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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네 거야

당신은 누릴 자격이 있다

by 강유랑

깨끗하고 환한 햇빛

이게 다 네 거야


부드럽고 따뜻한 이 이불

이게 다 네 거야


푸르고 푸른 나뭇잎들

이게 다 네 거야


보글보글 맛있는 냄새

이게 다 네 거야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

이게 다 네 거야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봅니다. 아침 햇살이 침대에 닿는 따뜻한 느낌.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지 유독 두껍고 부드러운 이불이 좋습니다. 산책은 또 얼마나 좋은지. 무너지던 삶을 치유해 준 귀한 친구인 동네 뒷산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곳을 지나면 정말 푸르고 푸른 나뭇잎들이 반겨줍니다. ‘이게 다 네 거야.’라고 마음에 속삭이는 순간, 그것들은 정말이지 다 제 것이 됩니다. 아! 물론 나눠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나눠주고 또 나눠줘도 부족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도요.

삶을 살다 보면 없는 것들에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나를 돕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돈이 조금 더 많았다면,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면… 그런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세상 힘든 일은 다 겪는 사람이 됩니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이야기를 참 많이 합니다. 나름 해병대 출신으로 ‘해부심’이 있는 저이지만, 다른 이들의 군대 전설을 듣다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역시 군대는 자기가 있는 곳이 가장 힘들고, 가장 춥고, 배고픈 것일까요. 이런 것을 볼 때, 우리는 편하게 좋다고 말하면서도 불쌍하고 힘들고 싶어 하는 모습도 있는 거 같습니다. 없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즐기는 것이죠.

힘든 것도 각자에게 다른 것처럼, 각자가 편한 것도 다 다를 것입니다. 대학 시절 저는 몇 페이지 정도 되는 내용을 금방 외우는 데 꽤 자신이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조금 기피하는 강의라도 저한테는 아주 ‘꿀’처럼 달콤한 수업이었지요. 여기에 저는 커뮤니티와 동기들을 통해 편하고 좋다는 강의들을 찾아다닌 완연한 ‘꿀벌’이었습니다. 졸업하고, 군 생활과 스타트업 창업을 겪으면서 점차 변해갔지만, 제 마음속에는 늘 ‘나는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이 얻어 좋다.’라는 이상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힘이 들고, 왜 내가 원하는 것만 이루어지지 않는지 불만이 가득했던 어느 날, 이 확신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것을 얻어왔구나. 눈을 들어보니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이것이 그저 자기 위로일지 모르지만, 지금 있는 것을 충만히 누리고 받겠다는 생각이 더 좋은 많은 것을 누리게 할 것을 믿습니다.

당신을 충만히 채우는 것들이 늘 옆에 있습니다. 당신의 눈이 그 깊은 풍요로 향하길 바랍니다. 어떤 이에게는 돈이 마음을 채우는 것이겠지만, 꼭 당신에게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만큼은 꼭 당신에게 돌아갈 테니까요. 이제는 편하게 받아봅시다. 당신은 이 많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다 당신 것이니까요.


‘당신은 이 많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다 당신 것이니까요.’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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