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성장의 한계는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편' - 회사(=사업주, 경영자)의 생리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by 현실직장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여러 등급의 학교 출신, 다양한 전공 학위를 가진 신입사원들을 뽑는다는 것은, 그 회사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고용하여 사회적으로 이바지한다던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는 명목 상의 이유보다는, 회사의 목적대로 잘 쓸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매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시기에 언론에 비추어지는 것은 몇천명 또는 몇만명의 고용창출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 수만큼의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든지 자발적으로 퇴사하게끔 유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이야 여러분의 입장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얼마나 못했으면, 내가 더 잘할거야’라는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를 잘 납득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이런 현상은 과거 회사가 매년 두자리나 세자리 이상으로 급성장하던 때를 지난 이후에는 계속되는 현실이기에, 언젠가는 여러분도 그 대상이 될 것임을 먼저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아니야, 난 그때가 되어도 나가야 되거나 내보내지는 대상이 되지 않을거야’라고 굳게 믿고 계신 분들께 아래 내용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핵심인재가 아닌 일반적인 직원을 선발하는 과정입니다.


함께 입사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분의 학력이나, 인맥, 지연 등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수준이 낮다면 여러분의 미래는 어느 정도 이미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 어려운 취업 과정에서 대부분의 회사는 왜 학력, 학점, 영어점수, 가정환경 등의 기초자료만을 보고, 회사별 특성이 반영된 적성시험과 인성시험을 보고 인력을 채용할까요?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회사들은 그 회사만의 문화와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덤비지 않고 잘 따라올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적으로 걸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그 회사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나갈 인재를 뽑는 것이라면, 그런 단순한 자료와 시험만으로 높은 경쟁상황에서 여러분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적성시험은 어느 정도 일을 해낼 수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커트라인 성격의 시험이고, 인성시험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돌아이 테스트이자 그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 즉 회사에 잘 순응할 것인가를 보는 척도입니다.


다른 측면으로, 여러분에게는 긴 시간이었겠지만, 객관적으로는 짧을 수 있는 채용기간에 어떻게 20대 중후반의 젊은이가 살아온 과정과 현재의 능력 그리고 앞으로의 발 전 가능성을 검증해서 인력을 뽑을 수 있겠습니까? 모자라지도 않고 튀지도 않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걸러 뽑는 것입니다. 학창시절의 경험, 해외생활, 봉사활동, 창업, 동아리, 경진대회 수상 등을 강조하는 듯 하지만, 이것은 사회에서 말하는 창의적 인재를 뽑는다는 명분 때문에 보는 기본적인 사항이지 취업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사하신 후에 여러분은 그 많은 경험들이 직장생활에서 도움, 회사가 원하는 방향대로의 도움으로 크게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어느 회사의 어느 조직에서도 회사일은 어느 정도의 국어, 산수 실력과 짧은 영어 실력이면 다 배우면서 할 수 있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은 반복되는 같은 또는 비슷한 일이고, 상사와 회사에 복종하는 자세라면 다들 잘 지낼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입사 전 취업을 꿈꾸며 생각해 보았던 뛰어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밤새 꾸며 보고하고, 이것이 승인되어 성공하는 모습은 아예 꿈도 꾸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생각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해본 것이거나, 제 아무리 학창시절에 뛰어난 성적을 받고 다양한 경진대 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더라도 회사의 입장에서는 정말 허접한 그런 기획서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용은 따로 뽑는 것이고, 개천에서 쉽게 나오는게 아닙니다.


그런 아이디어와 성과를 내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여러분과 같은 - 오해는 마십시오 - 일반적인 계층에서 뽑힌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최고 대학, 최고 학부 또는 해외의 유명한 대학을 나온 박사급의 높은 학력이 있는 사람들을 그런 용도로 따로 뽑는 것입니다.

신입사원이 아니라면 특히 해외에서 학위를 받고 외국기업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에 경력으로 입사한 사람들이며, 이런 사람 들은 회사 경영층도 본인들보다 어떤 부분에서는 낫다고 인정하고 판단해서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고 맡기고, 따르려고 뽑은 것입니다. 이들이 계획하고 기획한 방안들을 실행하여 성공하면 언론에 크게 나는 젊은 인재, 젊은 임원이 되는 것이고 실패하게 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바로 나가게 또는 내보내지게 됩니다.


세상은 겉으로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 특 히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아이디어를 내도 승인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각종 방안을 결정하는 사람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인데, 같은 안을 제시해도 의사결정자가 들어보겠다 싶은 사람 말은 들어갈 것이고, 어디 한번 해봐라 하는 사람은 그 무엇을 가지고 가서 이야기해도 알았다 정도인게 현실입니다. 어디 한번 해봐라 했다가 갑자기 느낌이 확 와서 이거 좋네라고 생각하는 경우 - 여러분이 바라는 그런 일 – 는 아마 1%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있더라도 그 방안은 여러분이 아닌, 의사결정자가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 전해져 실행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럼 나는 뭔가, 진정 나는 일반계층으로 선택됐으니 한낱 소모품으로 써 먹히다가 그냥 버려지는 그런 신세일뿐인가’라고 자책하지는 마십시오. 일반계층으로 선택되었지만 크게 성공하는 일부, 아주 극히 일부는 있습니다. 여러분이 일하는 곳에 Owner의 자녀가 일하고 있어 친해진다든지, Owner나 의사결정자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어 좋은 성과를 내어 키우는 사람으로 뽑히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왜 기업에서 임원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까요? 이런 일들은 일반계층 출신으로서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 수준보다 더 높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다가 성장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단, 그렇게 되기를 원하신다면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고 계신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하고 더 높은 성과를 내셔야 할 것입니다. 또는 일도 동료도 후배도 필요없이 무조건 상향 위주로만 생활하면서 동료나 후배의 성과를 빼앗고 윗사람의 입맛에만 맞추다가 이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해서 임원이 되더라도 더 높은 임원으로 성장하기에는 또다른 벽이 있기 마련입니다.


너무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여러분을 선동해서 질 나쁜 직장생활, 서로 미워하고 상처를 내는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현실 속의 진실을 전달해서 각자가 각자에 맞는 옷을 입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행복을 찾도록 하고자 함이고, 이런 작은 개개인의 행복들이 모여 사회의 행복까지 이어지기를 바 랄 뿐입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일반적인 수준에 적합하게 최선을 다하세요.


여러분이 받는 대가, 월급이나 연봉은 선불제입니다. 매년 평가를 통해 연봉 인상률을 결정하는데 익숙해져서, 여러분이 올해 잘하면 평가를 잘 받고 이에 걸맞은 인상을 받는 후불제가 아닙니다. 신입사원 1년 동안 무급으로 일하신거 아니잖아요? 먼저 회사가 정한 월급, 연봉을 받기 시작하면서 일을 하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처음을 적게 책 정한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신입사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도 있고, 놀랄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 것입니다.


너무 앞서가고 성장하려고 발버둥치며 여러분을 망치지 마십시오. 여러분 개인이 망가지면 이 세상의 1명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주변의 사람들 - 대표적으로 부모님 등의 가족 - 이 같이 망가지는 것이고, 이게 커지면 그 주변 사람들의 주변 사람들까지도 망가지게 되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여러분에게 회사가 주는 처우만큼만 일하고 성과를 내도록 신경쓰시면 됩니다. 회사가 바라는 것도 바로 그 정도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받는 처우를 초과해서 애쓰시지도 말 것이지만, 그 미만으로 인해서 동료들을 힘들게도 하지 마시고, 여러분 수준에 걸맞도록 적당하 게 직장생활을 잘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keyword
이전 15화지금의 연봉제는 나누는 모수만 바꾼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