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헤드헌터의 접촉, 오 이게 되네?
안녕하세요 초짜 주부남입니다
운 좋게 얻은 해외 취업의 첫번째 면접기회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혹시나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고,
그리고 읽어주셨다면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 초짜 주부남 -
이곳 스위스에 오기 약 보름 전, 나는 우선 취업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나의 취업사이트에 지역, 소개, 경력사항, 학력, 각종 특허 등을 업데이트했다. 나와 유사한 분야의 외국인의 경우에는 어떻게 작성했을까? 보니 상세히 작성한 사람도 있는 반면, 간단명료하게 작성한사람들도 꽤 있었다.
더 자세히 보면 말이 길고 부연설명이 긴 사람은 뭔가 사기꾼? 같은 느낌이 있었다. 좀 치는(?) 사람의 이력을 보면 아주 심플한데 확실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역시 사기꾼은 말이 길거나, 아주 모든걸 다 할 줄 아는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처럼 보이고 그리고 사진은 특히나 더 해맑다. 이 묘한 경계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어쨋든 내가 느끼는 사기꾼과 엘리트 코스의 쎈캐들의 이력을 참고해 나는 특정 분야에 스페셜리스트면서도 일이 주어지면 어떻게해서든 일이 진행되게 하는 사람이고, 결과를 뽑아내는 사람이라며 상품가치가 있도록 포장했다.
무료로 큰 덕을 보는 Chat GPT 형님에게 읍소와 채찍을 병행하면서 Why - What+How - So? 의 전략을결과 중심으로 정리했다. 혹시..... 나도 사기꾼 같아 보였을지도...?
꽤나 열심히 작성한 이력서를 누군가 조회했다는 알림이 울릴때 국내 헤드헌터는 제외하고 외국사람이 조회했다는 알림이 울릴때면 오? 나에게도 기회가? 괜히 기대감이 넘쳤다.
현지 헤드헌터의 접촉. 오 이게 되네?
“Hello, Mr.초짜 주부남”
그녀의 이름은 ‘가브리엘라’. 이탈리아 계의 헤드헌터. 그녀는 자신의 고객 중 한 회사가 내 이력을 보고 관심이 있다고 했다. 당장 자신과 1차 싱크를 맞추어 면접 준비를 하자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난 스위스 출국 1주일 전이라 바로 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해외 이삿짐 정리, 일부 행정처리, 8시간의 시차 그리고 가장 큰 나의 부족한 영어 실력 단기간에 올리기 등 일부 시간이 필요했다.
- 초짜 주부남 : 다음주에 제가 스위스로 해외이사를 하거든요? 가서 현지에서 하는건 어때요?
- 가브리엘라 : 오히려 좋아. 에브리씽 오케이. 플리스 컨택미. 웰컴 투 스위스. 미스터 초짜주부남
(너 여기로 오는게 거짓말이 아니구나? 라는 뉘앙스)
그렇게 이곳 스위스에 도착 전, 현지 임시 숙소로 에어비엔비를 구했다. 낯선 환경 속 사진과 같이, 정말 이해 안가는 벽지 그리고 상부에는 기괴하고 자기 주장 강한 조형물이 콜라보레이션을 뽐내는 기가 막히는 공간. 이곳이 나의 첫번째 면접 대기장소이며 면접실이였다. 저 책장 벽지가 묘하게 3D 홀로그램인게 어이없다.
도착한 날짜는 화요일. 가브리엘라와 1차 면담은 바로 다가오는 금요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틀. 자기 소개와 내가 여기 왜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신변이 멀쩡한 사람인지를 증명하는것은 당연하겠거니와 내가 취업사이트에 업로드 한 경력 사항을 이해 가능하도록 전달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급해보이지 않은 여유까지.
아 꽤나 쉽지 않다. Chat GPT 형님의 힘을 빌어 쓴 영어 이력은 아주 말끔했지만, 내가 다 직접 했지만서도 그것들을 직접 설명하기에는 꽤나 어렵다.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도 어려운데 꼬부랑 영어라니.
아 그리고 가장 최근의 공인 회화 성적은 OPIc IM3로 시장에서 “이것 좀 깎아주기 가능?” 정도 수준이다. 그래도 성적이 있는게 어디냐 하는 묘한 자신감이 있지만, 사실 외국인 앞에선 초등학교 수준일 것.
드디어 당일, 화상으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사실 떨지않기 위해서 그녀의 프로필을 보며 연습했다. 익숙할 것 같지만 역시나 사진과 실물의 괴리감이란... 나 또한 그랬겠지? 무튼, 서로를 어렴풋이 알아보며 가벼운 인사가 지나가고 그녀의 질문 공세가 시작됐다. 얼굴은 웃고있지만 질문은 대차게 날카로웠다
1. 여기 왜 왔니? 스위스에 니가 산다고? 어떻게? 왜? 니가 뭔데?
Ans : 와이프가 여기 파견을 와서 여기 살아. 신분이 명확해. 진짜야. 스위스 체류증도 신청했어. 금방 나올거야. 만약 필요하면 증빙 서류를 보내줄게.
믿어줘 진짜야..
2. 오? 진짜 니가 했다고? 더 자세히 설명해봐
(공대 언어가 익숙치 않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로 작성했어요)
Ans : 응 진짜 내가 했어요..
일반적으로 김치는 보통 소금에 절이고 새우젓을 쓰는게 정석이지만, 스위스에서 새우젓을 구하기 어렵고 김치 냉장고도 없어서 익혀서 먹을 수가 없어.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김치를 만들 수 없기때문에 난 겉절이를 선택했어. 새우젓의 부재는 소금량을 늘리고 과일즙을 추가. 그리고 갖고 온 간장과 액젓으로 대체 했지. 그 결과 고객이(아내) 크게 만족했어.
3. 얼마나 일할 수 있어? 너 합법이야?
Ans : 한국 회사에서는 휴직 중이야. 여기 오기 전까지 일을 했어. 증빙 할 수 있어. 만약 현지에서 취업을 하게 된다면, 바로 사직서 제출할거야. 진짜야 좀 믿어줘라... (아!! 기훈이형!!!!!)
이런 종류의 몇개의 질문을 더 받고 어느정도 괜찮다 생각이 들었는지 나를 관심있어하는 회사의 대한 정보를 그제서야 알려줬다. 그 회사는 스타트업이지만 최근 누구나 아는 글로벌 회사와 협업을 해서 어디 큰 뉴스에도 나왔고,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3년 연속 성장상을 받고 있는 회사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와 직무가 너무나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렇게 1차 검열이 끝나갈때쯤, 그녀는 나 정도면 연봉을 100,000CHF(약 한화 1.7억) 정도 생각하면 된다 했다.
속으로 “진짜 미쳤다!!!! 이게 내가 생각한 스위스 프랑으로 뚜둘겨 맞는 금융치료인가? 그래 내가 여기 온 진짜 이유지 예쓰!!!” 그렇지만 애써 티나지 않은듯 “아 그렇군요 네 감사해요 기대했던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하지만 다리는 달달달, 심장은 10년 이상 된 경기도 안성의 디젤 포터 엔진 소리 같이 떨렸다.
1차 검열?이 끝나고 그녀는 개인 메시지로 수고했다라는 내용과 함께 그 회사의 JD와 이력을 다시 한번 보내줬다. 그리곤 자신의 고객사와 일정조율 후에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을 준다고 했다.
오.. 체감 된다. 아 나 좀 치네? 아내에게 면접 썰을 풀었더니 난 이미 합격자 수준의 환대를 받았다.
“역시 공대남!!! 미쳤다 남편 최고 최고!! 가즈아!!
내 아내는 부산 사람이다. 사투리가 아예 없어서 평소 사람들이 부산 사람인줄 정말 모른다. 그런 그녀가 이따금 부산사투리가 나오는데 그때는 진짜 찐이다.
“마 초짜주부남 좀 치노!!! 쉐키마 서위쓰 별거 엄노!!!”이 톤으로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아주 몽블랑, 알프스 저리가라 이상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렇게 연락을 준다고 했던... 사진과 큰 차이가 있던... 나의 실체를 믿지 않았던... 새하얀 건치 미소를 보이던... 나의 가브리엘라.... 늦어도 2주 내에 연락을 준다고 했던 그녀. 당최 연락이 없다
근데 그녀는 취업사이트에는 언제나 로그인으로 되어있다 메세지를 보내니 읽씹을 하네? 이쉐키 마 잠수를 타? 얘가 진짜 사기꾼이였나? 다시 프로필 사진을 보니 헤드헌터 이력이 화려하고 친절해보이던 미소가 이젠 특유의 사기꾼으로 느껴지고 건치의 환한 앞니가 나를 약올리며 특히나 더 해맑다. 아 빡치네.. 안 됐으면 연락을 주던가 왜 읽씹을 해? 로그인은 왜 또 풀 접속이야? 내 정보 털어갔나? 이게 인종차별인가?? 등등
이해+배려+분노+화해+기다림+소망+용서+자책 등 혼자 대하 드라마 허준급으로 감정씬을 1인 다역으로 소화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나의 가브리엘라...너는 능력있는 헤드헌터니까.. 승질머리 급한 한국인이라 미안했어.. 내가 기다릴게 이렇게 3주를 날렸다.
오자마자 기분 좋을 시간도 부족할 판에
1주차 오 나 좀 치는데? 이게 나의 진짜지 한국은 작아
2주차 아니 나 뭐 잘못했나? 아냐 바쁠거야..
3주차 왜 얘는 읽씹을 해? 빡치네 진짜
아내에게 말하자 “잊어버려 좀. 헤드헌터 쪼지마 원래 외국은 그래. 연락오겠지 그냥 좀 여기를 즐겨 그렇게 일이 하고 싶어?“ 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래... 해외취업이 진짜 쉽지 않지.. 첫술에 배가 부르는건 어려워 가 느껴졌다. 추가로 “영어를 잘 하긴 했어~? 해봐”
(아내는 영어로 일을 하고 불란서말이 무척 능통하다. 이때는 사투리가 아닌 다시 서울말로 했다. 그럴때가 더 무섭다.)
아내도 기대가 나 못지않게 컸을 것이다. 그러기에 아쉬움에 티는 안냈지만 속으로는 나와 같이 대하 드라마를 찍었을터.
한창 그 상황 속에서 천불이 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반 포기상태쯤, 갑자기 그 소개를 받았던 스타트업 회사 CEO에게 다이렉트 메세지를 받았다.
“Hello, Mr.초짜주부남”
이 아저씨는 또 뭐야? 참나 얘는 사진이 더 해맑네?
왜 가브리엘이 아니고 직접 연락이 오지?
아 뭐지? 이 놈도 사기꾼인가? 둘이 약 올리나?
날 뭘로보고? 한국인은 건들면 맵다?
그래 좋아
이번엔 니가 이상한 놈이 아닌걸 증명해야 할거야
그래 안녕은 하다 짜샤
나 니네 회사 관련 있는 헤드헌터랑 싱크 면접 했는데
3주가 지났어.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
혹시 진행 중이야? 아직 채용은 하냐?
다음편에 계속...
투 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