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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잠들 때까지

12월 1주, 화요일

by thera 테라

즐거운 점심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은 하나 둘 눈을 비비기 시작합니다.

한 아이가 하품을 하니 도미노 퍼즐처럼 아이들도 전염이 된 듯 하품이 이어집니다.


이 시간은 낮잠시간' 서로 정한 것도 아닌데,

같이 생활을 하다 보면 생체리듬이 닮아가나 봅니다.

한창 조잘조잘 이야기와 즐거운 음악이 가득했던 공간은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우리의 리듬도 잔잔해집니다.

선생님이 준비해 주신 포근한 이불 위로 아이들은 하나. 둘 자리에 눕고 선생님은 잠자리 분위기를 위해 불을 끄려고 스위치에 손을 뻗습니다.

순간, 한 아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싫어, 싫어. 불 끄는 거 싫어."

아이의 목소리는 떨리고,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잠이 달아날 정도로 어둠을 깰듯한 목소리에 다른 아이들은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외침이 단순히 잠자리에 들기 싫은 투정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어둠은 아이에게는 단순한 환경변화가 아니라, 마음속 깊은 두려움과 연결되어 있는 그림자입니다.

선생님은 어둠을 맞이하는 아이의 두려움을 달래줄 수 있는 작은 취침등을 켜고 아이 곁에 누워 등을 토닥입니다.

아이들은 다시 잔잔한 음악 속에서 숨을 고르고, 작은 불빛 아래서 안정을 되찾습니다.

두려움으로 몸을 일으켰던 아이도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과 작은 빛을 느끼며 서서히 눈을 감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잠은 억지로 재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켜준 작은 불빛은 단순한 취침등이 아니라, 선생님의 기다림과 존중의 상징이 됩니다. 아이는 그 빛 속에서 안전을 배우고, 선생님은 기다림 속에서 교육의 또 다른 이름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에게 잠은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의 경험을 정리하고 내일의 성장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낮잠 시간은 교사가 정해주는 규칙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집단의 리듬 속에서 형성됩니다. 아이들이 동시에 하품을 하고, 음악이 잔잔해지며, 교실의 공기가 차분해지는 순간은 생체리듬이 서로 닮아가는 교육적 현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안정을 찾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불을 끄는 행위가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과 연결된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때 교사의 기다림은 억지로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존중의 태도입니다. 작은 취침등 하나를 켜주는 행위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아이에게 안전의 신호를 주고 교사에게는 기다림의 상징이 됩니다.


교육은 때로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 속도를 기다려주는 데서 시작됩니다. 기다림은 아이가 자기 조절을 배우는 기회가 되고, 교사는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신뢰를 쌓습니다. 결국 잠은 억지로 재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과정이며, 그 기다림 속에서 아이는 안전을 배우고 교사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발견합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ㅣ 낮잠을 억지로 재우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안정을 찾도록 돕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ㅣ 아이가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습관이나 환경은 무엇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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