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예전에 선으로 만난 사람과 영화를 보러 갔다가
로맨스 물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고른 영화가
바로 '주먹이 운다'였다. (이러니....ㅎㅎㅎ)
류승완 감독에 류승범, 최민식이 나온다는 이유 때문에
꽝은 아니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최민식의 처절한 삶과 류승범의 밑바닥 인생을 보면서
두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았고... 그들이 결국 '링'위에 서게 되는 모든 과정을 함께 지켜보았다...
류승완 감독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이 왜 '링'위에 서게 되었는지를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공감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링 위에서 만나는 순간 관객은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도대체 누가 이겨야 하는 것인가', '누가 이기기를 바래야하는가'를 관객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관객의 갈등과 상관없이 링 위에 선 두 사람은 승부가 날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 링 위에 설 수밖에 없는 각자의 절실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관객 역시 어떤 식으로든 승부가 나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기에 그저 지켜볼 뿐이다. 누구도 응원할 수 없는 채 말이다. 그 순간 나는
'머리 좋다. 류승완...'
다음은
'이것이 인생이구나...'
결국 승부를 내야 하는 판 위에 서 있는 것은 우리들이고, 각자를 들여다보면 각자 이겨야만 하는 링 위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 안고 있는...
그러나 일단 링 위에 서면 승부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인생 역정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그런 죄를 범하도록 하는 무수한 원인제공들이 내, 외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볼 때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 살아가지 않는 이상, 사회에 속해 살아가는 이상 그 사람이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 한 사람이 처한 환경을 살피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도 용서하지 못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느냐이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피할 수 없다.
승부를 내지 않은 채 화해모드로 전환해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삶의 판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
그 승부에 돈이 걸렸든, 사랑이 걸렸든, 권력이 달렸든 말이다.
인생은 승부다.
그러나 항상 승리자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패자가 되었더라도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상대방 역시 나만큼의 이유를 안고 승부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항상 패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에 어색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패자가 앞으로도 패자가 되리란 보장이 없는 것은 지금까지의 승부에서 승자가 언제까지나 승자가 되리란 보장이 없는 것만큼이나 분명하다.
죽지 않는 이상, 삶을 끝내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승부는 계속 있을 것이고 여전히 '링'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승부에 승자가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패자가 될 준비를 해서는 안된다. 관뚜껑이 닫히는 순간까지 '나'는 승자일 수도 패자일 수도 있는 사람이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싸운다면 가장 크게 걸린 승부에서 승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승부에 무엇을 걸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고 각자의 가치부여일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승부에 무엇을 걸었는가?
(사랑? ㅎㅎㅎ 안 가르쳐주~~ 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