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O가 실패하는 진짜 이유
"MBO 제도를 도입했는데,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변했습니까?"
대부분의 대표님과 HR 담당자는 고개를 젓습니다.
목표관리(MBO)를 도입했지만, 기대했던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E회사도 그랬습니다. 직원들은 "또 평가당하는거 아닌가?" 반응했습니다.
왜일까요?
MBO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MBO를 이해하려면, 의욕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의욕적으로 일하는 조건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주도권
일의 시작을 내가 했거나, 일하는 과정에서 내가 주도권을 가지거나.
2) 성취감
"나, 일 좀 잘하는 것 같은데?"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3) 인정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것에 대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을 때.
여기서 중요한 발견이 있습니다.
의욕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환경입니다.
컨설팅 현장에서 관찰해보면, 기업에서 이 환경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대표님입니다.
의욕적인 대표님은 흔합니다.
대표님은 주도권도 있고, 성취감도 느끼고, 인정도 받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한 인사 전문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MBO는 대표님만 누리던 의욕의 환경을 직원들에게도 만들어주려는 시도였다."
MBO의 기본 구조는 단순합니다.
Plan (계획) → Do (실행) → See (되돌아보기) → 다시 Plan
Plan (계획): 주도권을 느낍니다.
Do (실행): 성취감을 경험합니다.
See (되돌아보기): 인정을 받습니다.
이 흐름이 선순환하면, 직원들은 의욕적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제가 컨설팅했던 F회사를 봅시다.
- Plan: 상부에서 목표를 하달. "올해 너는 이거 해."
- Do: 팀장은 바쁘고, 직원은 홀로 일함. 매니지먼트 없음.
- See: 연말에 숫자만 확인. "목표 90% 달성. B등급."
흐름이 끊겼습니다.
주도권도, 성취감도, 인정도 없습니다.
그냥 평가받기 위한 목표 관리가 되었습니다.
연결고리가 끊기면, MBO는 실패합니다.
"평가"와 "되돌아보기"는 다릅니다.
상황 하나 봅시다.
어떤 팀원의 실수로 고객 클레임이 발생했습니다.
원인을 찾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방법 1: 시스템과 환경으로 보기
"팀원은 운이 없었어. 우리 프로세스에 구멍이 있었어."
→ 결과: 프로세스 개선 → 효과: 조직이 튼튼해짐, 개인은 성장 기회 적음
방법 2: 개인의 역량과 태도로 보기
"팀원이 더 꼼꼼했으면 막을 수 있었어."
→ 결과: 팀원 교육 → 효과: 개인이 성장함, 시스템은 그대로
제가 만난 G회사는 항상 방법 2만 썼습니다.
"누구 잘못이야?" → 개인 문제로 귀결.
결과? 시스템은 10년째 그대로, 직원들만 지쳐갔습니다.
진짜 되돌아보기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합니다.
- 조직 차원: 시스템/환경/프로세스 개선
- 개인 차원: 역량/태도 개발
그런데 현실은 조직은 끊임없이 개인만 탓합니다. 개인은 끊임없이 환경만 탓합니다
설계 시 각자가 올바른 영역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핵심입니다.
1. 목적을 명확히 하라
MBO 도입 시 기업이 원하는 것들은 이렇습니다.
1) 평가에 따른 보상 차등
2) 실적 연동 인건비 관리
3) 평가 불만 해소
4) 상사-부하 대화 활성화
5) 사람의 경쟁력 향상
6) 조직 성과 향상
대부분은 5, 6번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설계할 때는 1, 2, 3번에 매몰됩니다.
H회사가 그랬습니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반발하지 않을까요?"
"불공정하다고 느끼면 어떡하죠?"
결국 평가 불만 해소에만 집중하다가, 정작 조직 성과는 제자리였습니다.
Simple is Best.
제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복잡해집니다.
좋은 설계란?
목적을 뚜렷하게 하고, 그 목적에 가장 가깝게 구현하는 것입니다.
2. 눈에 보이게 하라
전략과 목표가 눈에 보여야 합니다.
200페이지가 넘는 전략 회의록, 과연 볼까요?
아무도 읽지 않았습니다.
한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 우리 팀의 현실과 과제
- 상부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
- 우리 팀이 가야 할 방향
- 각 팀원의 역할
한눈에 보입니다.
직원들이 말했습니다.
"아, 내 목표가 팀에 이렇게 기여하는구나."
"팀 목표가 회사 전략과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도구는 다양합니다.
- BSC (Balanced Scorecard)
- OKR (Objective and Key Results) 등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닙니다.
상부에서 하부까지, 연결이 보이는 것.
3. 억지로 정량화하지 마라
"변별력을 위해 모든 걸 숫자로 만들자!"
틀렸습니다.
I회사 마케팅팀을 봅시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목표였습니다.
팀장이 물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숫자로 만들어?"
결국 "SNS 게시물 100개 작성"으로 바꿨습니다.
목표가 왜곡되었습니다.
본질은 브랜드 인지도인데, 게시물 개수만 세게 됐습니다.
숫자가 전부가 아닙니다.
4. 할당이 아니라 기대를 전달하라
나쁜 예:
"우리 팀 목표가 100억이니까, 김과장 20억, 박대리 15억."
→ 주도권 제로
좋은 예)
"우리 팀은 올해 신규 고객 확보가 중요해. 김과장님은 이 부분에서 리드해주면 좋겠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이야기해줄래?"
→ 기대를 전달하고, 구체적 목표는 직원이 작성
핵심은 목표 설정 면담을 하세요. J회사는 면담 없이 목표를 하달했습니다. 결과? "시키는 일만 하는" 직원들. 그러나 면담을 도입한 후?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 상사: 기대하는 역할 제시
- 직원: 목표 초안 작성
→ 함께 합의!
이것이 주도권을 높입니다.
5. 목표 수정을 남발하지 마라
목표는 변할 수 있습니다. 1년은 긴 기간이니까요.
하지만 주의하셔야 합니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할 수 있어!"
6개월 후? "이거 좀 힘든 것 같은데, 목표 낮추자"
목표 수정이 너무 쉬웠습니다.
결과? 애초에 목표를 세울 때 대충 세우게 됩니다. 수정할 수 있으니까요.
실무 팁: 목표 설정 승인 < 목표 수정 승인
- 목표 설정: 팀장 승인
- 목표 수정: 본부장 승인
승인 단계를 한 레벨 높여야 합니다.
6. 절대평가도 기준을 맞춰야 한다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사실 기반으로 평가하니까요. 정성적 목표는 평가자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같은 성과임에도,
- A팀장: "이 정도면 우수하지" → S등급
- B팀장: "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 B등급
불공정합니다.
평가자간 조율 회의를 하세요. (특히 도입 초기)
한 직원을 샘플로 선정한 후, 그 직원의 목표와 성과를 공유합니다.
평가자들이 함께 평가하고, "이 정도면 A등급이 적절하겠네" 기준이 생기면 기준 이미지 공유하십시오.
→ 평가자 간 신뢰 ↑, 형평성 ↑
7. 피드백을 표준화하라
PDS 흐름에서 See (되돌아보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평가 결과를 알려주고 끝? 안 됩니다.
피드백이 있어야 다음 계획의 질이 높아집니다.
AAR(After Action Review) 해야 합니다.
- 얻고자 한 것은?
- 얻은 것은?
- 차이와 원인은?
- Do&Don't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1) 올바른 방향 (전략, 목표)
- 경영진이 제시
- 눈에 보이게
- 상부-하부 연결
2) 높은 에너지 (의욕, 열정)
- 직원들로부터
- 환경 조성
- PDS 흐름 완성
방향과 에너지가 일치해야 성공합니다.
MBO는 단순한 평가 도구가 아닙니다.
직원들을 의욕적으로 만드는 환경입니다.
주도권, 성취감, 인정.
이 3가지가 작동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MBO의 본질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
- Plan을 하달로 대체
- Do를 방치
- See를 숫자 평가로 축소
흐름이 끊기면, 의욕은 사라집니다.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본질을 이해하고 설계하면, 직원들은 변합니다.
Simple is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