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사이
다리는 끊어져 있었다. 폭격 때문도, 홍수 때문도 아니었다. 사람들 사이에 너무 많은 말이 쌓였기 때문이었다. 말들은 썩지 않고 돌처럼 굳어 다리가 되지 못했다. 강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흘렀다. 한쪽에는 남자가 서 있었고, 다른 쪽에는 여자가 있었다. 둘 다 다리가 끊어진 걸 알고 있었지만, 먼저 인정하는 쪽이 패자가 될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은 값싼 술처럼 목을 태웠다.
남자는 담배를 피웠다. 불이 붙는 순간만큼은 아직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연기가 강 위로 퍼졌다. 닿을 것 같다가 사라졌다. 사람 사이의 거리도 꼭 그랬다. 처음엔 숨결이었고, 다음엔 어깨였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소가 되었다.
여자는 기억을 세었다. 함께 웃었던 횟수, 싸우고 돌아섰던 횟수, 끝내 사과하지 않았던 횟수. 발쟈크 소설 속 인물들처럼, 그녀는 관계를 하나의 재산처럼 계산했다. 남은 건 거의 없었다. 감정은 늘 과대평가된 자산이었다.
끊어진 다리는 다시 놓이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은 각자의 쪽에서 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심이 어떻고, 물살이 어떻고, 건너는 게 얼마나 무모한지에 대해. 그렇게 설명하는 동안, 서로를 부르던 이름은 점점 줄어들었다.
마침내 둘 사이에는 거리만 남았다. 미움도 사랑도 아닌, 측정 가능한 간격. 버로스가 썼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멀어질 때 가장 정직해진다.”
강은 계속 흘렀고, 다리는 없었다. 그게 전부였다.
다리가 끊어졌다는 사실은 어느 날 갑자기 드러나지 않았다. 그것은 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사물의 본래 상태인 양 조용히 존재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원래부터 다리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단지 건너고 있다고 믿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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