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붙드는 용기

에세이

by 최지윤

인간은 존재의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언제나 이유 모를 초조함에 쫓기며,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하루를 버틴다. 삶은 안정된 땅 위에 서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늘 흔들리는 심연이 있다.그 불안을 잠시나마 잠재우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 속에서 우리는 안도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고, 흩어질 것 같던 마음을 붙들어 준다. 그러나 인간 사이의 사랑은 유한하다. 떠남의 가능성은 언제나 그 안에 내재한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상실에 대한 두려움 또한 함께 자란다.

그래서 인간은 영원을 꿈꾼다.

조건 없고, 변하지 않으며, 떠나지 않는 사랑.

신을 사랑으로 정의하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영원성을 담보한 사랑 안에서 비로소 인간은 근원적 불안을 내려놓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조금 다른 깨달음에 이르렀다.

행복은 기다림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태도라는 것.

감정은 우연히 들이닥치는 폭풍이 아니라, 내가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감정은 생각에서 비롯되고, 생각은 훈련될 수 있다. 나는 내 생각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은 결국 나의 삶을 형성한다.

행복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은, 세상을 단순하게 본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을 직시한 사람이 내리는 결론이다. 행복은 현실을 모르는 순진함이 아니라, 현실을 알면서도 현재를 붙드는 용기다.

존재하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을 붙들며 오늘을 유예한다. 나는 이것을 ‘현재 기피증’이라 부르고 싶다. 지금을 살지 못한 채 언젠가의 행복을 약속처럼 미루는 태도 말이다.

그러나 행복은 먼 훗날 완성될 목표가 아니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


오늘을 붙드는 사람만이 불안에 잠식되지 않는다.

오늘을 사는 사람만이 삶을 선택한다.

Seize the day.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라.

현재를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