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미뤄두었던 사과

by 고양이



미안해요.


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이유를 정리하느라 늦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변명을 내려놓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었고 상황이 그랬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말 뒤에는,

제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습니다.

그래서 더 미안해요.


저 혼자 붙들고 있는 기억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그날의 저는 부족했습니다.

더 다정할 수 있었고, 조금 더 솔직할 수도, 덜 이기적일 수 있었습니다.


그걸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건네지 않은 사과 때문에

당신이 혼자 삼켜야 했던 감정이 있었다면 그 시간까지 미안해요.


용서를 구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건 제 몫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다만,

제가 저지른 침묵과 무심함을

이제는 모른 척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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