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선잠이 든 태양들은
아침이 오기 한 시간 전의
내 머리칼을 푸르게 한다.
나는 아직 깨어 있지 않은 빛 속에서
이미 하루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앉아 있다.
눈을 뜨기 전부터 끝나버린 감정들이
베개 위에 얇게 식어 있다.
밤은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고
아침은 아직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 채
창문 가장자리에서 망설인다.
그 사이에서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생각들을 만진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
그러나 분명히 지나가고 있는 것들.
나는 언제나 이 시간에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된다.
어제의 나도 아니고
오늘의 나도 아닌,
단지 잠에서 미끄러져 나온
불완전한 의식 하나.
그것은 나를 대신해 숨 쉬고
나를 대신해 과거를 떠올린다.
그러나 그 기억들은
내 것이었던 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나는 나를 소유하지 못한 채
나를 생각한다.
어쩌면 생각한다는 것은
이미 나로부터 멀어졌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머리칼에 스며든 푸른 빛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직 오지 않은 아침이
이미 나를 지나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끝난 어둠이
끝나지 않은 척 머물러 있는 것일까.
나는 거울을 보지 않아도
지금의 내가 낯설다는 것을 안다.
낯섦은 언제나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시간에만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은 깨어나면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 믿기 시작하지만,
나는 이 시간에
그 믿음이 얼마나 임시적인 것인지 본다.
나는 나를 이어 붙이며 살아왔고,
그 틈 사이로
이런 새벽이 스며든다.
선잠이 든 태양들은
완전히 밝아질 생각이 없는 듯
나를 반쯤 비춘다.
완전히 보이지도,
완전히 숨겨지지도 않은 상태로
나는 존재한다.
이것이 내가 가장 나다운 순간이라면,
나는 하루의 나머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일까.
나는 곧 일어나야 한다.
이 이름 없는 상태를 접어두고
익숙한 얼굴을 다시 꺼내야 한다.
그러나 그 얼굴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 있고,
나는 그것을 바로잡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전까지
이 푸른 머리칼을 하고 있던 내가
더 진짜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침은 결국 도착할 것이고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을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반복 속에 섞여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선잠이 든 태양들이 스쳐간 자리에는
설명할 수 없는 잔여가 남는다.
그것은 기억도 아니고,
감정도 아니며,
단지 사라지지 않는 어떤 감각이다.
나는 그것을 하루 종일
모른 척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아무도 깨지 않은 시간에
나조차 나를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에
그 감각은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알게 된다.
나는 깨어 있는 동안보다
깨어나기 직전에
더 정확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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