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1. 날씨 : 흐림-맑음
부스스 눈을 뜬다. 어제 퇴근 후 과일이 먹고 싶어 과일화채를 주문했다. 1인 과일화채 메뉴인데 둘이서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이 넉넉해 종종 주문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많이 주신다. 몇 번 서비스를 받다 보니 양도 많고 맛도 좋지만 기분이 좋아 다른 매장보다 이곳에서 주문한다.
작은 서비스에 감동을 느끼는 것을 체감하고 나도 주문을 해 주신 고객님께 작지만 감사를 표현하는 마음으로 고구마과자를 넣어 드렸다. 덕분에 리뷰에도 고구마과자 언급이 종종 나오는데, 서비스 과자 비용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아 리뷰를 보며 기분 좋게 웃는다.
생각보다 눈이 일찍 떠져 더 자지 않고 일어난 김에 출근 준비를 한다. 날씨를 체크하고 후리스를 단단히 입은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 추운 공기를 가르며 매장에 도착한다. 전등을 켜고 오늘도 출근, 따뜻한 매장 공기가 나를 감싸준다.
오픈 준비를 한 뒤 어제저녁 남은 피자와 투움바라면을 같이 먹는다. 든든하게 먹고 물류 정리를 했는데 시간이 남아 배달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어제 쿠팡이츠 매출을 확인하니 최근에 비해 많이 낮았다. 노출수/클릭수는 평소와 같기 때문에 이슈 칸에 '주의'를 적어 놓는다.
샷을 내려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15분 타이머를 잰다. 그 사이 리뷰를 확인하니 땡겨요 리뷰가 꽤 많이 달려 있었다. 땡겨요 주문은 대부분 2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고구마과자를 꼭 넣어 드린다. 그래서 다른 배달앱보다 리뷰가 더 달리는 것 같다. 그리고 10월 전에는 리뷰가 40개였는데 벌써 90개를 돌파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15분 타이머가 울리고 아메리카노를 마셔 보니 오늘도 고소하다. 산뜻한 CCM을 들으며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전이 한가해졌다. 한가할 때일수록 연구를 더 해야 한다. 그래서 오전에 목요일에 재출시할 대만밀크티를 배달앱에 세팅해 놓았다. 등록할 사진 승인까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세팅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어제 에세이를 작성하고, 타코야끼 메뉴 설명과 이미지를 AI 사이트를 통해 제작한다. 마침 쿠팡에서도 타코야끼 소스들이 도착해 목요일 출시를 위한 세팅을 마쳤다. 비수기에 들어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수기가 끝나도 매출이 오를 수 없다. 그렇기에 그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열심히 연구한다.
어제저녁 친한 기사님이 하루 몇 시간 일하냐고 물어보셨다. 하루 13시간 주 6일 일한다고 말하니 "그럼 본인 시간이 아예 없겠네요?"라고 하셨다. 그렇게 기사님을 보내고 내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면 카페 자영업 4년 차, 지금처럼 더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았다. 메가커피 때는 본사에서 해 주는 대로 운영을 했었고 매출이 좋았기에 운영만 열심히 했을 뿐 발전이 없었다.
그리고 감성커피 1호점은 메가커피보다 매출이 낮아 매출을 위해 뭐든지 발버둥 쳐야 했었다. 하지만 매출이 오르고 안정적이자 거기에 안주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군산 감성커피 2호점, 처음에는 매출이 대전보다 괜찮았다. 그래서 매출이 잘 나왔기에 안주했었고 그게 패착이었다. 결국 매출이 점점 줄었고 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1인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부터는 처절한 자기 성찰과 노력만이 나를 기다렸다.
13시간 근무 동안 틈틈이 배달앱을 뜯어고쳤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카테고리/메뉴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보았다. 다행히 시도한 것들이 효과가 좋았고 덕분에 지금까지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열심히 하는 것에서 '잘해야' 한다. 잘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오늘도 잘하기 위해 열심히 한다.
그리고 13시간 근무에서 내 삶이 없지는 않다. 나는 내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13시간 근무를 하지 않았다면 또다시 안주하고 쇼츠를 보기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고 열심히 사는 삶으로 변화를 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의지하는 덕분에 마음의 평안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오후도 한가했다. 픽업하러 오신 기사님의 콜이 없다는 불평불만도 듣고, 우리만 한가한 것이 아닌 듯하다. 타코야끼/타피오카 펄 자리를 만들기 위해 냉동고 정리를 하고 전자책 가이드북을 작성한다. 가이드북 작성에 집중하던 중 전화가 왔다. 배달을 받은 고객이었는데 수박 주스가 상한 것 같고 장이 안 좋으신 분이 한 모금 드셨다고 하셨다. 깜짝 놀라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환불과 함께 이상이 생길 시 꼭 전화를 부탁드렸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수박 주스는 원액을 사용하는데, 여름에는 정말 잘 나가서 여분을 쌓아 두었다. 그런데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수박 주스가 잘 안 나가게 되었고, 종종 나갔지만 이마저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안 나갔다. 체크를 제대로 안 한 나를 탓하며 혹시 몰라 남아 있는 수박 주스 원액을 전부 폐기했다.
그렇게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잘못된 일이 없기를 바라며, 똑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다른 재료들도 체크했다. 1시간 반 뒤 전화를 드리니 다행히 문제가 없다고 하셨고 다시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밖의 흐렸던 날씨가 해가 뜨더니 금세 맑아졌다.
많은 일이 있고 주문도 보내 보니 어느새 5시가 되었다. 오늘 저녁은 여자친구가 일정이 있어 혼자 먹기로 했다. 계란볶음밥을 돌리고 스리라차 소스와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내일 휴무를 기대하며 저녁장사 시작이다.
오늘 저녁부터는 테이크아웃 손님에 한해 일반컵을 리유저블컵으로 바꿔 주기로 했다. 원래 리유저블컵으로 변경하려면 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리유저블컵 변경을 해 주는 이유는 첫째로 테이크아웃 손님을 늘리기 위해서다. 둘째는 일반컵과 단가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마케팅 비용으로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리유저블컵으로 바꿔 주기로 결정했고 첫 손님이 오셨다. 커플분이었는데 리유저블컵으로 제공해 드리니 나가면서 컵이 예쁘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서비스 고구마과자를 드리는 것처럼 리유저블컵 변경도 작지만 다른 매장과 차별점을 줄 수 있어 이번 전략은 내가 생각해도 기발한 것 같다. 이렇게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오늘도 감사를 드린다.
오후와 달리 저녁에는 주문이 꽤나 잘 들어왔다. 오늘도 친한 기사님이 오셔서 콜 많았는지 물어보니 "콜이 없어서 노가다를 뛰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하셨다. 나도 체감하고 있는데 기사님들은 아마도 더할 것이다. 작년에 그랬듯 날씨가 확 추워지면 주문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다리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주문을 끌어내기 위해 연구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여자친구가 타코야끼를 사 왔다. 매주 화요일 매장 근처에 타코야끼 트럭이 오는데, 곧 출시할 우리 타코야끼와 맛을 비교하기 위해 사 와 달라고 부탁을 했고 배달 도착 15분을 가정해 15분 타이머를 설정한 뒤 먹어 보았다. 확실히 직접 만든 타코야끼는 맛있었다. 더 자세한 비교를 위해 우리 타코야끼를 조리해 먹어 보았다.
직접 만든 타코야끼는 반죽이 촉촉하면서 특히 통문어의 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우리 타코야끼는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했기 때문에 겉은 바삭했으나 촉촉함이 부족했고, 냉동 문어이기 때문에 문어 식감도 부족한 편이었다. 그래도 직접 만든 타코야끼에 비해 많이 차이 나는 정도는 아니었으며, 이 정도면 구현을 잘한 제품으로 생각하며 비교를 끝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저녁 8시, 주문이 슬슬 들어오는 시간이 되었다. 오후 내내 한가해 주문이 없을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주문이 많았고, 특히 땡겨요 주문이 많았는데 객단가가 높은 주문이 많아서 나름 바쁜 저녁이었다. 그러나 쿠팡이츠도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배달의민족 주문이 뜸했다.
바쁘게 보내니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미리 마감청소 준비를 해 두고 비품들을 서둘러 채워 넣었다. 그리고 마감청소를 한 뒤 포스 매출을 보니 배달의민족 매출이 많이 낮았다. 다른 배달앱 매출은 평균이거나 높은 편이었으며, 특히 땡겨요 매출이 도드라졌다. 내일은 휴무일이니 배달의민족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분석해 봐야겠다.
내일은 휴무일이다. 이번 휴무날에는 일단 배달의민족 이슈가 발생했는지 분석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 가이드북을 PPT로 제작할 예정이다. PPT도 GPT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튜브로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제작해 보려고 한다. 전등을 끄고 내일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전기자전거를 타고 쌀쌀한 저녁 공기를 마시며 오늘도 퇴근한다.
**사장 노트**
오픈 루틴: 15분 세팅
데이터 루틴: 전날 통계
서비스 전략: 고구마과자
테이크아웃: 리유저블컵 전략
품질관리: 재료 점검/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