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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해냈다는 기쁨

2025.12.06.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8시, 8시 기상이 몸에 밴 듯 오늘도 같은 시간에 눈이 떠졌다. 출근까지 1시간이 넘게 남아 있어 다시 눈을 감았다. 알람이 울리고 9시가 넘어 기상한 뒤 가벼워진 몸으로 출근 준비를 했다. 고작 30분을 더 잤을 뿐인데 컨디션이 평소보다 더 좋았다.


그렇게 출근 준비를 하고 패딩을 단단하게 입은 뒤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주말 내내 날씨가 풀리고 군산은 15도까지 올라간다는데 이럴 때일수록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바람은 차가웠기에 페달을 밟아 따뜻한 매장에 도착해 오픈 준비를 했다.


요즘 마감 직전에 오픈 준비 때 하는 청소를 미리 하기 때문에 오픈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오픈 준비를 마치고 점심을 먹은 뒤 오늘도 커피 맛 체크를 위해 타이머 15분을 설정하고 아메리카노를 세팅했다. 그동안 잔뜩 온 물류를 정리했고, 특히 고구마과자 4박스를 주문했기 때문에 차곡차곡 쌓아뒀다.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먼저 작성했는데 어제 매출을 확인하니 정말 말도 안 됐다. 지난주보다 매출이 높았고 노출수/클릭수도 높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라니 기뻐서 춤을 추고 싶을 정도였지만 아직 이틀밖에 되지 않았기에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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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그대로만 유지되는 모습을 꾸준히 보인다면 그때 축배를 터뜨려도 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더 보완하려고 한다. 그리고 리뷰 답변도 드렸는데, 어제 급하게 보낸 도넛과 리유저블컵에 대한 좋은 리뷰가 달려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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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리뷰 답변을 마치니 어느새 타이머가 울렸고, 고소한 커피가 오늘따라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신나는 CCM을 틀고 토요일 오전을 활기차게 시작했다. 어제 올린 당근 소식 조회수도 확인했는데 나쁘지 않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어제 배달의민족 한그릇 관련 문의를 한 결과, 오늘부터 한그릇 세팅이 가능해졌다. 어제 미리 카테고리와 메뉴 세팅을 해뒀기 때문에 노출을 시켰고,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한그릇처럼 최대한 우리 매장을 노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전부 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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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오픈을 하고 주문은 종종 들어왔는데 지난주보다는 덜해 좀 걱정이 됐다. 하지만 12시부터 갑자기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주문에 기쁨도 잠시, 4만원 넘는 주문이 들어와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다.


4만원이 넘는 주문을 처리하는 동안 다행히 다른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무사히 보낸 뒤, 이번에는 아메리카노 12잔이 들어왔다. 12잔을 세팅하는 동안에도 주문은 계속 들어와 다른 주문도 같이 하면서 12잔을 세팅했다. 12잔 포장까지 끝낸 뒤 다행히 배차도 빠르게 돼서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남은 주문들도 서둘러 준비했고, 오전에 잔뜩 뜯어놓은 실링도 금방 다 소진해 버렸다. 그리고 설거지는 가득 쌓여 있어 주문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설거지도 같이 해치웠다. 그렇게 주문을 다 보내고 설거지와 비품을 채우니 어느새 3시가 넘어버렸다.


지난주처럼 광고비를 많이 쓰는 것도 아닌데 3시간 동안 틈도 없이 주문이 몰려들어 많이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기쁨이 들어왔다. 분명 오전만 해도 아직은 신중론이었지만 오후 상황을 겪고 나서 이제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해낸 것이다.


광고비 때문에 많이 울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웃는 상황으로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대비를 해둬야 한다. 그리고 이제야 확인했는데 벌써 고구마과자 1박스가 텅텅 비어버렸다.


3시 이후로는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릴 수 있었고, 언제 주문이 몰릴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체력 관리를 해줘야 했다. 그렇게 쉬고 있으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는데, 오늘 저녁은 여자친구와 미리 정해둔 만두와 고로케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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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 주문을 보내고 있으니 어느새 여자친구가 매장에 왔고, 저녁 메뉴를 사러 다시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장을 해왔고 나는 빠르게 책상을 펴고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먹는 만두와 고로케는 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얇은 감자피의 고기만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두이다. 피는 얇지만 쫄깃하고, 안에 고기가 가득 들어 있어 먹으면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감자피와 고기가 들어 있는 옹심이도 하나씩 집어 먹기 참 좋았고, 감자고로케는 말할 필요도 없이 어느새 없어져 버렸다.


라면도 끓여 같이 먹으니 배가 고팠는지 어느새 음식을 다 먹어버렸다. 그렇게 만족스럽게 저녁을 먹고 다시 저녁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기지개를 쭉 켰다. 저녁에도 꽤나 주문이 들어왔고 중간 매출을 확인하니 이대로만 가면 지난주와 매출이 비슷할 것 같았다.


지난주 광고비 사용 비용을 생각하면 오늘 매출이 비슷할 경우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주문이 몰리는 8시 이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순항 중이었다. 8시 이후 주문은 종종 들어왔지만 오후처럼 몰리지는 않았다. 중간 매출을 확인했는데 깜짝 놀랐다.


9시가 조금 넘은 시점, 이미 지난주 토요일 매출을 추월했고 앞으로 영업시간이 2시간 남았기에 매출 앞자리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었다. 기대는 기쁨으로 바뀌었고 정말 해냈다는 기쁨이 들었다. 특히 주말은 광고비가 평일에 비해 더 높은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이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고구마과자 120개를 준비했지만 벌써 65개를 사용해 내일 저녁까지는 못 버틸 것 같다는 점이었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오면 어제처럼 도넛을 제공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뒤로 갑자기 배민1 주문이 꾸준히 몰아쳤다.


총 6개의 주문이 들어왔고, 여자친구가 도와줘 주문을 보내니 지난주 매출을 추월했다. 물론 고구마과자 개수가 조금 걱정되었지만 배달의민족 광고를 하지 않는데 광고를 할 때보다 높은 매출이니 정말 감개가 무량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빠르게 마감 청소를 하고 포스 매출을 확인하니 정말 흐뭇했다. 오늘 얼마의 광고비를 아꼈는지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기분 좋게 포스도 마감했다. 그리고 전등을 끄고 전기자전거를 끌고 여자친구와 함께 걸으며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광고비 절감: 매출 유지·상승

노출 전략: 한그릇 세팅

단체·대량 주문 동선 최적화

리유저블컵·고구마과자 운영

재고 리스크: 과자 소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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