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1.

2025년 8월 25일

by BoAla

아빠는 김치를 좋아한다.

각종 음식에 김치 국물을 넣어서 먹어야 만족할 만큼.

엄마가 맛있게 만든 요리가 아빠 앞에만 가면 그냥 김치 국물이 들어간 찌개가 됐다. 그런 아빠에게 요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잔소리를 많이 했었다.


나는 김치를 먹지 않아도 잘 지냈다.

그래서 외국 생활을 할 때엔 음식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없었다. 이국 음식도 잘 즐겼고, 한국식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김치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김치 맛을 알게 됐다.

이제 나는 김치가 맛있다.

시원하고 감칠맛이 난다. 아삭한 식감도 좋다.

매 식사에 꼭 김치를 얹는다.


아빠랑 나랑은 닮은 구석이 많아서,

더 닮을 게 있나 싶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식성도 닮아간다.


그래서 요즘에 많이 되뇌는 문장이 생겼다.

‘이래서 아빠가… 그래서 아빠가…’

아빠를 더 닮아가는 나를 발견하니,

비로소 어른이 되는 느낌이다.


아… 아빠, 그래서 그랬구나….

작가의 이전글영화 감상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