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 겨울

by 멈춤의 일기장

연꽃이 진 자리마다
허리 꺾여
접힌 연잎들


하늘을 보지 못한 채
진흙으로 덮인
탁한 물속을
바라보고 있다


물은
움직이지 않고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가라앉아 있다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
물속


그러나
바람에
물결이 일렁인다


철새들이
물살을 가르며 노닐고
먹이를 찾아
잠수한다


죽은 것 같은 연못에
살아 있는 생명


내게는 보이지 않는데
그들에게는
보이는 것들


연못엔
얼음이 얼고
그 얼음 위에
쌓여 있는 눈


그 아래
살아
숨 쉬는
그 생명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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