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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주기적인 Pattern

'회사편' - 회사(=사업주, 경영자)의 생리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by 현실직장

여러분은 연중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여 수행할 것이며, 매년 동일하게 반복하는 업무도 있지만 수시로 발생하는 1회성 업무도 있을 것입니다.

개별 조직에서 수행하는 전문 업무 외에 회사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공통으로 진행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Event성이 아니며, 회사의 기본 운영 체계로써 매년 동일한 시기에 반복하여 진행됩니다.


회사별로 진행하는 시기는 수개월씩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특히 계절성이 있는 업종은 더 그러할 것이지만 매년 진행하는 사항들은 동일할 것이며, 시기별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사항들을 예측하여 준비하고 계획하여 대응하는 것이 직장생활을 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월 연간 계획과 목표 수립


지난해 말 진행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으로 회사는 뒤숭숭합니다. 특히 개인별 평가와 승진 결과에 따라 직원들의 마음은 제각각입니다. 이 시기는 조직 안정화가 우선이고, 새롭게 구성된 조직에서 해야 할 일들을 수립해야 하며, 개인별 목표도 세워야 합니다. 기본적인 업무는 수행하지만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시기입니다.


성과가 좋은 회사는 보너스도 지급하겠지만, 이것 역시 개인별 지급 수준의 차이가 있어 직원들은 만족하거나 불만족스럽습니다.


2월 설 명절


대개 2월에는 설 명절이 있습니다. 기간이 길든 짧든 연휴를 기다리게 되고, 지방의 친지를 찾아뵙는 분들은 이것저것을 준비하느라 개인적으로 바쁩니다. 특정 회사를 떠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명절이기에 회사에서는 많은 일들을 명절 이후로 미루어집니다.


회사에서는 연말정산도 진행하는데, 사전에 납부한 세금 수준에 따라 환급을 받는 사람도, 더 내야 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직장인은 유리지갑이라 큰돈을 기대하지도 않고, 다만 더 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3월~6월 집중적인 업무 추진


지난해 진행된 평가나 조직개편 등에 따른 여파도 봄눈 녹듯 녹아내리고, 기다리던 명절 연휴도 지났습니다.


연초 어수선한 시기에 수립한 계획과 목표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고, 빠르게 정상 궤도로 진입합니다. 회사 업무는 1년 동안 진행되지만 보통 이 시기에 대부분의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고 완료되어 1년 성과가 판가름나게 됩니다. 직원들 모두가 알아서 으샤으쌰해서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Leader들의 재촉에 바빠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직원들의 평가는 연말에 진행되지만, 조직이나 Leader에 대한 평가는

상반기 실적을 기초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일이 많아지고 하고자 한다면 집중해서 협업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6월이 되면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반기 실적을 챙깁니다. 거짓을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6월 말이 오기 전에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바쁘게 움직이도록 채찍질당하는 때입니다.


연봉은 이미 조정되었을 수도 있고 이 시기에 조정될 수도 있지만, 매년 회사는 전년 실적이 좋지 않거나 내년을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크게 올려주지 않습니다. 큰 기대는 없지만 전년 평가가 좋았던 직원은 기대를 하다가 실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7월~8월 여름휴가


날이 더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여름휴가를 갑니다. 최근에는 여름뿐만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회사들도 많지만 대개 남들이 사용하는 이 시기에 휴가를 가고, 보통 여름휴가 4일에 연차휴가 1일 그리고 앞뒤의 주말을 더해 9일간 휴가를 갑니다. 특별한 계획이 없는 분들은 보기 싫은 사람과 일정을 달리하여 더 길게 보지 않으려 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일을 미루는 시기입니다.


반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을 벌이는 Leader가 있다든지, 동료가 긴 휴가 중인 상태에서 돌발 사태가 벌어지면 남은 사람들은 평소보다 2배, 3배 일 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칫하면 8월로 예정한 여름휴가를 제때에 못 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연봉제를 이유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지급하는 회사의 직원들도 그 금액도 크지 않거니와 본래 받아야 할 돈을 나눠서 받는다 는 생각에 크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9월 추석 명절


여름휴가 시즌이 지나고, Leader들은 조직을 다잡아 채찍질하려 하지만 9월에는 또다른 명절, 추석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은 금방 잊고 새로운 연휴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Leader들도 직장인인지라 초반에는 반짝이다가 추 석 이후로 일들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에 성과가 부진한 Leader는, 본인의 직장생활이 달려있기 때문에 명절 은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 부쳐, 직원들은 불만이 쌓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특히 추석 명절이 10월인 해에는 여름휴가 시즌 후인 9월은 여유로운 시기가 아닙니다.


10월 마무리 또는 일 벌이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4분기에 접어들면서 한 해가 다 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다가올 평가와 조직개편을 생각하며 이런저런 소문들이 돌기 시작하고, 모든 것들을 본인들의 미래와 연관지으며 발표를 기다리면서 지난 9개월을 정리하는 때입니다.


9월과 마찬가지로 성과가 미흡한 Leader들은 여전히 밀어붙입니다. 이미 본인의 미래는 80% 이상 결론난 상태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들을 동원하여 본인의 것을 챙기려고 합니다.


11월 싱숭생숭 시기


하루하루 조직과 평가, 인사 발령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직원은 직원들대로, Leader들은 그들대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그렇게 밀어붙이던 사람들도 이제는 발표의 날만 기다리며 안절부 절 못하든지 아예 내려놓고 생활하기도 합니다.


12월 조직개편과 인사평가


그토록 기다리던 조직과 인사발령, 그리고 개인의 평가가 공개됩니다. 기대했던 바대 로라면 싱글벙글이고, 기대에 못 미친 경우라면 불만투성이이며 지난 한 해를 후회하고 관련된 사람들을 미워하게 됩니다. 평가에 대한 배신감과 그에 따르는 보너스와 연봉 수준을 상상하면 더 갑갑해지고, 거기에 더해 본인과 맞지 않는 사람이 계속 있다든지 새롭게 부임하게 되면 본인이 일 할 다른 조직을 찾는데 바쁩니다.


전반적으로 그런 상황에서 조직이나 본인의 자리에 변화가 없는 Leader들은 내년을 준비한다며 벌써부터 나서며 서두릅니다. 실망과 고민에 빠진 직원들에 대한 생각은 없고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송년회와 환송, 환영회가 벌어집니다. 기분이 좋지 않아 내키지 않은 사람도 목구멍이 포도청이기에 참석하게 되기에, 대개 즐거운 사람보다는 회식자리의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때로는 직장생활의 하루, 일주일, 한 달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때로는 괴롭기까지 하지만 해가 바뀌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한 해가 얼마나 정신없이 지나갔는지도 느끼게 됩니다. 바쁘다는 생각과 스트레스로 매년 동일한 과정들을 쳇바퀴 돌 듯 지내다 보면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게 되고 그러는 동안 회사 내에서 성장도 하겠지만 나도 모르게 나이도 먹어가게 됩니다.


예측이 가능한 주요 일정에 맞춰 일과 개인 삶 모두에 집중하세요.


직장생활에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들이 늘 존재합니다. 미리 준비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발생하여 마음만 바빠지게 되고, 자칫하면 일과 개인 삶의 균형도 깨질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회사의 업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기에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수행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부분들은 미리 준비하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 단위의 주기적인 회사 일정을 염두하여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그러한 일정을 이용하여 편하게만 지내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개인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에 잘 활용하시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여러분 혼자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고, 같은 조직의 동 료나 다른 조직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혼자만 급하고 중요하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을 포함한 동료들이 함께 일할 수 있을 때에 집중해서 업무를 수행하고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여러분의 미래와 개인 삶을 위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십시오. 예를 들어, 연초나 연말은 조직이 바뀌고 직원들의 소속이 바뀌어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특히 결재권자들이 바뀌는 시기에는 어느 누 구도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시기로 이런 때에는 무엇이든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게 되어 일정 부분 직장생활의 여유가 생깁니다. 반면 다른 동료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바쁜 시기에 개인적인 것만을 추구한다면 직장 내의 인간관계도 안좋아지고, 업무 측면의 성과도 만들지 못할 것이고, 결국 1년 내내 이룬 것 없이 늘 고만고만한 생활이 될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똑같이 늘 바쁘게만 생각하고 생활하면서 1년을 헛되이 보내기 마시고, 계획적인 직장생활을 습관화하십시오. 하루 단위도 중요하지만 월이나 분기 단위로 범 위를 넓혀 집중적으로 일을 해야 할 때와 그러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하여 회사에서 성과도 내며 인정받고, 개인적인 삶의 질 - 여행이나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 - 도 향상하십시오. 무엇이든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갑자기 여유로운 상황이 주어져 시작하는 경우와 미리 계획하여 시작하는 경우에서의 만족감과 성공 확률을 생각해 보십시오. 또한 언제까지 - 다시 바빠지기 전까지 -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더 열심히 해 성취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다음 해에 같은 목표, 계 획, 실행들을 반복하고 또다시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년 정해진 Pattern에 수동적으로 매몰 -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이하듯 ‘또 그때가 왔군’ 등의 반응과 수용 - 되어 한해한해를 보내지 마시고 주기 적인 것들을 고려하여 개인적인 목표와 마일스톤을 세워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삶을 운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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