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공허함을 당신은 어떻게 만회하나요.
나는 오늘,
괜히 바빠졌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꺼내 놓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하루를 만들었다.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마음이 비어 있었고,
오늘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몸을 먼저 움직였다.
할 일을 적어보고,
정리하지 않아도 될 서랍을 열고,
미뤄두었던 연락을 떠올렸다.
마치 이렇게라도 해야
어제의 공백을 지워낼 수 있을 것처럼.
이런 마음,
낯설지 않다.
공허함 뒤에는 늘
‘무언가를 해냈다’는 증거가 필요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가
괜히 실패처럼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를 다그쳤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를 만회하려는 마음으로,
오늘을 필요 이상으로 채우면서.
하지만 문득,
이 바쁨이 정말 나를 위한 걸까
잠시 멈춰 서게 된다.
어제의 공허함은
어쩌면 달래야 할 대상이었지,
없애야 할 실수는 아니었을 텐데.
오늘의 분주함이
어제를 덮기 위한 것이었다면,
나는 또 다른 공백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혹시 지금의 당신도
괜히 바빠지고 있나요.
어제의 허전함을
오늘의 움직임으로 보상하려 하면서.
그렇다면 오늘 하루쯤은,
조금 덜 해내도 괜찮겠습니다.
어제를 만회하지 않아도
시간은 이미
충분히 흘러가고 있으니까.
오늘은 조금 덜 해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면,
당신은 어디에서부터 숨을 돌리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