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원 불가근

에세이

by 최지윤

예전에 낮병동 주간재활실 휴게실에 앉아 있노라면, 내가 늘 장난치며 놀리던 아저씨 환자가 한 분이 계셨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소년 같은 얼굴과, 아홉 형제 막내 특유의 개구진 구석이 있다.

어느 날 주간재활실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물었다.


“진수 아저씨 자리, 옆으로 해드릴까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불가원, 불가근( 不可遠 不可近)이에요.”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관계의 원리.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

인간관계는 난로와 같다.


너무 멀면 춥고, 너무 가까우면 덴다.

추위 속에 몸을 모으고 있는 고슴도치를 떠올려본다.

너무 가까우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너무 멀어지면 추위에 얼어버린다.


서로를 해치지 않을 만큼의 거리,

그러면서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온기.

어쩌면 인간관계란,

그 간격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