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날이 어떻든 주어질 날을 살아가야 한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과거를 구구절절 늘어놓아도 봤지만 이제는 의미 없기에. 지나간 날이 어떻든 주어질 날을 살아가야 한다. 죽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 이유는 차차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겹벚꽃을 보러 다녀왔다. 아직 4월 중순인데, 땀이 죽죽 흐를 만큼 더웠다. 그래도 잘 가꾸어진 나무들과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무척 아름다웠다. 겹벚꽃은 살면서 처음 봤는데 벚꽃보다 모양새가 풍성하고 색이 진했다. 그동안 혼자는 종종 봄을 즐기러 쏘다녔지만 가족들과는 오랜만의 나들이였다. 즐겁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자꾸 눈치가 보였지만 웃으며 잘 넘겼다. 이제 당분간은 조금 거리를 둘 생각이다.
오늘은 꼭 방을 정리할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책상을 정돈하고 바닥을 닦고. 러닝도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마 못 할 것 같다. 저녁은 거를 생각이다. 왜인지 입맛이 없고 먹는 행위를 하고 싶지 않다. 분명히 내일 오전이 되면 배가 고플 텐데 아침으로 어떤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은 편의점에서 대충 먹었는데... 건강하게 챙겨 먹고 싶다. 고민을 조금 해봐야 할 것 같다.
기분은 대체로 조금 우울했다. 하지만 사람은 문제없이 대할 수 있을 정도로. 음, 보호요인이 동시에 위험요인이라면 그건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걸까? 보호요인을 늘렸다고 생각했는데 그 효과가 커질수록 위험요인도 같이 커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오늘이 많이 불안했을 텐데 지금은 이상하게 불안하지가 않다. 불안할 체력조차 없는 느낌. 무력감이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