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앓이

오늘에서야 몸으로 알게 된 봄의 얼굴

by 멈춤의 일기장


봄처녀도 아닌데, 봄을 심하게 타고 있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따르지 않는다.


꽃이 피기 전에는 그렇게 가슴이 부풀더니, 막상 꽃이 피니 몸도 마음도 나른함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먹구름도 한 발 한 발 물러서고 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잠시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는 길.
먹구름이 물러난 자리로 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다. 그런데 보이는 햇살에 오히려 숨이 차오르고, 머리가 무겁더니 어깨에 돌덩이라도 얹어 놓은 듯하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봄이 되면 나도 다시 소녀가 될 거라는 기대를 했던 걸까.


막상 구름이 물러난 지금, 형용할 수 없는 봄 앓이가 시작되었다.
한 살 더 먹은 후유증으로 주름은 하나 더 늘고, 체력은 한 칸 더 내려갔다.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다.


오늘에야 몸으로 봄을 알게 되었다.

봄은 내게 기쁨이 아니라, 체력부터 시험하러 오는 계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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