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 모델

효율적이나 위기 대응 능력은 검증이 더 필요

지난주에 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상장의 이면에는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다음화에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점하고 은행원이 없는 인터넷은행이 새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돈을 싸게 빌려와서(예금). 빌려가는 사람의 위험과 기간을 계산해 높은 이자를 받고(대출).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게 잘 관리하여(회수) 이윤을 남긴다는, 비즈니스 모델은 일반 은행과 똑같습니다.


다만, 인터넷 은행은 물리적인 지점과 인력을 최소화해 아낀 비용을 고객에게 보다 나은 금리 혜택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은행의 운영비용을 혁신적으로 아껴 효율성을 추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효율적으로 보이는 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검증되었다고 보기에는 이른 면이 있습니다.


첫째로 일반적인 은행은 대출을 기업과 개인에게 골고루 취급합니다. 반면 인터넷 은행은 대출이 개인(개인사업자 포함)에게만 실행되어 있고, 특정 연령대(20~40대) 및 지역(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러한 대출의 집중은, 개인들의 경제사정에 타격을 주는 경제위기(인플레이션, 실업증가, 가처분소득 감소 등) 시에 거액의 돈을 한꺼번에 떼여 은행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은행은 돈을 성실히 갚을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어야 하는데, 인터넷 은행은 이를 위해 기존 금융 정보 외에 통신비 결제나 쇼핑 이력 같은 '행동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모형)을 도입했습니다. 이 모형은 돈을 떼어먹지 않을 사람을 선별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방식이 개인의 상환 능력(돈을 성실히 갚을 능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모형은 예측 능력은 지난 몇 년간의 데이터로 검증을 하였겠지만, 급격한 경제침체와 같은 경제 전반의 위기 상황에서는 기존의 행동데이터가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정확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지점과 인력이 없어 완충지대가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대출은 단순히 데이터만으로 관리되지 않습니다. 모형이 고려할 수 없는 예외상황도 발생하고,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관리도 필요합니다. 인터넷은행은 이러한 업무 중 간단한 것은 외주로 해결하지만, 일반 은행과 같이 지점에서 은행원이 고객을 직접 만나 사정을 듣고 금리를 조정하거나 상환스케줄을 변경하는 등 정성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줄 능력은 없습니다. 이렇듯 정성적인 상황을 고려할 재량이 없는 인터넷 은행은 위기 시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경제위기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 검증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 삶에 인사이트를 주는 면이 상당히 있습니다.


새로운 길(인터넷은행)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 리스크는 평상시에는 잘 안 드러날 수 있지만, 예외상황에서는 커다란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 위기가 새로운 길의 진짜 시험대입니다. 그 위기를 잘 넘겨서 새로운 길을 단단히 다져 놓으면, 그 길을 닦은 사람은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잘 닦긴 길의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은 위험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은행은 우리에게 더 나은 혜택, 편리함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델은 아직 진짜 검증을 다 받은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 검증까지 다 받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혜택을 마음 편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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