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7. 날씨 : 흐림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9시, 아직 1시간 더 잘 수 있어 다시 눈을 감았고 오늘은 주일로 교회에 가는 날이다. 평소보다 더 늦잠을 잘 수 있었고,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보니 늦잠 덕분인지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어제 많이 바빠서 피곤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았다. 힘듦보다는 기쁨 때문이었는지 가벼운 몸을 이끌고 교회에 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은 뒤 밖에 나가니 여자친구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친구 차를 타고 교회에 가는 길, 지난주와는 달리 오늘은 아침에 흐리기만 했다. 오늘 날씨가 최대 15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앞이 안개처럼 희뿌옇게 보였다. 교회에 도착해 예배를 드린 뒤 택시를 타고 매장에 도착해 오픈 준비를 했다.
그리고 점심도 먹은 뒤 커피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오늘은 물류가 없기에 배달앱 체크리스트와 리뷰 답변만 드렸다. 배달의민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깜짝 놀랐다. 매출이 높은 건 알았는데 앞자리가 2번이나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통계를 보니 지난주보다 훨씬 좋은 모습이었고, 아낀 광고비도 확인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다른 쿠팡이츠/요기요도 매출은 비슷하지만 광고비를 줄였기에 좋은 통계를 보여주었다. 기분 좋게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오늘도 힘차게 보내기 위해 신나는 CCM을 틀며 일요일을 시작했다.
어느새 타이머가 울려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밖을 보니 점점 맑아지고 있었다. 오늘도 매출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커피를 마저 마셨다. 바람을 너무 크게 한 것일까, 주문이 몰려들어왔고 오늘도 정신없이 보냈다. 바쁘게 움직이던 중 갑자기 전화가 왔다.
픽업을 한 기사님이 사고가 나서 다시 조리를 해야 했고, 가뜩이나 주문이 밀렸는데 재조리까지 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계산한 뒤 빠르게 움직였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어느새 주문을 다 보내니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2시간 동안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지 목이 많이 말라 서둘러 물을 마셨다. 그리고 쌓여 있는 설거지와 비품을 채우고 잠시나마 한숨을 돌렸다. 중간에 매출을 확인하니 지난주만큼 하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원래 고구마과자를 전부 제공했었는데 오늘부터는 만원 이상 구매 시 제공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아무래도 주문금액이 낮은데 고구마과자까지 제공하니 부담이 되었고, 그래서 옵션도 수정해 고객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고구마과자 소비가 늦춰져 오늘 저녁까지는 버틸 것 같았다. 주문이 뜸하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지 배도 고파서 떡볶이를 조리해 먹었다. 오랜만에 떡볶이를 조리해 먹으니 마치 어릴 때 학교 앞 분식집에서 파는 것 같은 맛이 났다.
떡볶이를 먹으니 배고픔이 가셔서 기운이 났고, 다행히 주문이 계속 뜸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너무 뜸해 매출을 확인하니 그래도 괜찮은 매출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메뉴를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여자친구와 고민 끝에 지난번 먹었던 김치찜에 순두부 추가로 결정했다.
리뷰 이벤트로 계란찜도 같이 주문하고 김치찜을 기다렸다. 계속 한가해 쉬고 있으니 어느새 여자친구가 교회에서 매장으로 왔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김치찜을 기다렸다. 어느덧 김치찜이 도착하고 얼른 책상을 펴 먹을 준비를 했다.
김치찜을 열어보니 순두부가 가득 들어 있는 폭력적인 비주얼이었다. 지난번에는 여자친구가 두부를 좋아해서 추가를 해봤는데 나도 만족해 이번에도 똑같이 주문했다. 이곳 김치찜은 매장 이름처럼 김치가 참 맛있다. 물론 같이 들어 있는 고기도 맛있고 국물을 밥에 비벼 먹으면 한 공기 뚝딱이다.
특히 순두부가 킥인데, 김치찜 국물과 순두부가 만나면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계란찜까지 먹으니 어느새 한 공기를 뚝딱했고 후식으로 크로칸슈도 먹었다. 저녁도 든든하게 먹고 이제 주말의 마지막 저녁장사를 하기 위해 기지개를 쭉 켰다.
저녁에는 주문이 종종 들어왔고 8시가 되기 전 고구마과자가 1개밖에 남지 않았다. 토요일에 120개를 준비해 뒀는데 1개밖에 안 남은 것이었다. 그나마 오늘 만원 이하 주문은 제공하지 않아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도넛들을 미리 냉장고에 넣어놨다.
결국 마지막 남은 고구마과자도 다 떨어지고 대신 도넛을 제공했다. 예비로 남긴 도넛이 20개 정도인데 8시가 넘은 지금 마감까지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내일 출근을 위해 먼저 집으로 갔다. 여자친구가 간 뒤에도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다.
어느새 9시가 넘었고 지난주 매출을 넘어버렸다. 기쁨도 잠시 주문이 또 계속되었고, 주문을 보내고 틈이 생기면 설거지와 비품을 계속해서 채웠다. 잠깐의 한가함이 생기면 자리에 앉아 체력을 보충했다. 어느새 10시가 넘었고 갑자기 주문이 몰려 들어왔다.
오늘 마감 후 주말 고생도 했고 축하도 하기 위해 화채를 먹으려고 했는데, 주문이 몰리는 바람에 먹을 생각이 싹 사라졌다. 지금은 앞의 주문만을 생각했고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마지막 주문까지 보내니 어느새 11시가 넘었고 마감시간이 찾아왔다.
빠르게 마감청소를 하고 포스매출을 확인했다. 저녁에도 바쁜 덕분에 지난주보다 훨씬 높은 매출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고, 또 얼마의 광고비가 아꼈는지 머릿속에 계산을 해보았다. 화채를 못 먹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포스도 마감하고 전등을 끈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즐겁게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광고비 절감: 매출 상승
고구마과자: 1만원 이상
피크 대응: 동선·우선순위
재고 관리: 도넛 대체
데이터 루틴: 리뷰·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