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속과 정지
바이크가 잘 출발했다면 이제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멈출 줄을 알아야 한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바이크는 속도가 빠를 때 보다도 느릴 때 더욱 위험하기에 이때 바이크를 잘 컨트롤할 줄 알아야만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이 가능하다. 감속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브레이크를 이용하는 방법과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 두 가지가 함께 동작하면서 감속이 이루어 진다고 보면 된다.
먼저, 브레이크를 이용한 감속 및 정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통상 바퀴가 2개인 바이크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의 브레이크가 존재한다. 브레이크는 바퀴에 달린 디스크를 캘리퍼의 브레이크 패드가 조임으로써 발생한 마찰력을 이용해 회전하는 바퀴를 멈추게 하는 제동 장치를 의미한다. 앞바퀴에 제동을 걸기 위한 레버를 프런트 브레이크라고 하며. 통상 핸들 오른쪽에 레버 형태로 존재한다. 뒷바퀴를 멈추기 위한 브레이크는 오른쪽 풋 페달 앞에 위치한다.
브레이크는 현재 속도와 멈추기를 희망하는 위치까지의 예상 제동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천천히 작동시켜야 안정적인 정차가 가능하다. 아울러, 프런트 브레이크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만 이용하는데 이는 도로 상황에 따라 스로틀을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상황 등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파지법은 특히 오르막 경사에서 출발할 때 유용하다.
보통 프런트 브레이크와 리어 브레이크의 성능은 8:2 정도의 비율로 작용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프런트 브레이크를 이용해 제동 및 감속을 하며, 리어 브레이크는 강력한 브레이킹이나 코너링에서의 자세 제어 등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한다. 나의 경우는 두 개의 브레이크를 적절히 혼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엔진 브레이크는 기어를 저단으로 변속하고 스로틀을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엔진의 회전 저항으로 출력이 낮아짐에 따라 점차 감속되는 원리를 이용한 제동 방법이다. 쉽게 말해 스로틀을 놓게 되면 더 이상 엔진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크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결국에는 멈추는 것이다. 이러한 감속 방법은 불필요한 연료 연소를 줄이고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의 소모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하겠다. 특히 한계령과 같이 내리막 길이 길게 이어지는 코스에서는 반드시 엔진 브레이크를 잘 활용해야 브레이크 패드 과열 등을 방지할 수도 있다.
라이딩 테크닉의 기본은 주변 교통의 흐름을 잘 따르고 앞서가는 차량이나 뒤에서 접근하는 차량의 행동을 예측해서 사전에 대비하는 방어 운전이 필수여서 적절한 브레이킹은 안전한 라이딩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가령 전방의 신호등이 점멸 상태이거나 노란불이 들어온 상황이라면 앞 차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감속을 시작해야 하며,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후방 차량을 위해 차선을 양보하거나 주변 차량의 속도에 맞추어 진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어 운전을 위해서는 감속과 가속을 적절히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듯 주변 교통 상황에 따라 감속이나 제동이 필요할 때, 엔진브레이크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스로틀을 풀어 바이크 스스로 감속하도록 유도하면서 속도에 따라 기어를 저단으로 내려준다. 그러면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하며, 점차 속도가 줄어 들면 앞 차 또는 목표 제동선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서 마지막에 브레이크를 천천히 잡아 멈춰주면 된다. 다만 현재 속도에 비해 기어를 지나치게 낮은 단수로 내리면 바이크는 굉음을 내며 급격히 속도를 줄이게 되는데 이런 경우 엔진과 기어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적정 속도와 출력에 따라 기어를 조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긴급한 상황에서는 강하게 브레이크를 잡아 충돌을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다면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앞뒤 브레이크를 모두 잡았다고 치더라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프론트 브레이크의 압도적인 제동력 때문에 앞 바퀴는 멈추고 뒷 바퀴는 계속 굴러가므로 차체가 한쪽으로 꺽이게 될 것이다. 그나마 ABS가 장착된 바이크라면 강한 브레이크 작동으로 바퀴가 잠기는 것을 방지하면서 자세를 제어해 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미 멈춘 앞 바퀴를 축으로 바이크 차체가 공중제비를 돌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코너링 중의 브레이킹도 매우 중요한데 2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바이크의 특성상 좌우 회전이나 S자 형태의 굴절 구간을 안전하게 지나기 위해서는 속도 유지가 관건이다. 특히 코너링 중 급격한 브레이크 작동은 슬립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커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안전한 코너링을 위해서는 코너 진입 전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속도를 충분히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너에 진입한 후에는 엔진브레이크와 미세한 스로틀 조작으로 속도를 유지해야 최적의 뱅킹각을 얻을 수 있다. 코너가 끝나가고 완전한 탈출구가 보이면 이때부터 서서히 속도를 높여 간다. 그런데 긴급한 상황으로 부득이 브레이킹이 필요한 경우라면 조향에 영향을 미치는 프론트 브레이크 대신 리어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덜 위험하다.
최근 출시되는 바이크는 ABS 등 긴급 제동 시 자세를 제어해 주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항상 안전에 주의하고 가급적 급제동할 일을 만나거나 만들지 않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감속과 제동 시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바이크가 정지할 지면의 노면 상태이다. 바닥에 기름이 고여있거나 자갈이 있는 경우, 혹은 다른 지면 보다 깊이 파여있는 경우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그 이유는 바이크가 멈추고 라이더의 발이 착지했을 때 작은 돌멩이나 기름 등으로 미끄러지거나 움푹 파인 지면에 발을 짚으면 균형을 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겨울철 결빙 구간이나 비 오는 날 도로 위의 페인트로 표시된 각종 표지부(차선, 횡단보도, 제한속도 표시 등)는 매우 미끄럽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바이크가 정지하기 전에 먼저 눈으로 노면 상태를 확인하고 발을 착지하면서 한번 더 체크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급제동과 급가속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고배기량 바이크의 경우 작은 동작이나 조작만으로도 생사를 오갈 수 있음을 유념하고 아기 다루듯 조작해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TIP
*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해야 한다. 공도에서 마주치는 적대적인 운전자들의 매서운 눈빛만큼이나 주차장에서의 시선 또한 따가운 것이 현실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항 가목의 5)에 따르면 엄연히 바이크(이륜자동차)는 자동차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자동차세도 납부하고 있다. 심지어 주차장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주차장 내에 이륜차 전용 구역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주차장 출입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바이크 주차가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는 주차 공간이 여유로운 곳에서는 주차면에 세우지만 그렇지 못한 혼잡한 곳에서는 주차장 내 삼각지대와 같은 자투리 공간을 찾아 주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