잖아?'


'웨딩 촬영하러 오는 커플들, 서울에서 드레스 가져오느니 여기서 빌리는 게 훨씬 편할 텐데...'


'봄만 되면, 분명 찾는 사람 있을 거야.'


웨딩 촬영을 오는 사람들은

인생에 한번뿐인 촬영을 위해서 돈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 고가의 웨딩샵들,

야외촬영을 하려면 스튜디오를 이용해야 했고,

가격은 기본적으로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 웨딩드레스 렌탈가격에서

거품만 빠진다면???

촬영하기에 이쁘기만 하면 되지

옷 자체의 퀄리티가 중요하지 않았다.





(지나) "으~ 눈 감긴다..."


커피를 마셨다.


(지나) "아직 안 끝났어, A사이트에도 홍보글 올려야 하고, 결혼준비 카페에도 적어야 되고,,,,"


새벽 2시.

겨우 노트북을 닫는다.


(지나) "내일 또 알바 가야 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침대에 쓰려졌다.


꾸꾸랑 뿅이도 침대에서 이미 온매트 열기에 취한 듯,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귀여운 우리 애들.

지나는 아이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오늘 밤도 힘을 낸다.


‘몇 달만 고생하면 봄이 오니까!’

‘곧 내 사업도 알려질 거고, 사람들이 찾기 시작할 거야!‘

꾸꾸가 지나 팔에 몸을 붙인다.


뿅이는 조금 떨어져서 누워있었지만,

그래도 항상 자기 전 꼭 침대, 지나 곁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지나) “얘들아... 우리 조금만 버텨보자!”

“언니가 힘낼게. 생활비는 그래도 벌어야지 그렇지?”



다가올 봄..

희망적인 미래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지나는 꿈 속으로 향했다.


내일의 아르바이트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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