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도 무겁지만, 더 자주 가볍게
사랑한다는 말은
그대를 함부로 하겠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그대를 상처 줘도 웃으라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그대를 이해하지 않겠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은
그래서 지독하게 아프게 하는 말
‘사랑한다.’라는 말의 무게에 대해 생각합니다. 시를 적을 때, 가볍게 뱉은 사랑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작은 것 하나 양보하지 못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가슴에 꽂히는 상처 주는 말을 쉽게 합니다. 익숙하기에, 편해졌기에 당연히 이해할 거라는 그 순간, ‘사랑한다.’가 변하는 순간인 거 같습니다. 20대의 연애는 하나만 맞아도 시작하지만, 30대의 연애는 하나만 달라도 헤어짐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렇게 저렇게 생긴 편견들이 얼마나 많은지. 좋아하는 사람과 잠시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관심 없는 것에도 열심히 찾아서 이야기하던 순간들은 왜 그리도 빠르게 사라지는지. 그렇게 가볍게 뱉은 사랑한다는 말은 돌고 돌아 서로를 지독하게 아프게 하는 말이 되어갑니다. 이럴 때 보면 ‘사랑의 유통기한’은 너무도 짧은 거 같습니다.
우리는 왜 변하는 걸까요? 결혼식장에 가서 본 신랑과 신부의 표정은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가진 표정입니다.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맹세한 그 다섯 쌍 중 두 쌍이 이혼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커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고, 완벽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을 선택할 때는 분명 그 사람의 결점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전제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에게 좋은 것은 유지하고, ‘나’에게 싫은 것은 고치라고 잔소리를 시작하죠. 처음에는 같은 결핍을 두고 있어 안타까워하다가도, 오히려 그 결핍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람피우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며 헤어졌다가도 다시금 그 사람을 받아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람만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 결국 우리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안타까워하며, ‘나’를 미워합니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조금 무겁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내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그 사람이 기뻐하는 일을 해주고,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모든 부분에서 져주며, 돌려받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그런 진짜 사랑 말입니다. 내가 받고 싶은 그 사랑을 먼저 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그 시시콜콜한 일들에 있어서 누가 옳은지가 무엇이 중요할까요. 사랑하는 사이에서 손익을 따지고, 승패를 논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일까요. 물론, 사랑의 매같이 진심 어린 충고를 할 때도 있고, 중대사를 논하는 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사랑합시다. 우리 마음에 사랑을 가득 채웁시다. 그들을 위해서도 있지만 나를 위함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웃음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기쁜 일이니까요.
‘사랑한다.’라는 말이 무거워도 더 자주, 더 쉽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속한 어디서든 사랑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면 화날 일도 너그러이 넘어갈 수 있고, 사랑하면 듣기 싫은 이야기도 즐거운 이야기가 됩니다. 아득바득 나의 옳음과 행복을 주장하고 싶을 때면, 제 시를 떠올려주세요. 당신이 사랑한는 상대방을,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당신을 찌르지 않도록. 가볍게 웃어주고, 사랑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세요. 당신의 진심이 그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저도 힘써 응원하고 있답니다.
‘가볍게 웃어주고, 사랑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세요. 당신의 삶이 그 깊은 사랑으로 가득 차길.’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