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에
밀가루가 뿌려진 듯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한쪽으로 쓸려
다소곳이 모인 눈에
발자국을
남겨 본다
발이 시리다
세상이 시리다
새싹이 돋고
곡식이 익어가던
그 시간의 밭은
이제 텅 비어 있고
산도
들판도
앙상한 가지만 남아
그저
시릴 뿐이다
참아야 한다
이 시림을
참아야 한다
시림은
녹아
땅속 깊이
내려앉고
그곳에서
가만히
머무른다
생명이
꿈틀거릴 것을
이 시림의 감각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
그것이었어
그래서
시렸구나
세상의 모든 것은
그렇게
태어났구나
저 깊은 어둠
동토의 시림으로부터
그 시림으로부터
태어나는
꿈틀거림
그 움직임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시리다
한없이
시리다
이제
깨어나야 할 때인데
아직도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