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편' - 돈 받고 일하기 시작하는 사람이 끝까지 가졌으면 하는 마음
취업의 과정이 무난했든 어려운 시간을 거쳤든 이제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했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생각하고 알아보고 들은 것들도 많고, 직장인으로서 하고 싶은 일들도 많고,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자신감과 의욕이 넘칠 때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회사라는 새로운 조직에 갓 입사한 햇병아리임을 잊지 마십시오. 학창 시절에는 많은 후배들의 선배였고 나이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에 발을 들인 것이고 회사에는 여러분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직장생활의 방향과 만족감 그리고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작을 잘해야 합니다. 밝은 마음가짐과 배우는 자세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십시오. 여러분이 지금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은 업무 역량이 아니라 인성입니다.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세요.
여러 해의 직장생활을 통해 본인만의 기준이 만들어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생각과 행동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신입사원으로 금방 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고 빠르게 변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에 입사하기 전의 평소 모습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조직과 사람들 사이에 새롭게 합류한 사람은 누구나 조직에 적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자 노력하지만 그 정도가 과하면 결국 쉽게 변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에서 하지 않았던, 어울리 지 않은 옷을 입은 것과 같이 생활하여 느끼는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어지게 되면 얼마 가지 않아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기존 사람들 역시 여러분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생소하기 때문에 초기에 보이는 여러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 게 되는데, 그런줄 알았던 사람이 빠른 시일 내에 변한다면 억지로 만들어낸 처음의 좋은 모습은 금방 사르라들고 신뢰를 잃게 될 것입니다. 플러스 10점이 되었다가 금방 마이너스 10점이 되느니, 처음부터 0 또는 플러스나 마이너스 2점으로 인식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잘 모르고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아 정장을 입고 다녔을 때 누군가가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하라고 하면 그렇게 하십시오. 직장 생활 내내 정장을 입고 다니지 않을 것이라면 괜한 고집을 피우지 마시고 말입니다. 모두가 캐주얼 복장으로 생활하는데 혼자만 끝까지 정장차림으로 단리 수도 없을뿐더러 얼마 후에는 여러분 스스로가 불편하여 정장을 벗어던질 것입니다. 이런 경우 선배들은 ‘참 잘 견디다가 바뀌었구나’라고 하기보다는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이 더 많 을 것입니다. 회식자리를 갖고 난 다음날 꿀물 등의 해장거리를 사서 대접하는 것도 앞으로도 계속할거라면 하시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아예 하지 마십시오.
직장생활의 처음부터 끝까지 중요한 것은 적당함입니다. 기존에 형성된 문화와 방식에 순응하여 그에 따라 움직이면 됩니다. 초반에 잘 보이려고 한 오버액션들이 나중에는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올 확률이 높습니다. 직장생활에서 선배와 동료들 간에 좋은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좋으면 나빠질 길만 남게 됩니다. 안좋게 보이 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여 적당한 수준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시면 여러분에 대한 이미지와 감정은 점차 좋아질 길만 있을 것입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여러분도 이제 어엿한 직장인인데 아무 일거리도 주지 않고, 주는 일이라고는 복사나 우편물 배달뿐이라고요? 당연한 상황입니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이미 회사 내에서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여러분은 그것에 대해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이미 진행하고 있던 일을 어떻게 신입사원이 들어왔다고 같이 할 수 있겠습니까? 곧 정해진 OJT - On the Job Training - 가 있을 것이고 여러분을 담당하는 선배도 지정되어 일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바쁜 줄만 알았던 직장생활, 하루 8 시간이 정말 안가고 지루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마십시오. 나중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고 쉴 수 있을 때 쉬었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시기는 본인의 일을 맡아 수행하는 선배들이 쉬는 시간을 함께 하며 사람을 알아가고 인간관계를 맺으면 충분합니다.
또한 다른 조직에 배치된 동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하면서도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지 마십시오. 이제 얼마 하지도 않은 직장생활입니다. 그 누구도 동기 여러분들을 비교하여 평가하지도 않으며, 동기가 하는 일도 알고 보면 허드렛일일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것보다 선배들과 어울리며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맺는 것이 지금의 시간을 더 잘 쓰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무조건 배우십시오.
여러분의 학벌이 어떻든 성적이나 IQ가 어떻든 여러분은 선배들과 업무적으로 경쟁하 여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똑같은 교재를 나눠주고 시험을 보는 경우라면 점수가 높 을 수는 있지만, 회사의 업무는 지식 외에도 업무 경험과 Know-how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조직 내 모든 사람들에게 여러가지를 배우십시오. 사실 여러분이 가릴 것도 없겠지만 혹 업무의 경중을 가린다든지 선배가 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지 마시고 그냥 배우십시오. 지금은 다방면의 일들을 깊이없이 배우며 전반적으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선이 필요한 기존의 방식이 보이면 나중에 여러분이 주관하여 업무를 수행하거나 선배와 협의를 할 때 의견을 개진하시면 됩니다. 볼품없는 일들도 불만없이
수행하십시오. 지금 여러분에게 가치없게 인지되는 소소한 것들은 회사와 조직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매일 주어진 업무에 대해 기록을 남기십시오. 정해진 양식이나 방법은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연말 평가를 위해 업무실적을 기록해 놓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기재하시는 것입니다. 회사 업무는 대부분 처리하는 순서와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일을 여러번 해보면 자연스럽게 머리와 몸에 익숙하게 되지만 여러가지 일을 드문드문 처리하는 여러분은 익숙해질 때까지 처리 과정을 기재하여 활용하시면 됩니다. 이것은 나중에 업무 개선을 담당할 경우에도 좋은 기본 자료가 될 것입니다.
자존심을 내세워 부끄러워하지도 마시고, 궁금한 것이나 잊어버린 것은 항상 물어보십시오. 단, 여러분이 필요할 때마다 아무 때나 물어보지는 마시고 선배가 바쁘지 않아 보일 때 질문해도 되냐고 물어보고 물어보십시오. 여러분의 선배들은 본인의 업무를 진행하느라 바쁘고 스트레스도 쌓여있으며 빨리 처리하고 퇴근하고 싶으니, 상황을 봐 가며 질문하고 배우시라는 것입니다. 좋은 것만 말고 안좋은 것들도 배우시기 바라며, 안좋은 것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배들과의 자리에 많이 참석하세요.
점심이든 저녁 식사나 술자리든 선배들과의 자리에 가급적 많이 참석하십시오. 최근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억지로 참석시키려 하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이 개인 일정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참석할 수 있지만 지금 시기에 참석하면 할수록 여러분에게 도움만 될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같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자리는 잡담만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대부분은 업무와 회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가정 등 개인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도 나눕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빠짐없이 들으려 노력하고 술을 마셨더라도 기억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많은 선배들이 다년간에 걸쳐 쌓은 경험이나 현재 조직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여러분은 짧은 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런 경험과
과거 이력을 얻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셈입니다. 항상 같이 어울리는 선배들과 만의 자리에 참석하지 말고 이쪽저쪽의 선배들과 자리를 함께 하시면서 선배들의 성향도 파악하고 Keyman도 파악하십시오. 선배들 간의 역할관계나 조직이 운영되는 분위기를 알 수 있고, 앞으로 여러분이 주요하게 배우고 따른 선배를 마음속으로 선택하는데 필요할 것입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업무를 떠나 조금은 편안한 자리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여러분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합니다. 학교에서의 선배 입장을 벗어나 신입사원의 자세로 소소한 심부름도 하며 좋은 인상을 심으십시오. 아무래도 마음이 가고 좋은 이미지의 후배에게 더 친절하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지 않을까요?
동기들과의 인연을 유지하세요.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동안 교육, 연수를 받으며 동고동락한 동기들과의 관계를 유지하십시오. 벌써부터 경쟁자로 인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경쟁자는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타날 것이며, 지금의 동기는 여러분 그리고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될 것입니다.
교육 후에 다양한 조직으로 배치된 동기들만큼 여러분의 업무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른 조직에 요청할 사항이나 확인할 사항이 있을 경우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동기가 있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으며, 각 조직별로 돌아가는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직장생활에 중요한 사항입니다. 중도에 퇴사를 하거나 이직을 한 동기와도 관계를 유지하여 다른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와 정보도 공유하고 개인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서로 상부상조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회사로 이직한 동기의 경우 여러분의 이직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하십시오.
어느 정도 업무도 익히게 되고 인간관계도 맺게 되면 조금씩 직장생활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과 사람에 적응하여 어울려 생활하는 것은 맞지만, 공과 사를 잊고 행동해서는 안됩니다.
친한 관계가 되면 형, 누나, 언니, 오빠와 같이 사적인 관계에서나 사용하는 호칭을 쓰거나 반말로 대화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관련된 사람들은 편할지 몰라도 그 외 선배나 동료들이 바라볼 때에는 부적절하고, 실제 여러분이 업무를 잘 수행했을 경우 에도 편애하여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까지 오해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직장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도 중요하기에 사적인 관계로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그런 감정과 관 계는 사적인 자리에서만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개인의 물건을 너무 많이 회사에 가져다 놓지 마십시오.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 는데 필요한 사무용품과 집기는 모두 회사에서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의 일부는 회사에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지만, 아예 집인지 사무실인지를 헷갈리게 할 정 도로 개인 물품을 가져가 사용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회사 물품을 집으로 가져가지도 마십시오.
아니다 싶으면 일찍 떠나세요.
그토록 갈망하던 직장인이지만 막상 생활을 해보면, 여러분이 생각했던 바대로 움직이는 것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회사 자체가 그럴 수 있고, 배치받은 조직이 그럴 수 있고, 타의에 의해 함께 하게 된 선배와 동료들이 여러분과 맞지 않을 수 있고 말입니다. 특히 같은 시기에 취업한 학교 친구와 비교했을 때 처우 수준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이니만큼 쉽게 퇴직하기도 어려울 것이지만, 여러분이 불편한 상황이라면 깊이 고민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불편한 사항들은 시간이 간다고 해서 쉽게 또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사항들이 아닐 것입니다. 계속해서 불편해질 확률이 높으며, 처음부터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을 감내하며 끝까지 지속하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고 조만간에 다시 퇴직을 생각하시게 될 것이며, 그때는 신입사원으로 다른 회사에 취업할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회사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곳입니다. 싫은 것을 참으며 꾸역꾸역 지내다가 인내심의 한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길이 없으면 몸과 마음을 상해가며 어쩔 수 없이 다니게 됩니다. 바로 돈맛(?)을 들였고, 매월 들어오는 돈의 사용처는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심도있게 고민하여 빠르게 결정하십시오. 여러분이 마음을 바 꾸든 참고 견디든 지금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지속할 것인가, 다른 회사로의 이직이나 학업 등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인가를 말입니다.
모든 것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것은 이해하지만 존재하고 있던 조직의 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적응하도록 적당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십시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여러분 개인의 가치관에 더해 직장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입니다. 초창기에 익히고 만들어지는 기준이 직장생활의 끝까지 따라가게 되기 때문에, 신입사원 시절에 올바른 기준과 가치관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시작이 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