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유머가 있다. 어떤 이의 삼촌이라던가, 아무튼 친척어른이 아이에게 안마를 받고 나서는 어떻냐고 묻자, 평온한 얼굴과 말투로 고개만 갸웃한 채
“쓰읍- 어디 부러진 거 같은디.”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던 혹자의 경험담이다.
친구와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태국이 마사지를 잘한다기에, 우리도 유명하다는 샵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그렇듯,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로 인한 뻐근함이 나에게도 있었기에 시원하게 전신을 풀어주셨으면 했다.
내 마사지를 담당하게 된 분과 어색하게 대면하고 인사했다. 그녀는 별안간 베고 누울 베개를 옆으로 치워버리더니 내게 엎드리라고 말하자마자 내 등을 타고 올라왔다. 이 광경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귀신이 가위 누르려고 하는 모습’ 같았단다.
그 뒤로 등, 어깨, 목은 물론이고 손과 발, 얼굴과 두피까지 약 한 시간 반을 마사지해주셨다. 그녀가 힘을 주는 구간에서는 ‘흡!’하는 호흡까지 들렸다. 그동안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버텼다. 그리곤 상상했다.
‘나는 지금 독립투사다. 그러다 잡혀와 취조당하는 중이다.’
솔직히 많이 아팠다. 끼고 있는 교정기에서 치아 밀리는 것까지 다 느껴질 정도로.
마사지가 다 끝나고 친구가 내게 말했다. 역시, 마사지 좀 받는다고. 아주 잘 자더라며, 좋았나 보더라고. 나는 말했다.
“나 한 시간 반 동안 얻어터졌어. 이럴 거면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었어.”
그 말을 뱉는 동시에 서로 웃음이 터졌다. 친구는 내 평온한 표정과 상반되는 나의 소감에, 나는 아픔을 승화하는 해학의 웃음으로. 친구는 화장실에서도 배를 잡고 웃었단다.
마지막까지 내게 따뜻한 수건을 덮어주고, 친절함을 베풀어주던 그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생각했다.
그려, 뭐 어디 부러진 건 아니니께-
웃고 나올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