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조금 더 기다리라는 얼굴로 먼저 온다.

구름이 길을 막아도, 봄은 이미 안쪽에서 자라고 있었다.

by 멈춤의 일기장

먹구름이 봄이 오는 길목을 막고 있나 봅니다.
봄 농사를 위해 비를 충분히 내려 주려는 걸까요. 아직 충분치 않으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요 며칠 내린 비로 땅도 젖고 나무도 젖어 있네요.
이제 생명을 맺기 위해 구름이 걷히고, 햇살 한 스푼 똑 떠 넣으면 화사한 봄이 보일 것 같습니다.
봄은 늘, 조금 더 기다리라는 얼굴로 먼저 오는 것 같습니다.


물가에 한가로이 놀고 있는 물오리들이 온화해진 날씨에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얼음 위에서 놀고 있었는데요.


새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보았습니다.
어미새, 아비새가 새끼들에게 벌레를 잡아 먹이는 사진에서는 가족의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홀로 아름다운 새도 있었지만, 떼를 지어 사는 새들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웠습니다.
단체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제 성격이 못나 보일 정도로요.
그들은 함께 먹고 함께 자며 함께 길을 떠나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겠지요.


돌아오는 길,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쑥인절미 하나를 샀습니다.
봄 쑥 향기에 취하고 싶어서요.
한 입 베어 무니 묵직한 쑥 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햇 쑥은 아닌 걸 알지만, 그래도 상쾌하고 봄맛이 납니다.


먹구름이 가득해 낮도 저녁 같고, 저녁이 오는지 실감이 안 나네요.
마트에 장을 보러 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손님을 만났어요.


산수유 꽃이 노랗게 피었습니다.
지난봄에 맺힌 열매도 다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 사이로 노랗게 꽃을 피웠네요.
노란 숨을 쉬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금요일.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네요.
한 주간 고생한 남편에게 박수도 쳐주고, 따뜻한 포옹을 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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