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3. 06.
안개 속을 걷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자욱한 안개 속에서 생각에 잠긴다. 하얀 연무 같은 안개가 세상을 모두 삼키고 마음은 몽환 속에 꿈꾸듯 깊이 침잠한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마음도 안개 속에 묻혀 하얀 연무와 하나 되고 있다는 느낌뿐이다.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나의 마음은 안개가 사라지는 순간에 함께 사라질까? 안개 속에 머물고, 안개와 하나 되고 있는 내 마음에게 묻는다. 우리는 가끔 현실이 비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반대로 비현실이 실제와 같은 때도 있다. 마음은 현실에도, 비현실에도 머문다. 나의 생각이 닿는 곳에, 내 마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존재한다. 나의 마음이 언제, 어디서나 균형잡이를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독인다. 안개 속에서 비록 연무와 함께 섞일지라도 마음의 존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나도 모르게 안개 속에 빛이 들어온다. 서서히 걷히는 안개를 나는 느끼지 못한다. 한참 걷다 보니 안개는 사라지고, 나만 홀로 평소 걷던 산책로를 배회하고 있다. 잠시 몽환 속에 두었던 나의 마음을 다시 일깨운다. 오늘 맞이하는 나의 일상에 내 마음이 함께 하길 바라면서 밝은 미소를 짓는다. 안개로 씻긴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