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행복하다 여겼었지만 생각해 보면 철저하게 세뇌당하며 살아온 불우한 결혼 생활이었다.
"친구들이 저녁 모임 할 때 연락도 없이 늦게까지 놀 수 있게 풀어주는 당신이 참 대단하고 그런 내가 부럽데."
"주말에 어디 놀러 안 가고 낮잠을 5시간 이상 잘 수 있는 나더러 친구들이 복 받았데."
"난 돈만 벌게 당신은 아이들을 맡아줘. 훌륭한 위인은 다 엄마가 훌륭한 사람이었어."
"5년만 지금처럼 버텨줘. 5년 후의 당신의 삶은 행복할 거야."
"당신 같은 사람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데 곁에 있어줘 정말 고마워."
칭찬인 줄 알았다.
그의 말대로 나의 삶은 행복할 거라 생각했고 내가 참고 견뎌야 아이들이 잘 될 거라 여겼으며 정말 나를 사랑한다 착각했다.
아니.. 세뇌였다. 밤에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도 친구들과 해외로 몇 박 며칠 놀러를 가도 연락하지 말라는 칭찬을 가장한 친절한 가스라이팅.. 나는 그게 믿음이라 생각했고 나의 사랑의 표현 방식이라 여겼었다.
결말은 다른 여자와의 외도였지만 말이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었던 내게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놀랍게도 시댁 사람이었다. 시어머니께 잘하고 시댁 식구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내가 안타까웠던 이유에서였을까?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차마 물어볼 용기가 없던 내게 해답지를 쥐여 주셨으니 나는 그 해답지를 적극 이용했고 남편에게 통보 아닌 통보를 받았다.
다른 여자를 만난 지는 좀 됐고 지금도 만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만날 거라는 이야기...
물증 없이 의심을 하게 된 계기는 나에게 옮겨진 헤르페스였다. 의사 선생님의 소견서를 받아 남편에게 보여줬고 남편에게도 검사를 요구했다. 부끄러움도 모른 체 친절하게 에이즈 검사까지 해오셨더라. 그때도 그 여자와 만나고 있었냐는 나의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심히 놀라웠다.
"내가 지금 그런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거야?"
"그 여자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너 아니야?"
"그만 이혼하자."
오기로 버티고 있는 내게 그 여자를 그런 여자 취급했다는 이유로 내게 이혼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때였다.
오기로..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할 세월 때문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놈의 돈 때문에.. 버텼던 내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나는 이혼을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