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감정이기 전에 태도일 수 있는가

4장.

by 경영 컨설턴트 Tim

사랑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대게 감정부터 떠올린다.

설렘, 끌림, 애틋함, 보고 싶은 마음, 함께 있고 싶은 마음 같은 것들 말이다. 실제로 사랑에는 분명 감정의 얼굴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기 전과 후의 마음이 달라지고,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하루의 결이 바뀌기도 한다. 누군가가 내 안에 들어와 있다는 감각은 사랑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감정으로 이해하는 일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나는 사랑을 오래 생각할수록, 그것이 감정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었다. 감정은 분명 사랑의 일부지만, 사랑 전체는 아닌 것 같았다. 감정은 흔들리고, 달라지고, 때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옅어지기도 한다. 삶의 상태에 따라, 몸의 피로에 따라, 마음의 상처에 따라 얼마든지 모양을 바꾼다. 만약 사랑이 감정에만 기대고 있다면, 사랑은 너무 쉽게 삶의 파도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조금 지치면 식고, 조금 흔들리면 멀어지고, 내 안이 복잡해지면 금세 상대를 놓쳐버릴 수도 있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사랑을 감정이라기보다 태도로 이해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른다. 감정은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태도는 내가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와 더 가까이 닿아 있다. 상대를 향해 마음을 열 것인가, 닫을 것인가. 내 사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타인을 밀어낼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닫히지는 않으려 애쓸 것인가. 사랑을 태도로 본다는 것은 결국, 사랑을 내가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 대하는가'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일에 가깝다.


나는 이 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늘 사랑스러운 감정 속에서만 관계를 이어가지 못한다. 어떤 날은 유난히 예민하고, 어떤 날은 너무 지쳐서 다정할 힘조차 없으며, 어떤 날은 내 마음이 먼저 무너져 상대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런데도 사랑이 계속해서 사랑일 수 있으려면,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 거보다 방향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지금 충분히 따뜻하지 못하더라도, 끝내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려는 마음. 내 안이 복잡하더라도, 그 복잡함만을 세계의 중심으로 두지 않으려는 마음. 그런 것이 어쩌면 사랑을 오래 사랑으로 남게 하는 힘일 수 있다.


물론 사랑을 태도로 말하는 순간, 그것은 자칫 너무 의지적이고 도덕적인 것으로 돌릴 수도 있다. 마치 사랑이란 언제나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일, 끝까지 다정해야 하는 일,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일처럼 오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태도는 그런 종류의 완벽함이 아니다. 사랑을 태도로 본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칠 수 있고, 흔들릴 수 있고, 순간적으로 내 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를 향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잊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태도는, 완결된 성품이 아니라 반복해서 돌아가는 방향에 가깝다. 순간적으로 내 감정에 매몰되더라도 다시 상대를 돌아보려는 마음, 서운함이 앞서더라도 그 사람의 처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려는 마음, 외로움이 깊어도 상대를 내 빈자리를 채우는 존재로만 쓰지 않으려는 마음. 사랑은 어쩌면 늘 아름답게 느껴지는 감정이 아니라, 자꾸만 자기 자신에게로 굽는 마음을 조금씩 바깥으로 돌려놓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나는 사랑을 감정보다 태도로 생각할 때, 비로소 사랑이 조금 더 현실의 언어로 내려온다고 느낀다. 감정으로만 이해한 사랑은 때때로 지나치게 찬란하거나 지나치게 연약해진다. 너무 빛나는 순간만 사랑이라고 믿게 되거나, 그 빛이 사라지면 사랑도 끝났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태도로 이해한 사랑은 더 조용하고 덜 극적이다. 대신 더 오래 남는다. 뜨겁게 흔들리는 순간이 아니어도, 한 사람을 쉽게 대상화하지 않으려는 마음 안에 사랑이 머물 수 있다. 큰 확신의 문장이 아니어도, 내 기대와 다른 상대를 섣불리 지워버리지 않으려는 태도 안에 사랑이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사랑을 태도로 말할 때, 그 중심에는 결국 상대가 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태도란 결국 내가 누구를 중심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면, 사랑도 결국 나를 중심으로 조직될 것이다. 내가 얼마나 사랑받는지, 얼마나 이해받는지, 얼마나 채워지는지가 관계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중심에 상대를 두기 시작하면 태도는 달라진다. 나는 그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보고 있는가, 내 기대와 다른 모습을 견딜 수 있는가, 내 마음만큼 그 사람의 현실도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가를 묻게 된다. 사랑을 감정이 아니라 태도로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사랑을 ‘내가 무엇을 느끼는가’에서 ‘나는 상대를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로 옮겨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물론 감정 없는 사랑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랑은 여전히 떨림이기도 하고, 보고 싶음이기도 하고, 한 사람을 향해 자꾸만 마음이 기울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그 감정이 전부가 아닐 뿐이다. 감정은 사랑을 시작하게 할 수 있지만, 태도는 사랑을 어떤 방향으로 자라나게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감정이 사랑의 불씨라면, 태도는 그 불씨가 누군가를 태우지 않고 오래 따뜻하게 남게 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


어쩌면 내가 사랑을 감정이기 전에 태도일 수 있는가라고 묻는 이유는, 사랑을 더 무겁게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오래 살리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삶은 언제나 사랑하기 좋은 상태만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치고, 흔들리고, 자기 안으로 숨어들고, 자주 충분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가능하려면, 사랑은 감정만이 아니라 방향이어야 한다. 오늘 완벽하게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내일 다시 상대를 향해 고개를 들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마음. 나는 아마 사랑을 그런 태도로 믿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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