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업안전협회 관리감독자교육 1일 차 교육이 끝나자마자,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잠실역으로 서둘러 부리나케 지하철로 달려간다. 늦으면 메시아를 평생 만나볼 수가 없으니까. 늦지 않으려고 나름 최선의 발악을 해 본다.
첫눈마저 설설 내리는 걸 보니 메시아 공연을 보러 가는 나를 무척이나 격려하고 반기는 것 같은데요.
아니면 나를 저지하려는 것인가?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하니 놀라운 일들이 활약을 하는군요. 아무튼 서두른 보람이 있어 공연시작 시간 안에 도착한다. 휴~, 다행이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저녁 먹을 장소를 탐색하고 가야겠다. 한국의 집이 나의 간택 낙점받았다. 육회 비빔밥 맛이 좋군!
포만감을 안고 메시아를 드디어 오늘 직접 내 눈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이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그동안 이런 멋진 공연이 해마다 연말에 지속적으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관람할 생각조차 꿈속에서도 하지 않고 살았다니! 에구에구, 걍 무심한 거니? 기냥 무지한 거니? 그냥 무식한 거구나! 쿨하게 인정하고 나니 마음에 잔잔한 평화가 물밀듯 밀려온다. 아, 이 차오름. 이 벅참. 알 듯 모를 듯 나만의 미소(썩소!)만 지어진다.
그런데, 예매 사이트를 살펴보니 2월에 예매가 시작되었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부지런한 사람들은 연초부터 연말을 준비하는 거구나! 무조건 아무런 토도 달지 못하고 걍 놀랍스므니다!
메시아 공연 리플릿을 보니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답게 약간 푸근하긴 합니다.
썩소는 이제 저 멀리 뒤로 보내고, '메시아' 본 공연을 감상하기로 하자. 롯데 콘서트홀 2층 좌측 날개에 보금자리를 잡고 공연무대를 내려다본다. 먹잇감이 어디에 얼마나 산재해 있는지 속속들이 빠짐없이 훑어보고, 매의 눈으로 꼼꼼하게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살펴보기 시작한다.
앗싸, 먹기 좋은 먹잇감 발견,
5.0 시력의 눈동자(망원경 지참)는 고정 응시,
독일 쌍둥이 칼로 날카롭게 갈고 간 부리와 발톱 준비.
콘서트홀에 메시아 오라토리오가 백 사운드로 잔잔히 울려 퍼지는 것을 신호로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 출격!
공연 무대와의 감격적인 조우!
도파민 뿜뿜 하듯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의 지속적으로 터져 오르는 환희!
화재 시 스프링클러에서 순식간에 터져 나오는 소화용수처럼 그 유명한 행복 엔도르핀이 공연 무대 전체를 완전히 휘감으면서 관객 모두를 적시듯 쫘~악! 아, 이것은 행복감과 황홀감의 용광로인가 도가니인가? 이제까지 일생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유포리아(euphoria)라는 감정이다. 아무래도 좋다. 그저 이 황홀감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어 맘껏 무제한으로 누려보고 싶다. 행복은 '강도'보다는 '빈도'에 달려있다고들 하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이건 나 혼자만의 과욕이겠지! 곧 지나가고 이내 사라질 일시적인 감정이겠지만, 난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여러분들도 시간과 마음을 내서 세모에 한 번쯤 가족들과 함께 즐기시기를 권해 봅니다. 나도 내년엔 미리미리 티켓팅하고, 핵 융합하듯 사랑하는 가족들과 연말에 멋진 공연을 즐겨봐야지! 암, 당연히 그래야지! 가족이 모두 같이 함께하면 기쁨이 더 커질 테니까. 그 핵가족이 융합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도 어마어마할 테니까. 그렇게 일상은 잠시 뒤로 하고, 공연과 축제를 잠깐만 앞으로 하자!
"Performance first, life later"
단서는 연말에 딱 하루만입니다. 우리에게는 일상이 더 소중하잖아요. 일탈은 일 년에 하루, 한 번만으로도 족합니다. 잘 아셨죠! 믿어도 되겠죠!
드디어 그 유명한 '합창'을 귀 옆에서 직접 듣고,
눈 앞에서 바로 보게 됩니다. 이 엄청난 일이 오늘 저에게도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여러분도 동참해 보십시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요.
매의 눈 역할을 전담하는 쌍안경이 한몫 단단히 합니다. 갤럭시가 있지만, 그래도 나이가 좀 있으니 원초적인 도구가 더 필요한 거겠죠. 하하하!
실감 공연 후기는 내일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걍 기다리시죠. 이왕 낚였으니까요!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시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