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그건 부르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손끝이 무언가의 표면을 살짝 건드릴 때 나는 감각.
조심스러워서, 더 확실한 닿음.
너무 약하면 닿지 않고,
너무 세면 상처가 난다.
그래서 톡톡은 언제나 경계 위에 있다.
관심과 거리, 다정함과 침입 사이.
감정은 언제나 그 선을 더듬는다.
사람은 말보다 앞서 닿는 존재다.
마음이 먼저 손끝으로 움직이고,
언어는 그 뒤를 따라온다.
아이는 울 때 엄마의 팔을 두드리고,
연인은 대답 대신 서로의 손을 건드린다.
그 모든 시작에는 한 단어가 숨어 있다.
톡톡.
그건 말 대신 쓰는 마음의 언어,
소리보다 빠른 신호다.
감정은 움직임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갑작스러운 접촉을 두려워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살짝만 닿는다.
눈빛으로, 손끝으로, 말끝으로.
톡톡.
그 정도의 거리에서
마음은 도망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등을 살짝 두드릴 때,
그건 위로보다 앞선 안심을 주는 행동이다.
“괜찮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여기 있어.”라는 표시.
그 짧은 리듬에
사람들은 안심한다.
톡톡은 기술이다.
너무 세면 부담이고,
너무 약하면 닿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손끝의 세기를 조절하고,
표정의 각도를 계산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훈련된 감정일수록
진심은 닿지 않는다.
진짜 마음은 언제나
계산의 틈에서 무심히 새어 나온다.
바람이 어깨를 스칠 때,
빛이 눈꺼풀을 건드릴 때,
그건 모두 세상의 톡톡이다.
누가 나를 일부러 부른 게 아니지만,
그 감각 하나로 마음이 깨어난다.
감정은 그토록 단순한 자극에도
살아 움직인다.
살짝 닿는다는 건,
아직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관계도 그렇다.
사랑은 강렬한 포옹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작은
손끝이 닿는 찰나의 리듬에서 태어난다.
톡톡,
그 미세한 진동 하나로
공기가 바뀌고, 마음이 반응한다.
그때 이미,
감정은 말보다 먼저 서로를 기억한다.
톡톡은 반복을 좋아한다.
한 번의 닿음으로는 마음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같은 질문을 던진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그리고 그 질문 사이의 침묵이
가장 큰 대화가 된다.
건드림과 망설임 사이,
그 리듬 속에서 관계는 유지된다.
밤이 되면 세상은 조용해진다.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
불 꺼진 방 안에서도
공기는 여전히 움직이고,
감정은 미세한 접촉으로 살아 있다.
톡톡.
내 안의 생각이 나를 건드린다.
“오늘은 괜찮았니?”
그 한 마디에
하루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아침이 오면,
햇빛이 살결을 두드린다.
그건 세상이 나를 깨우는 톡톡이다.
말보다 먼저,
빛과 공기가 나를 확인한다.
살짝 건드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그게 살아 있다는 증거다.
톡톡.
그건 닿기 위한 최소한의 용기,
그리고 닿았다는 최대한의 증거.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느끼며 살아간다.
세상은 거대하게 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변화는
이 조용한 톡톡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