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이유를 정리하느라 늦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변명을 내려놓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었고 상황이 그랬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말 뒤에는,
제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습니다.
그래서 더 미안해요.
저 혼자 붙들고 있는 기억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그날의 저는 부족했습니다.
더 다정할 수 있었고, 조금 더 솔직할 수도, 덜 이기적일 수 있었습니다.
그걸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건네지 않은 사과 때문에
당신이 혼자 삼켜야 했던 감정이 있었다면 그 시간까지 미안해요.
용서를 구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건 제 몫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다만,
제가 저지른 침묵과 무심함을
이제는 모른 척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