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소리

by 이진무

여태껏 마음을 이끌어주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인생의 여정에서 선택의 시기가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떤 이는 그 소리를 잃게 되면 실망하고 이제 자신이 늙었다고 한탄하며 인생의 여정을 마감하려 한다. 하지만 현명한 자는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며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 여행한다.


우리는 어려서도 그런 경험을 한다. 부모님이 이야기하던 꿈과 동화가 다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요정의 소리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과 꿈이 다 사라진다.


그러나 희망을 품고 한 걸음 두 걸음 걷다 보면 다시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는 그 새로운 소리가 이끄는 대로 다시 걸어간다. 몇 번이고 소리가 바뀌고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다.


소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장해서 옛날의 소리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장을 갈구하는 한 소리는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며, 우리가 멈추는 순간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것이다.




베토벤은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후기 걸작들을 작곡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머릿속에서는 오히려 더 선명한 음악이 울렸다고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소리가 반드시 귀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기억·상상·내면에서도 살아 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는 존재하는가?”


아주 유명한 소리의 철학적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소리가 물리적 진동인지, 아니면 인식된 경험인지 묻습니다.


과학적으로는 공기의 진동이 존재하지만, 철학적으로는 ‘듣는 주체’가 없으면 소리라 부를 수 없다는 논쟁이 이어집니다. 소리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존재와 인식의 경계에 서 있다는 상징적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소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이나 사물의 물리적 진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을 따뜻한 기억의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망과 믿음, 희망입니다. 그것이 있을 때 마음의 소리는 계속 들릴 것이고 그것을 잃으면 소리는 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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