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거래의 기술: 심리전의 승자가 되는 법
TV에서 옛날 드라마 재방송을 보던 나경제 씨가 무심코 한마디 던진다. "와, 저 배우는 늙지도 않네. 당신도 신혼 땐 저 머리 스타일 잘 어울렸는데... 요샌 왜 파마만 해?"
순간, 정말자 여사가 개던 빨래를 팍 던진다. "야!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늙었는데. 돈 아낀다고 동네 미용실 가서 뽀글이 파마할 때, 당신이 나한테 샴푸 한 번 사줘 봤어?" 나경제 씨는 아차 싶었다. 자신의 머릿속엔 20대 초반, 청순했던 정 여사의 모습이 '기준점(Anchor)'으로 박혀 있었다. 현실의 아내를 그 환상과 비교하는 건, 현재의 그녀를 모욕하는 짓이었다.
그는 슬그머니 일어나 아내의 어깨를 주물렀다. "아니... 지금도 이뻐. 파마가 더 우아해. 진짜야." "시끄러워. 흰머리나 뽑아."
"솔직히 나도 거울 보면 옛날 내 모습 아니잖아. 배 나온 아저씨가 누굴 평가해. 우리 서로 퉁치자, 여보."
처음에 입력된 정보가 기준점이 되어 판단을 왜곡하는 현상. "옛날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은 금지어다. 지금 내 옆에서 늙어가는 이 모습이 우리의 '뉴 노멀(New Norma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